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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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는 폐계(廢鷄)라고 하며, '폐계닭'이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鷄가 '닭 계'자이므로 폐계닭은 겹말이다.
늙은 닭을 뜻하는데, 보통은 알을 낳을 능력이 사라진 산란계 닭을 뜻한다. 사람으로 치면 폐경기, 즉 노인이라기보다는 중년이 된 암탉으로, 더 이상 달걀이 나오지 않으므로 계속 기를 이유가 없기 때문에 고기로 쓴다.
고기가 무지하기 질기기 때문에 그냥 삶아서는 먹기 힘들 정도다. 압력솥에 넣고 두어 시간은 푹푹 고아야 먹을 만하다. 그런데 이렇게 푹 고아 보면 쫄깃쫄깃한 육질이 일품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삼계탕이나 치킨에 쓰는 닭은 성체가 아니라 중병아리 수준인데, 육질은 연하지만 세포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아서 맛은 떨어진다. 덩치는 크고 값은 저렴한 편이라 폐닭 백숙에 맛 들이면 이것만 찾는 사람들도 있다.
육수를 낼 때 아주 좋은 재료로, [[[닭]] 육수로는 폐닭을 최고로 꼽는 요리사들이 많다. 평양냉면 육수도 원래는 꿩 또는 폐닭을 사용하는 게 정석이었다. 설날에 먹는 떡국도 원래는 꿩 육수를 써야 하지만 꿩은 비쌌기 때문에 서민들은 닭을 대신 썼는데[1], 여기서 나온 속담이 '꿩 대신 닭'. 조선 순조 20년 정약용이 엮은 <이담속찬(耳談續纂)>이라는 책에도 "꿩을 잡지 못하니 닭으로 그 수를 채우다(雉之未捕 鷄可備數)"라는 구절이 나온다.[2]
각주
- ↑ 잘 날아다니는 꿩보다는 닭이 집에서 키우기도 쉬웠고, 사료 먹는 양이 소나 돼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적은 데다가 덤으로 달걀도 낳으니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닭 몇 마리 정도는 키우는 게 보통이었다.
- ↑ [https://folkency.nfm.go.kr/kr/topic/detail/3410 "꿩 대신 닭 "], 한국민속대백과사전 : 한국세시풍속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