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혀
말 그대로 소의 혀. 이게 무슨 독립된 항목이냐 싶을 수도 있는데 하나의 고기 부위로 꽤 이야깃거리가 있다. 한국에서는 '소혀'보다는 '우설'(牛舌)이라는 말을 많이 쓴다.[1]
'혀'라고 하면 아주 작은 부위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혀뿌리까지 놓고 보면 상당한 양이다.[2] 하지만 소 한 마리에서 나오는 양은 1.2~1.5kg 정도로 양이 적은 부위에 속한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알뜰하게 먹는 우리나라에서는 이상하게도 그닥 인기 있는 부위가 아니고 음식점에서도 잘 안 파는 부위지만 궁중에서 우설편육이 나왔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고급부위로 쳤던 듯. 해외에서는 여러 모로 요리에 쓰이는 부위다.
일본에서는 규탄(牛タン)이라고 하며 소혀구이인 규탄야키는 인기가 많은 음식이다. 센다이가 원조로 알려져 있으며 센다이에 가면 정말로 규탄 전문점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밖에 일본 야키니쿠집에서도 메뉴에 많이 올리는 부위이고 일본 전국구급 인기를 누리고 있다. 센다이에 갔다면 규탄야키는 꼭꼭 먹어보자. 단, 얇게 저민 구이(우스기리, 薄切り)는 피하고 두툼한 구이(아츠기리, 厚切り)를 먹는 게 좋다. 센다이식 규탄야키는 주방에서 칼집을 내서 소금 간 또는 소스를 발라 숯불에 구운 다음 먹기 좋게 적절한 크기로 잘라서 배추절임과 미소절임을 곁들여서 손님에게 낸다. 소스에 찍어 먹는 대신 취향대로 절임을 얹어서 먹으면 된다. 소고기는 고기가 질겨지지 않도록 살짝만 굽는 게 정석이지만 소혀는 좀더 많이 굽는게 정석이다. 너무 많이 구웠나 싶을 정도로 굽는 게 맞다는 음식점도 많다. 두툼한 아츠기리로 잘 구워낸 소혀는 쫄깃쫄깃한 식감이 다른 소고기 부위와는 뭔가 다른 독특함을 주지만 그렇다고 맛이 아주 이질적이거나 하지는 않다. '혀'를 먹는다는 게 좀 꺼림칙하거나 징그럽다는 생각만 하지 않는다면 약간 독특한 식감이면서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맛이다.
센다이의 규탄정식은 소혀구이, 꼬리곰탕[3], 보리밥[4], 그리고 마를 갈은 '토로로'로 구성되어있다. 토로로를 밥 위에 올려 놓고 간장을 뿌린 다음 먹는 게 정석. 토로로가 싫으면 안 올려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