FIA(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l'Automobile). 프랑스 파리에서 창립된 만큼 기구의 이름도 프랑스어다. 영어로 풀어 보면 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Automobile. 사실 국제단체, 특히 스포츠 단체 중에 은근히 프랑스어 이름이 있다. FIFA(Fédération Internationale de Football Association)도 프랑스어. 국제연합(UN)의 자문기구이자 국제올림픽연맹(IOC)의 회원 단체다. 그런데 올림픽에는 모터스포츠 종목이 없잖아? 앞으로도 없을 거야 아마.
전 세계 모든 자동차 관련 단체와 자동차 소유자를 대변하는 기구... 라고 스스로를 소개하고 있는데 전 세계 모든 모터스포츠를 관할하는 국제 기구로 잘 알려져 있다. 축구에 FIFA가 있다면 모터스포츠에는 FIA가 있는 셈. 다만 나름대로 독자적인 모터스포츠 역사를 발전시켜 온 미국은 FIA의 우산 밖에서 따로 노는 편이다.
현재 회장은 쟝 토드. 프랑스인으로 스쿠데리아 페라리 팀 감독 출신이다. 전임 회장 맥스 모즐리가 대놓고 밀어줘서 회장 자리에 등극했는데 요즘은 맥스랑 사이가 별로인 듯. 종종 맥스가 쟝을 씹어댄다.
모터스포츠
전 세계 모터스포츠를 관장하는 FIA에서는 다음과 같은 일들을 한다.
- 전 세계 모터스포츠에 적용되는 국제 규정을 만든다. 헌법 쯤에 해당되는 국제스포츠규칙(International Sporting Code)과 그 부칙을 필두로, 다양한 종류의 모터스포츠 경기에 적용될 수 있는 규정을 만들고 있다.
- 모터스포츠 관련 각종 안전 장비에 관한 표준을 정하고 있다. FIA가 인정하는 경기는 FIA가 인증한 안전 장비를 쓰는 것이 원칙이다.
더럽게 비싸다는 게 문제다. 똑같은 제품인데도 인증 딱지가 붙으면 가격이 확~.
- 포뮬러 1, 월드 랠리를 비롯한 여러 국제 경기를 주최하며, 직접 주최하지 않더라도 공인 제도로 경기를 인정한다. 각 나라별로 한 개 단체를 ASN으로 지정한다.ASN은 FIA을 대리해서 그 나라의 모터스포츠를 관할하는 구실을 한다. 우리나라의ASN은 대한자동차경주협회(KARA).
어? 걸그룹?모든 공인은 FIA가 직접 안 받고 ASN이 받는다. FIA이 공인해야 하는 경기도 반드시 ASN을 경유해야 한다.그 과정에서 ASN이 떼가는 수수료를 보장해 주기 위해서랄까...
종종 페라리 편향이라고 비난을 받는다. 그래서 maFIA(마피아)라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도 있고, FIA가 Ferrari International Assistance(페라리 국제 원조)의 약자라는 비아냥도 종종 나온다.[1] 페라리가 F1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한다면 아주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 심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특히 미하엘 슈마허가 5년 연속으로 월드 챔피언십을 쓸어담을 때에는 그런 말이 더 많았는데 이후 다시 페라리가 가라앉으면서는 좀 잠잠해진 상태. 주요 요직에 이탈리아계 세력이 많은 것도 이런 비난을 사는 한 가지 원인이 된다.
모빌리티
모터스포츠 말고 모빌리티(mobility)에 관한 업무도 관장한다. 교통 안전에 관한 연구 및 캠페인을 진행하는가 하면, 각국 회원 단체를 통해서 자동차 여행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특히 유럽은 자동차를 몰고 국경을 건너는 것이 쉬운 편이므로 자동차를 몰고 다른 나라로 갔을 때 고장과 같은 문제가 생기면 난감하다. 이럴 때 FIA의 회원 단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