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묵
도토리를 말려서 곱게 빻아 가루를 낸 다음. 물을 붓고 약한 불에 끓이면 도토리에 들어 있는 풍부한 전분이 알파화되어 풀 같은 상태로 바뀐다. 눋지 않도록 계속 계속 저어준 다음 불을 끄고 식히면 알파화된 전분이 굳으면서 탄력 있는 묵이 만들어진다.
도토리 특유의 구수한 맛, 그리고 탄력 있고 젤리 같은 식감을 특징으로 한다. 반면 물컹한 식감 때문에 꺼리는 사람들도 있으며, 도토리의 탄닌 때문에 떫은 맛이 나서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다. 도토리를 물에 충분히 담가 두면 떫은 맛을 많이 빼낼 수 있다. 시장에서 파는 도토리묵은 농도가 묽은 편이고 따로 전분을 넣어서 도토리 특유의 맛이 덜하고 젤리 같은 느낌이 많이 난다. 반면 집에서 제대로 만들면 젤리 같은 느낌이 적고 좀 더 두부 같은 식감이 나며 도토리 특유의 맛과 짙은 갈색이 더욱 도드라진다.
산에 가서 도토리를 듬뿍 주워와서 집에서 묵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렇게 만들면 당연히 맛은 좋지만 약한 불에 놓고 눋지 않도록 계속 저어주는 게 여간 중도농이 아니다. 게다가 도토리는 산짐승들이 겨울을 날 때 주식 중 하나라서 인간이 도토리를 싹쓸이 하면 동물들은 겨울에 먹을 게 부족하다. 멧돼지들이 겨울에 도시로 내려오는 이유 중에 하나로 인간들의 도토리 싹쓸이를 지적하는 견해도 있다.[1]
반찬으로, 술안주로 인기 있는 음식으로 두부처럼 썰어서 간장 양념에 찍어 먹거나, 고춧가루와 갖은 양념, 여기에 상추를 잘게 찢어 넣고 파, 마늘과 같은 양념 채소와 함께 잘 무친 도토리묵 무침이 주종이다. 특히 막걸리 안주로 인기가 좋아서 막걸리를 주종으로 하는 주점에서는 필수 안주이다시피 하다.
묵밥이라는 것도 있는데, 도토리 묵을 좀 더 작고 길쭉하게 썬 다음 잘게 썬 김치, 참기름, 참깨, 김가루와 함께 밥을 말아서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