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꼬시
생선회의 일종으로, 껍질과 큰 뼈만 발라내고 잔가시는 놓아둔 상태에서 잘게 썰어낸 것. 뼈가 두껍지 않으면 아예 뼈를 발라내지 않고 썰어낸다. 전어회는 아예 껍질도 안 벗긴다.
일본말 세고시(せごし, 背越し)세고시에서 온 이름이다. 여수를 비롯한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는 뼈꼬시라고도 부른다. 마땅히 부를 만한 우리말이 없는 실정인데, 이미 많이 정착되어버렸기 때문에 억지로 뭔가 말을 만들어 낸다고 해도 널리 쓰일 가망은 별로 없을 듯.
보통 회처럼 비스듬하게 썰어서 길게 슬라이스하는 게 아니라 직각으로 촘촘하게 썰어낸다. 굵게 썰면 가시 때문에 먹기도 너무 딱딱하고 찔리기도 쉽기 때문. 먹을 때에도 보통 생선회처럼 한 점씩 집어서 먹는 게 아니라 여러 점을 한꺼번에 젓가락으로 집어먹는 게 보통이다. 우리나라처럼 회를 쌈에 싸먹기도 하는 문화를 가진 나라에는 잘 맞아서, 많은 횟집이 세꼬시를 판다. 가시를 빼지 않았기 때문에 이가 약한 사람은 싫어하지만 오도독 오도독 씹히는 맛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세꼬시로 이용되는 생선은 주로 크기가 작은 것들이다. 바다장어, 도다리, 전어, 쥐치 같은 것들이 주로 쓰이고, 흔히 말하는 잡어회도 대부분 세꼬시로 썰어낸다. 보통 생선회로 먹는 것들도 알이 작은 어린 새끼라면 세꼬시로 먹는다. 작은 생선들은 뼈가 굵지 않으므로 씹어먹을 수 있고 뼈를 발래는 것도 쉽지 않다. 작은 생선을 일일이 뼈를 다 발라내는 것도 횟집 처지에서 본다면 무척 번거롭고 남는 것도 없는 노력이다. 이런 생선은 세꼬시기 답. 하지만 원래 크기가 작은 생선이 아니라 새끼 생선을 잡아들이는 것은 불법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정부에서 세꼬시용으로 새끼 물고기를 잡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나서서 세꼬시가 자취를 감추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 적이 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