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시밀러
Biosilimar.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만드는 약품, 즉 바이오로직스의 복제약이다. 특허가 끝난 약품을 복제해서 만든다는 점에서 제너릭과 비슷한 개념이긴 하지만 여러 가지로 차이가 있다.
새로운 약품이 개발되면 각종 동물실험 및 임상실험을 거쳐서 최종적으로 시판이 승인되고, 25년 동안 특허권을 가진다. 신약 개발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지만 특허를 인정 받는 25년 동안 투자금을 훨씬 능가하는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큰병 든 사람, 죽어가는 사람들은 약값 대다다 집안이 망한다. 특허 기간이 만료되면 다른 제약회사들도 똑 같은 성분을 가진 복제약을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경쟁을 통해서 가격이 대폭 낮아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니 병 걸리려면 치료약 나온 후 25년 후에 걸리자. 신약 개발에는 오랜 시간과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데, 이러한 자원을 투자할 수 없는 대부분의 국내 제약회사들은 신약개발보다는 주로 복제약 판매가 주요한 사업 모델이다
화학적 합성으로 만드는 복제약은 들어가는 성분과 합성 방법, 주어진 조건, 즉 ‘레서피’에 따라서만 만들면 된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는 여기서부터 얘기가 달라진다. 생물체는 굉장히 민감한 존재다. 주위 환경의 작은 변화도 반응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재료가 되는 생물체 그 자체를 원래의 것과 정확하게 똑 같은 것으로 만들기도 힘들다. 미생물의 작용으로 만드는 약품을 예로 들어 보자. 특허 기간이 만료되었다고 해도 이 약품을 만드는 회사는 자신들이 약품 합성에 사용했던 미생물 자체를 공개할 필요는 없다. 지구상에는 셀 수 없이 많은 미생물들이 있으며 끊임없이 변종이 만들어진다. 다른 회사들로서는 원래 약품을 발명한 회사가 정확하게 어떤 미생물을 사용했는지 알기 어렵다.
또한 생물학적인 방법으로 만든 약품은 그 성분의 분자 구조가 화학적 합성으로 만든 약품보다 훨씬 크다. 아스피린의 분자는 21개의 원자로 이루어져 있는 데 반해, 류머티즘 치료제인 생물학적 약품 엔브렐은 분자를 이루는 원자가 2만 개가 넘는 고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 생물학적 합성 약품은 화학적 합성 약품에 비해 분자 구조가 200에서 1천 배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따라서 약품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도 훨씬 까다롭다.
그렇기 때문에 바이오시밀러는 제너릭에 비해 훨씬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며, 정확하게 원래의 약품과 같은 성분으로 합성하기도 힘들다. 바이오시밀러는 ‘생물’을 뜻하는 ‘바이오(bio)’에 ‘비슷하다’라는 뜻의 ‘시밀러(similar)’를 결합한 말이다. 즉, 생물학적인 합성법으로 만들어지는 약품, 즉 바이오로직스와 ‘비슷한’ 생물학적인 방법을 통해 만들어서 완전히 똑같지는 않더라도 ‘비슷한’ 성분으로 ‘비슷한’ 약효를 나타내고 ‘비슷한’ 안정성을 가지고 있는 약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바이오시밀러라고 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가 제너릭에 비해 많은 난점을 가지고 있다 보니 설령 약품을 만들었다고 해도 시판 승인에 이르는 과정도 훨씬 까다롭다. 제너릭의 경우, 단순히 화학작 성분이 일치하는지만 비교하면 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제너릭은 분자 구조가 단순한 편이라 상대적으로 분석과 비교가 쉽다. 반면 바이오시밀러는 분자 구조가 훨씬 크므로 원래의 약품과 비교하는 것이 힘들며, 심지어 원본이 되는 약품조차도 그 성분을 이루는 모든 분자들이 정확하게 똑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바이오시밀러는 주로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되어 온 개념으로, 최대 시장이라 할 수 있는 미국에서도 낯선 개념이다. 미국 FDA는2015년 1월 7일 스위스의 글로벌 제약회사인 노바티스의 자회사인 산도즈 사가 만든 바이오시밀러 약품을 승인함으로써 바이오시밀러 약품의 첫 미국 시장 판매를 승인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바이오시밀러는 원래의 약품과 같은 것인지를 입증하기가 제너릭보다 훨씬 힘들기 때문이다. 그 이후 미국에서도 빠른 속도로 바이오시밀러 산업과 제품이 발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제너릭에 비해서 만드는 과정에서 승인 받는 과정이 훨씬 까다로움에도 불구하고 바이오로직스 약품 값을 낮추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제너릭보다는 까다롭다고 해도 원래의 바이오로직스를 개발하고 임상실험을 거쳐서 승인하는 절차보다는 승인에 이르는 과정이 간략하기 때문이다. 화학적 합성으로 만드는 약품의 경우 개발에서 승인에 이르는 투자 비용이 2백만~3백만 달러인 반면, 바이오로직스는 7천5백만 달러에서 2조5천만 달러까지 들어간다는 것이 노바티스 사의 자회사인 바이오시밀러 회사 산도즈의 분석이다. 그에 따라 바이오로직스 약품의 가격도 일반 약품에 비해 훨씬 비싼 편에 속하는데, 바이오시밀러가 가격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것은 자명하다.
각주
- ↑ "Biosimilars may one day save your life. But what are they?", Fortune, 7 February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