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
いざかや(居酒屋).
일본식 술집. 술과 함께 간단한 종류의 요리를 파는 가게다. 술(酒)이 있는(居) 집(屋)이라는 뜻. 居에 '앉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앉아서 술마시는 집'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선술집인 타치노미(立ち飲み)와 구분하는 의미라는 주장이다. 일본에서는 술집이라는 뜻으로 사카바(酒場), 또는 사케도코로(酒処), 노미도코로(飲み処, 呑み処)라는 말도 많이 쓰인다.
일본에서 술집이면 다 이자카야라고 할 수 있으니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그야말로 장르 구분 없이 오만 게 다 있는 백화점식 이자카야에서부터 해산물이나 야키토리, 고기 전문 이자카야, 지역 재료나 요리를 중심으로 한 이자카야도 있고 심지어는 서양식(洋風, 요후) 이자카야, 이탈리아식, 프랑스식 이자카야를 내걸기도 한다. 다만 서양식이어도 대체로는 일본풍에 서양요리를 퓨전하는 식이다. 일본 바깥의 다른 나라에서는 이자카야를 일본식 술집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이자카야란 그냥 '술집' 개념으로, 서양의 펍 혹은 바와 비슷한 지위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이나 중국, 서양의 술집도 그냥 이자카야라고 한다. 만약 외국인들에게 "Suljip"이라고 한다면 한국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한국식 술집을 떠오르게 하겠지만 한국인들에게는 그저 '술 마시는 곳'을 뜻하는 말일 뿐이다.
스타일은 정말로 다양하지만 일본의 흔한 대중 이자카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징은 이렇다.
- 메뉴에 있는 음식의 종류가 정말로
더럽게많다. 2, 30 가지는 적은 편이고 프랜차이즈식 이자카야에 가 보면 음식 수가 50가지 이상, 심지어는 100가지가 넘는 곳도 많다. 이런 곳의 메뉴를 보면 10~20 페이지는 기본. - 가짓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조리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는 많지 않다. 회, 구이[1], 튀김, 조림을 비롯해서 수수한 요리들이 많다. 전골 요리 같은 좀더 복잡한 요리도 몇 가지 갖춰 놓은 곳도 꽤 많지만. 비슷비슷한 요리를 조금씩 다르게 해서 메뉴를 부풀리는 곳들도 많다.
- 하나 하나의 가격이 싸다. 하지만 양도 적다. 예를 들어 사시미가 700엔이네? 하고 시켜 보면 달랑 세 점... 술과 안주를 함께 즐기는 스타일이라면 여러 개를 주문하게 되고 그래서 돈을 꽤 쓰게 된다.
사람 수 대로 테이블 차지를 받는 이자카야도 많으니 미리 확인해 두자. 특히 신주쿠와 같은 도쿄 쪽 번화가들은 받는 게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나중에 계산서 보고 바가지 썼다고 점원이랑 싸우지 말자. 테이블 차지를 받는 곳이든 아니든 보통은 한두 가지 기본 안주, 즉 오토시가 제공된다.
와타미 같은 전국구급 체인점 이자카야는 메뉴를 보면 일본, 아시아, 서양을 망라하면서 100가지가 넘는 별의별 음식이 다 들어 있어서 '아니 도대체 정체성이 뭐야' 싶을 정도다. 정체성은 그냥 푸드코트라고 보면 된다. 술도 맥주, 니혼슈, 하이볼, 일본 소주는 물론 위스키, 와인, 칵테일, 심지어 한국 소주나 막걸리까지 갗춰놓은 곳도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이자카야가 영업을 하고 있다. 일본 스타일로 술과 안주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라면 이자카야라고 자처한다. 특히 일본의 대형 이자카야 체인 와타미는 BBQ와 손잡고 한국에서 합작 법인 형태로 강남역 주변에 매장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