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크드 빈
Baked beans.
콩 한 알만 가지고 만들 수는 없으니 영어로는 무조건 복수다.
콩을 토마토소스에 조린 것. 잉글리시 브렉퍼스트를 구성하는 조연급 중에 하나다. 베이크드(baked)는 보통은 '구웠다'는 뜻으로 쓰이는데, 베이크드빈은 굽는 게 아니라 삶아서 스튜처럼 만든 것이다.
베이크드빈에 쓰이는 종류의 콩은 원래 북미가 원산지였는데, 신대륙 발견 이후에 15세기에 유럽으로 수입되어 여러 가지 방식으로 조리되었다. 이 중에는 스튜나 통조림도 있었고, 이게 다시 미국으로 넘어가서 대량생산된 게 베이크드빈이라는 얘기다.얘네들은 절대로 된장이나 두부는 생각 못한 거다. 제2차세계대전 때 독일한테 쑥대밭이 되어 한동안 미국의 원조에 의존해야 했던 영국은 스팸과 함께 베이크드빈도 줄창나게 먹었을 듯한데,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에 베이크드빈이 감초처럼 끼는 이유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영국인들은 아직도 C레이션을 먹고 있는 거다. 그런데 잉글리시 브렉퍼스트에 스팸은 왜 없을까? 사실 2차대전 전후에는 있었다. 그것도 엄청 많이. 자세한 내용은 스팸 항목 참조.
쉽게 볼 수 있는 것은 통조림에 들은 것. 콩과 소스를 통조림에 담고 그 상태로 가열해서 조리도 하고 살균도 하는 효과를 낸다. 그냥 먹어보면 뭐 이런 걸 먹어? 싶을 정도로 별 게 없다. 그러나 직접 만드는 곳에서 먹으면 의외다 싶을 정도로 맛나는 것도 있다. 좀 더 맛을 내기 위해서 바질 같은 향신료를 쓰기도 하며, 양파, 베이컨, 햄과 같은 것들을 추가로 넣기도 하다. 이쯤 되면 거의 스튜 수준.
부대찌개를 집에서 끓이려고 할 때, 햄 넣고 소시지 넣고 매운 양념도 넣고 했는데 식당에서 먹던 맛이 안 나서 고민하는 사림들이 적지 않다. 가장 문제는 고추장을 넣은 경우고 (보리고추장을 쓰든지 고춧가루를 써야 한다) 특유의 걸쭉한 맛을 내려면 필요한 게 베이크드빈이다. 1인분에 밥숟가락으로 한 숟가락쯤 넣으면 걸쭉한 부대찌개의 맛이 난다. 마땅치 않으면 토마토케첩으로 대신할 수는 있으나 역시 베이크드빈이 들어가야 제격이다.
건강 문제
콩이나 토마토나 건강에 좋은 식품이긴 하지만 설탕이나 소금이 은근히 많이 들어가는 게 함정이다. 2002년에 영국 영양학회는 통조림 회사들이 하루에 5~6가지 채소를 먹도록 하는 권장 식생활에 베이크드 빈도 포함된다고 광고해도 좋다고 허용했다가 심장학회한테 소금과 설탕 양이 많다는 이유로 호되게 까였다.
많이 먹으면 속이 더부룩해지는 원인이 된다고 한다. 통조림 안에서 발효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다당류가 대장에 있는 미생물의 좋은 먹잇감이라서 생기는 일. 너무 심하지만 않으면 건강에 나쁜 것은 아니고 오히려 장내 미생물을 키워주니까 좋은 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