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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가면 '고사리 육개장'이라는 음식이 있다. 단지 고사리가 들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메밀]]을 갈아 넣어서 걸쭉한 국물을 만드는 게 특징이고, 무엇보다도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를 쓰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돼지뼈를 우려낸 [[육수]]에 잘게 찢어넣은 [[돼지고기]]가 듬뿍 들은 게 제주식 육개장이다. 국물의 색깔도 그닥 벌겋지 않고 별로 맵지도 않다. [[제주도]]에서는 원래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기 때문에 [[고기국수]]나 [[돔베고기]]를 비롯해서 [[돼지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메밀]]을 갈아 넣는 것도 [[몸국]] 같은 몇몇 다른 제주식 국에도 쓰이는 방법이다. | 제주도에 가면 '고사리 육개장'이라는 음식이 있다. 단지 고사리가 들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메밀]]을 갈아 넣어서 걸쭉한 국물을 만드는 게 특징이고, 무엇보다도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를 쓰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돼지뼈를 우려낸 [[육수]]에 잘게 찢어넣은 [[돼지고기]]가 듬뿍 들은 게 제주식 육개장이다. 국물의 색깔도 그닥 벌겋지 않고 별로 맵지도 않다. [[제주도]]에서는 원래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기 때문에 [[고기국수]]나 [[돔베고기]]를 비롯해서 [[돼지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메밀]]을 갈아 넣는 것도 [[몸국]] 같은 몇몇 다른 제주식 국에도 쓰이는 방법이다. [[고사리]]는 제주도에서는 제삿상에 반드시 올라가야 할 필수 요소다. 이런 재료들이 함께 어우러진 게 고사리 육개장이다. 원래 잔치가 있을 때 [[돼지]]를 잡아서 만들어 먹던 것이라고 하니, 가장 제주도스러운 음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 ||
==라면의 일종== | ==라면의 일종== |
2020년 7월 26일 (일) 21:23 판
한국식 탕 음식
소고기 양지를 주 재료로 얼큰하게 끓인 탕. 보통 숙주나물[1], 토란대, 대파와 같은 채소가 들어가고 고추기름으로 얼큰하게 만든다. 얼큰하게 맛을 내기 전에 고기를 건져서 식힌 다음 잘게 찢어서 고명으로 사용한다.
종종 육계장이라고 잘못 쓰는데, 가운데의 '개'는 우리가 아는 동물 개를 뜻한다. 육개장이라는 이름이 개장국, 즉 보신탕에서 온 것이기 때문이다. 옛날 여름에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많이 먹을 때, 개고기와 함께 누린내를 잡는 여러 가지 채소와 나물, 고춧가루를 넣고 얼큰하게 끓여낸 개장국을 먹었는데, 개고기 대신 소고기를 사용한 것을 육개장이라고 불렀다. 보통 원조가 따로 있고 파생되어 나온 음식들은 값싼 재료로 흉내를 낸 일종의 다운그레이드 버전이 많지만 육개장은 반대로 업그레이드 판이다. 옛날에야 소고기는 부유한 사람들이나 맛볼 수 있었고 한편으로는 농가에서는 여러 가지 일을 할 때 중요한 동력원이었기 때문에 함부로 소를 잡지 못하도록 법으로 막기도 했다. 서민들은 집에서 닭이나 개를 기르다가 잡아먹었으니 오히려 육개장이 더 귀한 음식이었다. 개장국의 양반판답게 여름보양식으로 삼계탕보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삼계탕은 일제강점기 때에야 인삼가루를 넣는 원형이 나왔고 지금처럼 인삼 뿌리를 넣는 건 그보다도 한참 뒤다.
육개장의 원조로 치는 곳은 한국의 영국으로 꼽히는 경상북도 대구로[2], 일제강점기 때문에 육개장을 파는 음식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육개장은 이미 조선시대 때부터 있었던 음식어었지만 고추기름을 써서 얼큰하게 만드는 지금과 같은 육개장의 원조가 대구다. 대구식 육개장의 고추기름은 중국집 같은 곳에서 많이 쓰는 식용유를 재료로 만든 아니라 소기름으로 만든 것을 쓰는 게 정석이다. 지금도 대구는 육개장의 원조로 대접 받으면서 여러 음식점들이 이름을 떨치고 있는데, 각자 비법이나 스타일도 여러 가지라서 다양한 스타일의 육개장을 맛볼 수 있다. 2010년대 후반 들어서는 전문 체인점도 여러 곳 생겨서 육개장 먹기가 좀 더 수월해진 분위기다.
조선시대나 일제강점기 때의 육개장은 지금과 같이 고추기름이나 고춧가루 쓰지 않은, 맵지 않은 국물이었다. 고춧가루를 쓰면 아무래도 지저분해지기 때문에 탕에는 잘 쓰지 않았다. 대구에서도 1940년대까지는 고추를 사용하지 않은, 맵지 않은 육개장을 먹었다고 한다.[3] 시간이 지나면서 고춧가루를 곱게 빻을 수 있는 기계가 등장하고 고추기름을 넣는 방법도 쓰이면서 대구에서부터 지금과 같은 매운 육개장이 등장한 것.
장례식장에서 조문객들에게 제공되는 식사 중 국이나 탕 종류로는 가장 많이 등장한다. 잔뜩 끓여 놓고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할 수도 있고, 고깃국 중에는 고춧가루 덕분에 잘 상하지 않는다는 믿음도 많기 때문이라 볼 수 있겠다. 소주 한 잔 걸칠 때 얼큰한 국물 안주로 사용하기에도 좋기도 하고 반대로 해장용으로도 그럭저럭 괜찮아서 다목적으로 괜찮다는 점도 이유일 듯하다. 붉은 색이 잡귀를 내쫓는 효과가 있어서 대접하는 것이라는 설도 있지만 그때문이라면 장례식장에서 왜 빨간색 보기가 거의 불가능한지는 설명이 안 된다. 고인들도 따지고 보면 귀신 아닌가?
제주 고사리 육개장
제주도에 가면 '고사리 육개장'이라는 음식이 있다. 단지 고사리가 들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메밀을 갈아 넣어서 걸쭉한 국물을 만드는 게 특징이고, 무엇보다도 소고기가 아니라 돼지고기를 쓰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돼지뼈를 우려낸 육수에 잘게 찢어넣은 돼지고기가 듬뿍 들은 게 제주식 육개장이다. 국물의 색깔도 그닥 벌겋지 않고 별로 맵지도 않다. 제주도에서는 원래 소고기보다는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기 때문에 고기국수나 돔베고기를 비롯해서 돼지고기를 이용한 요리가 발달했다. 메밀을 갈아 넣는 것도 몸국 같은 몇몇 다른 제주식 국에도 쓰이는 방법이다. 고사리는 제주도에서는 제삿상에 반드시 올라가야 할 필수 요소다. 이런 재료들이 함께 어우러진 게 고사리 육개장이다. 원래 잔치가 있을 때 돼지를 잡아서 만들어 먹던 것이라고 하니, 가장 제주도스러운 음식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라면의 일종
농심에서 '육개장 사발면'이라는 이름으로 컵라면 초창기 때부터 육개장 라면을 내밀었다. 하지만 맛은 육개장과는 한참 달라서 그냥 소고기맛 라면에 가깝다. 그래도 초창기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나오고 있는 베스트셀러, 아예 봉지라면으로까지 나왔다. 봉지라면은 오뚜기 스낵면처럼 2분만 조리하면 되는 빠른 조리시간이 특징. 삼양라면의 컵라면계 라이벌은 매운탕[4]이었지만 농심에게는 많이 밀렸고,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일단 삼양식품 자체가 힘이 많이 빠져서...
원래 육개장 사발면이 나오기 전에 농심라면 육개장이라는 게 있긴 했는데, 육개장 사발면과는 맛이 좀 다르다. 하지만 육개장과 거리가 있는 건 그게 그거.
각주
- ↑ 우리나라에서 국물요리에 숙주나물이 들어가는 건 육개장 또는 그 응용 요리 정도 뿐으로 드문 경우. 숙주나물 대신 콩나물을 쓰거나 둘 다 넣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육개장만큼은 숙주나물이 정석이다.
- ↑ 과거에는 그 지역 사람들도 인정할 만큼 음식이 맛없기로 악명이 높았는데, 이제는 시대가 시대인만큼 외지와 교류도 많아지고 생활 수준도 높아지고 해서 음식 수준이 많이 올라갔고 전국구급으로 분점이나 체인점까지 내면서 이름을 떨치는 음식점도 수두룩하다.
- ↑ "이열치열 탕반음식의 화룡점정 육개장", <월간식당>, 2016년 6월 29일.
- ↑ 육개장 라면은 맛은 달라도 소고기맛이긴 한데 매운탕은 보통 생선으로 끓인다는 것 생각해 보면 소고기 라면 계열인 이 매운탕 라면은 더더욱 갭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