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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모]]를 이용한 액체의 [[발효]] 방법 중 하나로, 주로 [[발효]] 탱크의 위쪽 표면에서 [[발효]]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반대로 탱크의 밑바닥 쪽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는 것은 [[하면발효]]. 냉장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하면발효]]는 그닥 널리 쓰이지 않고 기후가 충분히 차가운 계절이나 지역에서만 쓰였고, 토굴과 같은 서늘한 곳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 이외에는 전부 상면발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효모]]를 이용한 액체의 [[발효]] 방법 중 하나로, 주로 [[발효]] 탱크의 위쪽 표면에서 [[발효]]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효모가 당분을 분해해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가 [[효모]]를 위쪽으로 띄워서 [[발효]]가 주로 위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탱크의 밑바닥 쪽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는 것은 [[하면발효]]. 냉장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하면발효]]는 그닥 널리 쓰이지 않고 기후가 충분히 차가운 계절이나 지역에서만 쓰였고, 토굴과 같은 서늘한 곳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 이외에는 자연에 의존했기 때문에 전부 상면발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온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므로 상온발효라고도 부른다. [[하면발효]]처럼 저온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므로 [[발효]]가 쉬운 편이고, 속도도 빠르다. 반면 [[하면발효]]에 비해서 변질되기 쉽다는 게 단점. 온도 조절을 하지 않고 그냥 자연상태에서 [[발효]]를 할 때에는 온도가 들쑥날쑥해서 만들어진 [[술]] 역시도 품질이 오락가락하곤 했다. 어느 정도냐면 [[체코]]의 플젠 지방에서는 [[에일]] 맥주의 들쭉날쭉한 품질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맥주통을 땅에 쏟아부으면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 그러자 시가 소유하고 있던 [[맥주]] 양조장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기술을 들여다가 [[라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게 [[체코]]는 물론 [[유럽]]을 대표하는 [[라거]] 스타일로 발전한 [[필스너]]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양조장은 오늘날의 [[필스너우르켈]]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상면발효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미생물 관리를 철저하게 해 가면서 [[발효]]시키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대한 문제점은 많이 없어졌다.
상온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므로 상온발효라고도 부른다. [[하면발효]]처럼 저온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므로 냉각 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아 [[발효]]가 쉬운 편이고, 발효의 진행 속도도 빠르다. 반면 [[하면발효]]에 비해서 변질되기 쉽다는 게 단점. 온도 조절을 하지 않고 그냥 자연상태에서 [[발효]]를 할 때에는 온도가 들쑥날쑥해서 만들어진 [[술]] 역시도 품질이 오락가락하곤 했다. 또한 미생물 통제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공기 속을 떠돌던 [[효모]]나 다른 미생물이 들어올 수 있는데 이들 중에는 양조를 망치거나 불쾌한 향미를 내는 것들이 있다.<ref>그런데 [[람빅]]이나 [[와일드 에일]]처럼, 일반적인 [[맥주]]라면 양조를 망치는 미생물이나 [[효모]]를 일부러 이용하는 [[맥주]]도 있다. 보통의 [[맥주]]맛에만 익숙한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맥주]]를 처음으로 맛보면 그야말로 경악을 할 정도다.</ref> [[하면발효]]라고 해서 잡균이 쳐들어올 위험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섭씨 5도 정도의 차가운 온도에서는 대부분 제대로 활동하지 못히므로 위험성은 크게 낮아진다.


[[에일]] 계열의 [[맥주]], [[와인]], [[위스키]]의 원주, [[막걸리]]나 [[약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술]]은 상면발효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맥주]] 쪽에서는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의 [[맥주]]가 급속도로 인기를 끌면서 크게  위축되어, 이제는 상면발효 방식으로 만드는 [[맥주]]는 전체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상면발효로 만드는 [[에일]] 계열  [[맥주]]는 강하고 풍부한 향과 맛을 특징으로 하지만 시원하게 쭉쭉 들이키기에는 그러한 강렬함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데, 반대로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은 좀 더 심플하고 깔끔해서 마시기에 부담이 적다 보니 인기가 높아진 것. 이게 [[미국]]으로 가면 [[쌀]]이나 [[옥수수]]를 넣은 잡곡 [[라거]]가 되고, 이게 또 [[일본]]을 거쳐서 [[한국]]과 [[중국]]으로 퍼지고... [[에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조차도 한때는 [[라거]] 계열이 급속도로 시장을 잡아먹어서 전통 방식 [[캐스크 에일]]이 크게 위축되던 시기가 있었다. [[리얼 에일]] 살리기 시민운동까지 벌어지면서 과거의 명성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옛날에 [[에일]] 양조의 품질관리가 어느 정도로 어려웠냐면, [[체코]]의 플젠 지방에서는 [[에일]] 맥주의 들쭉날쭉한 품질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맥주통을 땅에 쏟아부으면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 그러자 시가 소유하고 있던 [[맥주]] 양조장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기술을 들여다가 [[라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게 [[체코]]는 물론 [[유럽]]을 대표하는 [[라거]] 스타일로 발전한 [[필스너]]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양조장은 오늘날의 [[필스너우르켈]]이다. 최근에는 상면발효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미생물 관리를 철저하게 해 가면서 [[발효]]시키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대한 문제점은 많이 없어졌다.<ref>미생물이 존재하고 이게 부패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19세기에 파스퇴르가 입증했다. 그 이전에는 미생물에 대한 개념조차도 정립되지 않았다.</ref>


[[크래프트 비어]] 중에는 상면발효를 이용한 것이 많은 편으로, 아무래도 생산 규모가 작다보니 냉각 시설 비용이 들어가고 발효 기간도 긴 [[하면발효]] 계열 맥주보다는 상온에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상면발효 계열이 낫다. 홈 브루잉으로 만드는 [[맥주]]들은 [[에일]]이고 [[라거]]고 다 상면발효다. 집에서 냉각 시설까지 해 놓고 저온으로 [[발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그래서 홈 브루잉으로 만드는 [[라거]] 계열 [[맥주]]는 [[맥아]]나 [[호프]]는 같은 걸 쓰지만 발효 온도와 [[효모]]가 같을 수 없어서<ref>상면발효에 쓰이는 [[효모]]와 하면발효에 쓰이는 [[효모]]는 품종이 다르다.</ref> 맛이 좀 다르다.
[[에일]] 계열의 [[맥주]], [[와인]], [[위스키]]의 원주, [[막걸리]]나 [[약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술]]은 상면발효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맥주]] 쪽에서는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의 [[맥주]]가 급속도로 인기를 끌면서 크게  위축되어, 이제는 상면발효 방식으로 만드는 [[맥주]]는 전체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상면발효는 하면발효와 비교해서 에스테르와 페놀산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풍부한 과일향, 그리고 타닌을 특징으로 한다. [[에일]] 계열 [[맥주]]는 강하고 풍부한 향과 맛을 특징으로 하지만 시원하게 쭉쭉 들이키기에는 그러한 강렬함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데, 반대로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은 좀 더 심플하고 깔끔해서 마시기에 부담이 적다 보니 인기가 높아진 것. 이게 [[미국]]으로 가면 [[쌀]]이나 [[옥수수]]를 넣은 잡곡 [[라거]]가 되고, 이게 또 [[일본]]을 거쳐서 [[한국]]과 [[중국]]으로 퍼지고... [[에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조차도 한때는 [[라거]] 계열이 급속도로 시장을 잡아먹어서 전통 방식 [[캐스크 에일]]이 크게 위축되던 시기가 있었다. [[리얼 에일]] 살리기 시민운동까지 벌어지면서 과거의 명성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크래프트 비어]] 중에는 상면발효를 이용한 것이 많은 편으로, 아무래도 생산 규모가 작다보니 냉각 시설 비용이 들어가고 [[발효]] 기간도 긴 [[하면발효]] 계열 맥주보다는 상온에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상면발효 계열이 낫다. 또한 깔끔하고 상쾌한 맛을 위주로 하는 [[하면발효]] 맥주에 비해 향과 맛이 좀 더 풍부하기 때문에 소량 다품종으로 특색 있는 [[맥주]]를 만들기에도 좋다. 물론 상면발효도 잘 만들려면 온도 유지가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상온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항상 섭씨 5도를 유지하는 건 추운 나라를 제외한다면 아주 다른 문제다. [[브루잉]]으로 만드는 [[맥주]]들은 [[에일]]이고 [[라거]]고 다 상면발효다. 집에서 냉각 시설까지 해 놓고 저온으로 [[발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그래서 [[브루잉]]으로 만드는 [[라거]] 계열 [[맥주]]는 [[맥아]]나 [[호프]]는 같은 걸 쓰지만 [[발효]] 온도와 [[효모]]가 같을 수 없어서<ref>상면발효에 쓰이는 [[효모]]와 하면발효에 쓰이는 [[효모]]는 품종이 다르다. 같은 물고기라도 따뜻한 물에서 사는 고기와 찬물에서 사는 고기가 다른 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ref> 맛이 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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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일 (화) 09:28 기준 최신판

효모를 이용한 액체의 발효 방법 중 하나로, 주로 발효 탱크의 위쪽 표면에서 발효가 이루어진다고 해서 이러한 이름이 붙었다. 효모가 당분을 분해해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가 효모를 위쪽으로 띄워서 발효가 주로 위쪽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반대로 탱크의 밑바닥 쪽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는 것은 하면발효. 냉장 기술이 발달하기 전까지는 하면발효는 그닥 널리 쓰이지 않고 기후가 충분히 차가운 계절이나 지역에서만 쓰였고, 토굴과 같은 서늘한 곳을 이용하기도 했다. 그 이외에는 자연에 의존했기 때문에 전부 상면발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온에서 발효가 이루어지므로 상온발효라고도 부른다. 하면발효처럼 저온을 유지하지 않아도 되므로 냉각 장치를 필요로 하지 않아 발효가 쉬운 편이고, 발효의 진행 속도도 빠르다. 반면 하면발효에 비해서 변질되기 쉽다는 게 단점. 온도 조절을 하지 않고 그냥 자연상태에서 발효를 할 때에는 온도가 들쑥날쑥해서 만들어진 역시도 품질이 오락가락하곤 했다. 또한 미생물 통제를 철저하게 하지 않으면 공기 속을 떠돌던 효모나 다른 미생물이 들어올 수 있는데 이들 중에는 양조를 망치거나 불쾌한 향미를 내는 것들이 있다.[1] 하면발효라고 해서 잡균이 쳐들어올 위험이 없는 건 아니겠지만 섭씨 5도 정도의 차가운 온도에서는 대부분 제대로 활동하지 못히므로 위험성은 크게 낮아진다.

옛날에 에일 양조의 품질관리가 어느 정도로 어려웠냐면, 체코의 플젠 지방에서는 에일 맥주의 들쭉날쭉한 품질에 불만을 품은 주민들이 맥주통을 땅에 쏟아부으면서 시위를 할 정도였다. 그러자 시가 소유하고 있던 맥주 양조장에서 주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독일 바이에른 지방의 기술을 들여다가 라거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그게 체코는 물론 유럽을 대표하는 라거 스타일로 발전한 필스너의 시작이다. 그리고 그 양조장은 오늘날의 필스너우르켈이다. 최근에는 상면발효도 온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미생물 관리를 철저하게 해 가면서 발효시키기 때문에 품질 관리에 대한 문제점은 많이 없어졌다.[2]

에일 계열의 맥주, 와인, 위스키의 원주, 막걸리약주를 비롯한 대부분의 은 상면발효로 만들어진다. 하지만 맥주 쪽에서는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의 맥주가 급속도로 인기를 끌면서 크게 위축되어, 이제는 상면발효 방식으로 만드는 맥주는 전체의 1%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상면발효는 하면발효와 비교해서 에스테르와 페놀산이 많이 만들어지기 때문에 풍부한 과일향, 그리고 타닌을 특징으로 한다. 에일 계열 맥주는 강하고 풍부한 향과 맛을 특징으로 하지만 시원하게 쭉쭉 들이키기에는 그러한 강렬함이 오히려 부담스러운 면이 있는데, 반대로 하면발효로 만드는 라거 계열은 좀 더 심플하고 깔끔해서 마시기에 부담이 적다 보니 인기가 높아진 것. 이게 미국으로 가면 이나 옥수수를 넣은 잡곡 라거가 되고, 이게 또 일본을 거쳐서 한국중국으로 퍼지고... 에일의 종주국이라 할 수 있는 영국조차도 한때는 라거 계열이 급속도로 시장을 잡아먹어서 전통 방식 캐스크 에일이 크게 위축되던 시기가 있었다. 리얼 에일 살리기 시민운동까지 벌어지면서 과거의 명성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

크래프트 비어 중에는 상면발효를 이용한 것이 많은 편으로, 아무래도 생산 규모가 작다보니 냉각 시설 비용이 들어가고 발효 기간도 긴 하면발효 계열 맥주보다는 상온에서 빠르게 만들 수 있는 상면발효 계열이 낫다. 또한 깔끔하고 상쾌한 맛을 위주로 하는 하면발효 맥주에 비해 향과 맛이 좀 더 풍부하기 때문에 소량 다품종으로 특색 있는 맥주를 만들기에도 좋다. 물론 상면발효도 잘 만들려면 온도 유지가 중요하지만 일반적인 상온 수준을 유지하는 것과 항상 섭씨 5도를 유지하는 건 추운 나라를 제외한다면 아주 다른 문제다. 홈 브루잉으로 만드는 맥주들은 에일이고 라거고 다 상면발효다. 집에서 냉각 시설까지 해 놓고 저온으로 발효할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되겠나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그래서 홈 브루잉으로 만드는 라거 계열 맥주맥아호프는 같은 걸 쓰지만 발효 온도와 효모가 같을 수 없어서[3] 맛이 좀 다르다.

각주

  1. 그런데 람빅이나 와일드 에일처럼, 일반적인 맥주라면 양조를 망치는 미생물이나 효모를 일부러 이용하는 맥주도 있다. 보통의 맥주맛에만 익숙한 사람들이 이런 종류의 맥주를 처음으로 맛보면 그야말로 경악을 할 정도다.
  2. 미생물이 존재하고 이게 부패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19세기에 파스퇴르가 입증했다. 그 이전에는 미생물에 대한 개념조차도 정립되지 않았다.
  3. 상면발효에 쓰이는 효모와 하면발효에 쓰이는 효모는 품종이 다르다. 같은 물고기라도 따뜻한 물에서 사는 고기와 찬물에서 사는 고기가 다른 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