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댓국
돼지뼈를 고은 국물에 돼지의 여러 가지 내장 삶은 것과 순대를 넣어서 끓인 국. 서민들이 저렴하게 영양을 보충할 수 있는 음식 가운데 하나로 식사로, 술안주로 예나 지금이나 인기는 변함 없다.
사실 순대는 맛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순대는 거들뿐... 감자탕에 감자가 맛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물 낼 때 쓰는 빼와 내장, 그리고 이들의 누린내를 어떻게 잡느냐가 중요한 맛의 비결이다. 정말 잘 하는 집은 기기 막히게 누린내를 잡 잡는데 이게 돼지뼈 국물 맞나 싶을 정도다.
주문할 때 순대만, 내장만, 섞어서로 받는 곳이 많다. 취향에 따라서 또는 비위에 따라서 선택하면 되는데,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국물 베이스는 같으므로 돼지뼈 국물이 가진 누린내는 기본으로 가지고 가야 한다.
재료의 신선도가 꽤 중요하다. 수입 재료 또는 냉동 재료를 쓴 순댓국은 누린내가 정말 장난 아니다. 이를 숨기기 위해서 매운양념과 들깨, 조미료를 많이 투척하게 되고, 결국 대체 뭘 먹고 있는지 그 정체조차 모르게 된다.
부산의 돼지국밥과 비슷하지만 돼지국밥은 내장 대신 얇게 썬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가는 게 기본이다. 돼지판 설렁탕이라고 보면 딱. 돼지국밥도 워낙에 종류가 많아서 내장이나 순대를 넣어주는 곳도 있지만 기본은 돼지 사골 국물 + 삶은 돼지고기.
항상 새우젓과 갈은 들깨, 매운양념(다대기)이 비치되어 있다. 새우젓으로 간을 맞추고 취향껏 들깨를 넣는다. 누린내가 싫은 사람은 좀 많이 넣는 편이고, 원래 맛이 좋은 사람은 안 넣는 사람도 많다. 매운 양념도 역시 취향 따라. 아예 매운 양념과 들깨를 잔뜩 집어넣어서 나오는 순댓국도 있는데 재료의 질을 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