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오더
Team order.
모터스포츠, 특히 레이스 용어 중 하나로, 팀의 작전 가운데 한 가지다. 한 팀이 한 경기에 차량을 여러 대 내보낼 때 보통은 같은 팀 선수라고 해도 자유롭게 경쟁하도록 한다. 그러나 몇몇 특정한 상황에서는 팀이 선수들에게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도록 명령을 내리는데, 이것을 팀 오더라고 한다. 팀 오더가 나갈 때에는 보통 다음과 같은 경우들이 있다.
- 챔피언십 경쟁 : 자기 팀 선수 중 하나와 상대 팀 선수 사이에 챔피언십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질 경우, 특히 막판으로 가서 매 경기마다 순위와 포인트가 굉장히 중요할 때에는 팀의 다른 선수들이 챔피언 후보를 밀어주도록 팀 오더가 나간다. 예를 들어 다른 선수가 챔피언십 후보 바로 앞 순위에 있다면 양보하도록 팀 오더가 나간다. 꼭 명시적으로 팀 오더가나가지 않더라도 알아서 비켜주기도 한다.
- 사고 방지 : 예를 들어 같은 팀 선수들 사이에 사이가 나쁘거나 경쟁이 치열한 경우에 종종 무리수를 두다가 자기들끼리 팀킬을 할 때가 일어난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일톤 세나와 알랭 프로스트. 이럴 때 팀에서 무리한 경쟁을 하지 않도록 팀 오더를 내거나 선수들끼리 미리 규칙을 정해서 합의를 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스타트하고 1 코너에 먼저 들어간 선수를 더 이상은 무리하게 추월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식으로.
결국 1 코너 팀킬이 만발한다.
팀 오더는 종종 논란과 비난의 대상이 된다. 아무래도 팬들로서는 스포츠다운 정정당당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원하는데, 팀 오더는 이러한 경쟁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심하게는 승부조작이라고 거세게 비난하는 팬들도 있다. 특히 챔피언 후보 밀어주기와 같은 경우에는 레이스 우승을 앞둔 동료가 어쩌다 찾아온 우승 기회를 양보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챔피언만이 아니라 레이스 우승도 자신에게는 중요한 실적인데 동료에게 밀어주는 건 속쓰릴 일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팀으로서도 나름대로 실적이 중요하므로, 한 경기 한 경기가 중요할 때에는 결국 팀 오더를 내게 된다. 하지만 트랙 위에서 달리는 선수가 쿨하게 씹어버리면 팀으로서도 딱히 방법이 없기 때문에 일부 팀은 아예 계약을 할 때 돌려서 표현하는 방식으로 팀 오더를 따를 것을 계약서에 명시하기도 한다.
가장 논란이 되었던 팀 오더 중 하나를 꼽으라면 2002년 F1 오스트리아 그랑프리 때 페라리의 팀 오더. 당시 1위로 달리고 있던 루벤스 바리켈로에게 페라리가 미하엘 슈마허에게 양보하라는 팀 오더를 내렸는데, 바리켈로는 이를 따르려 하지 않았다. 사실 이 경기는 시즌 초중반 정도라서 다른 팀 같으면 팀 오더를 내지 않는데, 페라리는 일찌감지 슈마허 밀어주기로 나간 것. 바리켈로가 말을 안 듣자 팀에서는 "레이싱 커리어를 끝장내버릴 수도 있다"는 식의 위협까지 한 끝에 결국 결승선 직전 마지막 코너에서 슈마허에게 양보하면서 팀 오더를 따른다. 슈마허도 미안했던지 포디엄에서 1위 자리에 바리켈로를 올렸는데, 시상삭을 어지럽혔다는 이유로 FIA에게 무려 1백만 달러 벌금을 맞았다[1]. 여론도 굉장히 안 좋았고, 팀 오더를 막아야 한다는 분위기도 팽배한지라, 결국 규정으로 팀 오더를 금지시기까지 했다. 그러나 어차피 피해 갈 방법은 많이 있다. 앞선 선수를 일부러 피트스톱을 시켜서 순위를 바꾸는 경우도 있다. 뭔가 차량에 트러블이 있어서 점검하느라고 그랬다면 그게 뻥인지 아닌지 알기는 힘들다. 또한 무선 교신에 암구호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고, 경기 전에 미리 선수들하고 합의를 볼 수도 있다. 결국 팀 오더 금지 규정은 몇 년 못 가서 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