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렴: 두 판 사이의 차이
편집 요약 없음 |
편집 요약 없음 |
||
8번째 줄: | 8번째 줄: | ||
옛날에는 [[국밥]]을 먹기 좋게 따뜻하게 말기 위해서는 토렴밖에 딱히 방법이 없었다. 그때 보온밥통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 밥은 식어서 굳게 마련이고, 지금처럼 가스레인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니 뚝배기에 국과 밥을 넣고 여러 개를 팔팔 끓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마솥에 국을 끓이고 그릇에 찬밥을 담아서 토렴으로 밥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굳은 것도 풀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지금은 국밥집도 토렴을 잘 안 하고 그냥 [[뚝배기]]에 밥과 국물을 넣고 끓여내거나 국 따로 밥 따로 내는 곳이 많다. 토렴이리는 게 보기보다 쉬운 기술도 아니고, 그냥 끓여버리는 게 손도 덜 번거롭고 부글부글 끓는 [[뚝배기]]를 손님에게 내 오면 눈으로 보는 효과도 있고 하니. | 옛날에는 [[국밥]]을 먹기 좋게 따뜻하게 말기 위해서는 토렴밖에 딱히 방법이 없었다. 그때 보온밥통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 밥은 식어서 굳게 마련이고, 지금처럼 가스레인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니 뚝배기에 국과 밥을 넣고 여러 개를 팔팔 끓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마솥에 국을 끓이고 그릇에 찬밥을 담아서 토렴으로 밥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굳은 것도 풀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지금은 국밥집도 토렴을 잘 안 하고 그냥 [[뚝배기]]에 밥과 국물을 넣고 끓여내거나 국 따로 밥 따로 내는 곳이 많다. 토렴이리는 게 보기보다 쉬운 기술도 아니고, 그냥 끓여버리는 게 손도 덜 번거롭고 부글부글 끓는 [[뚝배기]]를 손님에게 내 오면 눈으로 보는 효과도 있고 하니. | ||
지금이야 보온 밥통도 있고, 가스레인지로 한번에 여러 개의 뚝배기를 끓여낼 수 있으니 보기보다 기술이 까다로운 토렴을 하는 집은 많지 않다. 한편으로는 [[뚝배기]]에 국물이 팔팔 끓는 모습이 눈으로 보는 효과도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토렴으로 말아낸 [[국밥]]이 맛있다. 국 따로 뜨거운 밥 따로 공기에 담아서 내오는 경우, 밥을 말아 보면 밥이 뭉치기도 하는데 토렴을 잘 한 [[국밥]]은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느낌이다. 너무 뜨겁지 않으므로 나오자 마자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성질 급한 사람들은 [[뚝배기]]에 펄펄 끓는 국을 먹으려고 하다가 입천장 홀라당 까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토렴으로 온도를 적절하게 맞춘 [[국밥]]은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 |||
토렴이 제대로 되려면 뜨거운 밥보다 식은 밥을 쓰는 게 좋다. 찬밥에 미세한 구멍이 많으므로 국물이 잘 배어든다. [[라면]]에 밥 말아먹을 때 찬밥이 더 국물이 잘 배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 토렴을 하는 과정에서 뭉쳐 있던 밥알이 풀어지고 한 알 한 알이 탱글탱클하게 살아난다는 것도 장점. 제대로 토렴이 된 국밥을 숟가락으로 뜨면 국물이 잘 배어든 밥알이 알알이 노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밥알 표면의 [[녹말]]이 국물에 씻기므로 토렴을 계속 하다 보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다. 빠르게 부었다가 따라냈다를 여러 번 되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녹말]]이 약간 국물로 들어가서 국물의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주장도 있다.<ref>http://daily.hankooki.com/lpage/coverstory/201210/wk20121004090455121180.htm</ref> | 토렴이 제대로 되려면 뜨거운 밥보다 식은 밥을 쓰는 게 좋다. 찬밥에 미세한 구멍이 많으므로 국물이 잘 배어든다. [[라면]]에 밥 말아먹을 때 찬밥이 더 국물이 잘 배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 토렴을 하는 과정에서 뭉쳐 있던 밥알이 풀어지고 한 알 한 알이 탱글탱클하게 살아난다는 것도 장점. 제대로 토렴이 된 국밥을 숟가락으로 뜨면 국물이 잘 배어든 밥알이 알알이 노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밥알 표면의 [[녹말]]이 국물에 씻기므로 토렴을 계속 하다 보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다. 빠르게 부었다가 따라냈다를 여러 번 되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녹말]]이 약간 국물로 들어가서 국물의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주장도 있다.<ref>http://daily.hankooki.com/lpage/coverstory/201210/wk20121004090455121180.htm</ref> |
2015년 12월 22일 (화) 17:16 판
국밥을 마는 기술. 그릇에 밥을 담은 다음, 국자로 뜨거운 국물을 부었다가 따라냈다가를 여러 차례 되풀이하는 방법이다. 토렴을 잘 하면 입천장이 데일 정도로 뜨겁지 않고 적당히 먹기 좋은 온도로 손님에게 나온다. 특히 해장국은 토렴으로 마는 것이 좋다. 너무 뜨거우면 술 때문에 약해진 위에 더더욱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말은 쉬워보이지만 토렴이란 게 절대 쉬운 게 아니다. 왜냐면,
- 국밥집은 갑자기 많은 주문이 몰릴 수 있으므로 빠르게 처리해야 한다.
- 국믈을 잘 따라내야 한다. 밥알이 후루룩 국물과 함께 빠져나가면 국솥으로 빠져서 국물을 탁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조심조심 살살 따라내자니 하세월이고.
- 온도를 잘 맞춰야 한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정한 온도로 맞춰야 한다. 여러 그릇을 한꺼번에 내는데 그릇마다 온도가 다르다면? 온도를 균일하게 맞춰 줘야 한다.
옛날에는 국밥을 먹기 좋게 따뜻하게 말기 위해서는 토렴밖에 딱히 방법이 없었다. 그때 보온밥통이 있었던 것도 아니니 밥은 식어서 굳게 마련이고, 지금처럼 가스레인지가 있었던 것도 아니니 뚝배기에 국과 밥을 넣고 여러 개를 팔팔 끓이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가마솥에 국을 끓이고 그릇에 찬밥을 담아서 토렴으로 밥을 따뜻하게 데우면서 굳은 것도 풀어주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지금은 국밥집도 토렴을 잘 안 하고 그냥 뚝배기에 밥과 국물을 넣고 끓여내거나 국 따로 밥 따로 내는 곳이 많다. 토렴이리는 게 보기보다 쉬운 기술도 아니고, 그냥 끓여버리는 게 손도 덜 번거롭고 부글부글 끓는 뚝배기를 손님에게 내 오면 눈으로 보는 효과도 있고 하니.
지금이야 보온 밥통도 있고, 가스레인지로 한번에 여러 개의 뚝배기를 끓여낼 수 있으니 보기보다 기술이 까다로운 토렴을 하는 집은 많지 않다. 한편으로는 뚝배기에 국물이 팔팔 끓는 모습이 눈으로 보는 효과도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토렴으로 말아낸 국밥이 맛있다. 국 따로 뜨거운 밥 따로 공기에 담아서 내오는 경우, 밥을 말아 보면 밥이 뭉치기도 하는데 토렴을 잘 한 국밥은 밥알 하나하나가 살아 있는 느낌이다. 너무 뜨겁지 않으므로 나오자 마자 먹을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성질 급한 사람들은 뚝배기에 펄펄 끓는 국을 먹으려고 하다가 입천장 홀라당 까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토렴으로 온도를 적절하게 맞춘 국밥은 이런 걱정은 안 해도 된다.
토렴이 제대로 되려면 뜨거운 밥보다 식은 밥을 쓰는 게 좋다. 찬밥에 미세한 구멍이 많으므로 국물이 잘 배어든다. 라면에 밥 말아먹을 때 찬밥이 더 국물이 잘 배어드는 것과 같은 이치. 토렴을 하는 과정에서 뭉쳐 있던 밥알이 풀어지고 한 알 한 알이 탱글탱클하게 살아난다는 것도 장점. 제대로 토렴이 된 국밥을 숟가락으로 뜨면 국물이 잘 배어든 밥알이 알알이 노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밥알 표면의 녹말이 국물에 씻기므로 토렴을 계속 하다 보면 국물이 탁해질 수 있다. 빠르게 부었다가 따라냈다를 여러 번 되풀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오히려 그렇게 녹말이 약간 국물로 들어가서 국물의 맛이 더욱 풍부해진다는 주장도 있다.[1]
나주곰탕이나 돼지국밥 같은 것들이 토렴으로 밥을 마는 대표적인 음식이다. 하지만 요즘 돼지국밥은 토렴을 잘 안 하는 편. 콩나물국밥은 크게 전주남부시장식과 삼백집식으로 나뉘는데, 남부시장식은 토렴을 하고 삼백집식은 밥을 넣고 팔팔 끓이는 게 기본이다. 다만 남부시장식이라고 해도 그냥 따뜻한 밥에 국물 붓는 정도로 땡치는 곳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