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짬뽕
오뚜기라면에서 만든 프리미엄금 짬뽕라면. 진짜장의 자매품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편의점에서 1,500원에 팔리고 있으니 700원짜리 안성탕면의 두 배가 넘는 가격이다.
스프는 세 가지인데, 분말스프 대신 액상스프를 쓴다. 짜장라면이 아닌 라면에서는 좀 드문 경우다. 여기에 건더기스프와 유성스프가 있다. 조리법이 보통 라면과 약간 다른데, 건더기스프는 찬물에 넣고 끓으면 액상스프를 넣고 면을 넣은 다음, 면이 다 익으면 불을 끄고 유성스프를 넣어서 저어 먹는 식이다. 이 정도를 가지고 복잡하다고 투덜대지 말자. 팔도 불짬뽕은 더 괴랄하다. 보통 제품 포장에 면을 먼저 넣을지 스프를 먼저 넣을지 순서를 표시하는 라면이 거의 없는데, 진짬뽕은 '액체스프를 넣고 그리고 면을 넣은 후'라고 되어 있어서 순서가 명확하게 표시되어 있다. 건더기는 프리미엄급인 만큼 보통 라면보다 푸짐한 편. 농심 맛짬뽕보다는 진짬뽕 쪽이 건더기가 더 실하다는 평가가 많은데 막상 먹어보면 건더기가 큼직한 맛짬뽕 쪽이 존재감은 더 좋다.
면은 짜왕의 성공에 영향을 받았는지 넓적한 칼국수 면발을 쓴다. 맛짬뽕도 짜왕처럼 굵은 면발을 쓰지만 칼국수 같은 느낌은 덜한 편인데, 진라면은 딱 봐도 칼국수 면과 닮아 있다. 결론은 얼큰한 칼국수. 쫄깃한 맛이 괜찮지만 맛짬뽕보다는 약간 덜하다는 느낌. 면에서는 맛짬뽕이 좀 더 짬뽕스러운 분위기를 살렸다.
반면 국물은 진짬뽕이 좀 더 짬뽕에 가까운 느낌이다. 맛짬뽕이 얼큰하면서도 달짝지근한 맛을 내는 반면, 진짬뽕은 단맛이 적은 편이고 좀 더 불맛을 내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맛짬뽕은 너무 달다고 여길 사람들이 상당히 많을 듯. 반면 진짬뽕이 불맛이 너무 과하다 싶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꽤 있을 듯하다. 불맛을 걷어내면 조개국물 비슷한 감칠맛이 나온다. 이런 면에서는 팔도 불짬뽕과 비슷한 느낌이디. 유성스프를 다 넣으면 기름진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별로 안 좋아할 수 있으니 양은 적당히 조절하자. 다만 짬뽕이 원래 기름이 많기는 하다.
결론적으로 맛짬뽕의 면과 진짬뽕의 국물을 합치면 근사한 결과물이 나올 듯. 그리고 진짬뽕의 면과 맛짬뽕의 국물이 남는다.
진짬뽕의 문제는 제품 그 자체보다는 포장이다. 신라면이나 삼양라면보다는 브랜드 파워가 떨어지는 진라면의 브랜드를 그대로 가지고 와서 진짬뽕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포장도 진라면과 닮아 있다 보니 포장만 봐서는 프리미엄 짬뽕라면이라는 생각이 별로 들지 않는다. 또한 3mm 면을 강조하면서 차별점을 확실히 어필하는 맛짬뽕과 비교하면 "진한해물맛! 짬뽕소스!"와 같은 문구는 평범해 보인다.
하지만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열심히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서 판매량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심지어 2015년 12월 대형마트 라면 매출에서 신라면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기까지 했다![1] 농심 맛짬뽕이 2위, 신라면은 3위로 밀렸다. 일단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나다 보니, 갯수로는 신라면의 절반만 팔려도 매출은 거의 엇비슷하게 된다. 1등 한번 먹어본 일이 없는 오뚜기라면으로서는 경사스러운 일이고 반대로 농심으로서는 긴장할 일이다. 심지어 농심의 라면 시장 월간 점유율이 2015년 12월에는 60% 이하로까지 떨어진 반면 오뚜기라면은 25%까지 치고 올라왔다. [2]문제는 롱런하느냐 팔도 꼬꼬면이나 삼양 나가사끼짬뽕처럼 반짝 인기에 그치느냐다.
2016년 중반에 들어서는 실제로 인기가 한풀 꺾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라면 회사들은 프리미엄 부대찌개 라면 쪽으로 포커스를 옮겨 가는 분위기다. 오뚜기도 농심의 선빵에 뒤질세라 오뚜기 부대찌개 라면을 내놓았다.
자매품 삼아서 볶음진짬뽕을 내놓았다. 농심보다는 삼양식품에서 몇 년 전에 내놓은 간짬뽕과 맞대결을 하는 셈인데, 꽤 인기가 좋은 분위기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
각주
- ↑ "신라면 '굴욕'…대형마트서 진짬뽕에 매출 1위 내줘", <연합뉴스>, 2016년 1월 22일.
- ↑ "떨어지는 라면 점유율에 고심하는 농심", <매경이코노미>, 2016년 2월 1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