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로케
ぎょろっけ(魚ロッケ)[1] 생선을 뜻하는 사카나(魚) + 고로케로 사카나 고로케(魚コロッケ)라고도 한다.
일본 사가현, 오이타현, 그리고 야마구치현에서 볼 수 있는 음식으로 특히 사가현 카라츠시의 특산으로 보는 일본인들이 많고 실제로 이쪽이 가장 오래 된 건 사실이다. 후쿠오카를 비롯한 인근 큐슈 지역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지역마다 음식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지역별로 구분해서 설명하기도 한다.
이름을 잘 보면 알겠지만 생선+고로케의 합성어다. 보통 고로케의 재료로는 고기와 감자를 많이 쓰지만 교로케는 이름처럼 생선을 갈아서 만든다. 즉 생선살을 갈아서 양념을 넣고 반죽한 후 빵가루를 묻혀서 튀겨낸다. 생선살과 함께 채소를 다져 넣기도 한다. 튀긴어묵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며 부산에서 히트를 친 어묵고로케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데 모양이나 맛은 고로케와는 좀 다르다. 보통 고로케는 둥글고 도톰한데 반해 교로케는 넓적하고 두께가 얇으며 식감도 속은 고로케보다는 어묵에 가까운 약간 쫄깃한 탄력을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하이카라텐, 카레텐, 빵코텐과 같은 이름이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교로케라는 이름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사가현 카라츠시[2]에 있는 후지카와카마보코혼텐(藤川蒲鉾本店)이 쇼와 원년, 그러니까 1926년 경에 만들기 시작했다는 게 정설. 이 가게는 카레맛과 산뜻한 소금맛 두 가지만 팔고 있는데 지금도 하루 평균 2만 개나 나가고 있다고 한다. 오랜 시간 카라츠 지역 서민들에게 사랑받아온 음식으로 카라츠 시민들의 애정도 대단해서 한 방송사 취재 때 인터뷰를 한 시민은 "교로케 없는 카라츠시는 말도 안 된다"고 할 정도. 가격도 저렴해서 가장 유명한 위의 원조 가게도 교로케 한 개에 80엔 밖에 안 한다. 카라츠의 소울 푸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카라츠 사람들을 제외한 외지인들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카라츠 소개 관광 책자나 웹사이트를 봐도 카라츠 음식으로는 주로 오징어회 같은 것들을 내세우지 교로케를 소개한 곳은 보기가 쉽지 않다. 위에서 언급한 후지카와카마보코혼텐 역시 관광 안내에 별로 나와 있지 않다. 너무 싸서 그런가.
한편 오이타현에는 역시 교로케라는 음식이 있는데 이쪽은 히라가나로 ぎょろっけ로 표기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쪽도 생선이 주 재료지만 카라츠시처럼 얇지 않고 표고버섯 같은 다른 재료를 함께 쓰기도 한다. 지역 안에서 인지도는 그리 높지 않은 편. 사가현 동부 쪽을 중심으로는 민치텐(ミンチ天)이라는 음식이 있다. 생선을 갈아서 빵가루를 묻혀 튀겨낸 음식이라는 점에서는 교로케와 같은데 양파를 다져서 생선과 섞어 반죽하는 게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