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의결권: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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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내위키라는 벤처기업에 주식이 1만 주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내위키가 대박이 나서 <s>그럴 리는 없지만</s> 상장을 추진하게 되었다. 상장과 함께 새로운 주식을 10만 주 발행할 예정인데, 내위키 주인이 고민에 빠졌다. 10만 주라고 해 봐야 재벌 대기업이나 투자 자본에게는 껌깞이다. 그런데 어떤 재벌 대기업이 10만 주를 몽땅 사버린다면? 11만 주 가운데 10만 주를 갖는 거니까 90.9%의 지분을 가지게 되어 완전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내위키를 자기네 재벌 대기업에 합병시켜버린다면? <s>물론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고 주식 챙겨서 여생을 편안히 보내면 그만이다.</s> 소유권과 경영권이 날아가버린다. 이럴 위험을 막기 위해서 쓰는 방법이 차등의결권이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1만 주는 B 클래스로 하고 새로 발행하는 주식 10만 주는 A 클래스로 한다. 그리고 A 클래스는 일반 주식처럼 1주 1표의 의결권을 주지만 B 클래스는 1 주당 11 표의 의결권을 준다면? A 클래스는 10만 표, B 클래스는 11만 표가 되니까 B가 52.4%의 의결권을 가지게 되어 소유권이나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된다. | 예를 들어 내위키라는 벤처기업에 주식이 1만 주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내위키가 대박이 나서 <s>그럴 리는 없지만</s> 상장을 추진하게 되었다. 상장과 함께 새로운 주식을 10만 주 발행할 예정인데, 내위키 주인이 고민에 빠졌다. 10만 주라고 해 봐야 재벌 대기업이나 투자 자본에게는 껌깞이다. 그런데 어떤 재벌 대기업이 10만 주를 몽땅 사버린다면? 11만 주 가운데 10만 주를 갖는 거니까 90.9%의 지분을 가지게 되어 완전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내위키를 자기네 [[재벌]] 대기업에 합병시켜버린다면? <s>물론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고 주식 챙겨서 여생을 편안히 보내면 그만이다.</s> 소유권과 경영권이 날아가버린다. 이럴 위험을 막기 위해서 쓰는 방법이 차등의결권이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1만 주는 B 클래스로 하고 새로 발행하는 주식 10만 주는 A 클래스로 한다. 그리고 A 클래스는 일반 주식처럼 1주 1표의 의결권을 주지만 B 클래스는 1 주당 11 표의 의결권을 준다면? A 클래스는 10만 표, B 클래스는 11만 표가 되니까 B가 52.4%의 의결권을 가지게 되어 소유권이나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된다. | ||
차등의결권이 허용된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인데, 벤처 붐이 일기 전에는 주로 미국의 신문사들이 차등의결권을 활용했다. 자본의 압력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게 명분이었다. 기술 중심 벤처기업들이 뜨면서 차등의결권도 함께 뜨게 되었다. 이들은 초기에 아주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운영하게 되는데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면 자본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상장을 추진하게 된다. 이 때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의 소수 소유주가 투자한 자본금보다 훨씬 많은 자본을 끌어모으는 게 보통이다. 창업자들이 온갖 노력을 통해 키워놓은 벤처기업을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거대기업이나 헤지펀드 등이 집어삼키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항력을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게 차등의결권이다. 구글, | 차등의결권이 허용된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인데, 벤처 붐이 일기 전에는 주로 미국의 신문사들이 차등의결권을 활용했다. 자본의 압력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게 명분이었다. 기술 중심 벤처기업들이 뜨면서 차등의결권도 함께 뜨게 되었다. 이들은 초기에 아주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운영하게 되는데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면 자본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상장을 추진하게 된다. 이 때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의 소수 소유주가 투자한 자본금보다 훨씬 많은 자본을 끌어모으는 게 보통이다. 창업자들이 온갖 노력을 통해 키워놓은 벤처기업을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거대기업이나 [[헤지펀드]] 등이 집어삼키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항력을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게 차등의결권이다.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IT 벤처기업들이 차등의결권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18%의 지분으로 57%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 ||
가장 큰 단점은 잘못된 경영자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시장의 힘을 무력화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예처럼 창업자가 50%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상태에서는 다른 주주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창업자의 의견대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에 미국 투자책임연구센터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S&P 1500에 속하는 미국 기업 중에 차등의결권을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179개에 불과했다. 또한 이들 차등의결권을 시행하는 회사의 3년, 5년, 10년 실적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주가의 변동성이 더 심하고 리스크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장 큰 단점은 잘못된 경영자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시장의 힘을 무력화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예처럼 창업자가 50%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상태에서는 다른 주주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창업자의 의견대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에 미국 투자책임연구센터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S&P 1500에 속하는 미국 기업 중에 차등의결권을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179개에 불과했다. 또한 이들 차등의결권을 시행하는 회사의 3년, 5년, 10년 실적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주가의 변동성이 더 심하고 리스크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 ||
[[Category:경제]] |
2015년 7월 26일 (일) 08:06 판
어떤 회사의 주식에 등급을 나누어 어떤 등급은 다른 등급보다 더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제도. 포이즌 필과 함께 경영권 방어 장치로 쓰이고 있다.
예를 들어 내위키라는 벤처기업에 주식이 1만 주가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런데 내위키가 대박이 나서 그럴 리는 없지만 상장을 추진하게 되었다. 상장과 함께 새로운 주식을 10만 주 발행할 예정인데, 내위키 주인이 고민에 빠졌다. 10만 주라고 해 봐야 재벌 대기업이나 투자 자본에게는 껌깞이다. 그런데 어떤 재벌 대기업이 10만 주를 몽땅 사버린다면? 11만 주 가운데 10만 주를 갖는 거니까 90.9%의 지분을 가지게 되어 완전 회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내위키를 자기네 재벌 대기업에 합병시켜버린다면? 물론 실제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정말로 감사합니다! 하고 주식 챙겨서 여생을 편안히 보내면 그만이다. 소유권과 경영권이 날아가버린다. 이럴 위험을 막기 위해서 쓰는 방법이 차등의결권이다. 예를 들어,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1만 주는 B 클래스로 하고 새로 발행하는 주식 10만 주는 A 클래스로 한다. 그리고 A 클래스는 일반 주식처럼 1주 1표의 의결권을 주지만 B 클래스는 1 주당 11 표의 의결권을 준다면? A 클래스는 10만 표, B 클래스는 11만 표가 되니까 B가 52.4%의 의결권을 가지게 되어 소유권이나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차등의결권이 허용된 가장 대표적인 나라는 미국인데, 벤처 붐이 일기 전에는 주로 미국의 신문사들이 차등의결권을 활용했다. 자본의 압력으로부터 언론의 독립성을 지킨다는 게 명분이었다. 기술 중심 벤처기업들이 뜨면서 차등의결권도 함께 뜨게 되었다. 이들은 초기에 아주 적은 자본으로 기업을 운영하게 되는데 급속도로 성장하게 되면 자본을 끌어모으기 위해서 상장을 추진하게 된다. 이 때 창업자를 비롯한 기존의 소수 소유주가 투자한 자본금보다 훨씬 많은 자본을 끌어모으는 게 보통이다. 창업자들이 온갖 노력을 통해 키워놓은 벤처기업을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거대기업이나 헤지펀드 등이 집어삼키킬 위험이 있다. 이러한 시도에 대항력을 제공하도록 하기 위한 게 차등의결권이다. 구글, 페이스북을 비롯한 IT 벤처기업들이 차등의결권을 활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의 창업자인 마크 저커버그는 18%의 지분으로 57%의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잘못된 경영자의 전횡을 막을 수 있는 시장의 힘을 무력화하기 때문이다. 앞서의 예처럼 창업자가 50%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상태에서는 다른 주주들이 모두 힘을 합쳐도 창업자의 의견대로 결정될 것이기 때문이다. 2012년에 미국 투자책임연구센터가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S&P 1500에 속하는 미국 기업 중에 차등의결권을 시행하고 있는 회사는 179개에 불과했다. 또한 이들 차등의결권을 시행하는 회사의 3년, 5년, 10년 실적이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회사는 주가의 변동성이 더 심하고 리스크에도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