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고야메시/킷사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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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하면 많은 사람들이 꼽는 것 중에 하나가 킷사텐 문화다. 일본이야 어딜 가도 킷사텐이 널려 있지만 이 동네의 특징은, 특히 아침시간에는 엄청난 서비스가 따라온다는 것. 커피 한 잔만 시켜도 배부른 아침을 즐길 수 있다. 도요타 본사가 주변에 있다 보니 워낙에 자동차 문화가 발달해 있는 곳이 나고야다. 교통사고 전국 1위는 보너스. 아침 저녁으로는 교통지옥인지라 아예 아침 일찍 차 끌고 나와서 킷사텐에서 시간 때우다가 출근하는 사람이 많고, 이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킷사텐들의 경쟁이 결국 서비스 퍼주기 경쟁으로 이어진 것. 교통지옥도 모자라서 찻집지옥이다. 사실 둘 다 차와 관계가 있다.
이미 1960년대부터 나고야역 주변이나 사카에 같은 번화가는 물론 신흥 주택가에서도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져서 아침에 공짜 서비스가 제공되었다. 커피 가격도 경쟁이 붙어서 1970년대 후반에는 한 잔에 200엔 선이 깨지고 심지어 140엔까지 내린 가게들까지 등장했다고 신문에 대서특필 될 정도였다. 더 골때리는 건 아침에는 이 가격에 공짜 음식 서비스까지 들어간다는 것. 이쯤 되면 같이 망할 판이라 업자들끼리 대화해서 좀 자제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2015년 기준으로는 가장 기본인 블렌드 커피 한 잔이 대략 400엔 정도에 형성되어 있다. 일본의 물가를 생각해 보면 괜찮은 가격이지만 그게 끝이 아니다.
위 사진은 나고야 지역에서 위세를 떨치고 전국으로 매장을 확장하고 있는 체인점인 코메다커피(Komeda's Coffee)의 모닝 세트 메뉴다.[1] 그런데 자세히 보면 가격이 없다... 세트 사진 위에는 '좋아하는 음료를 주문하면 토스트와 A~C 중 무엇이든 하나가 무료입니다'라고 쓰여 있다. 아침 11시까지는 400엔짜리 블렌드 커피만 시켜도 정말로 저 세 가지 중에서 하나를 그냥 골라 먹을 수 있다. 빵에 뭘 발라먹을지는 마가린과 잼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200엔을 더 주면 미니샐러드까지 먹을 수 있는데, 그래 봐야 커피값 400엔과 합쳐서 600엔이다. 도쿄 같은 다른 대도시의 킷사텐에서 저 정도를 먹으려면 못해도 800엔 이상은 줘야 한다.
코메다커피나 콘파루 같은 이 지역 기반 체인점은 물론 독립 운영되는 킷사텐도 예외는 아니다. 가게에 따라서는 추가 요금을 좀 더 내면 오믈렛을 비롯한 더 근사한 아침식사를 즐길 수 있는 메뉴도 갖추고 있다. '더 근사한' 아침도 대략 550~600엔 정도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다. 게다가 이용권을 10장 단위로 파는 카페도 많아서, 이렇게 사면 10~20% 더 저렴해진다. 잠깐 여행 가서 아침을 열 번이나 먹을 일은 없겠지만 여러 명이 간다면 10장 단위 이용권도 생각해 볼만하다.
맥모닝 따위는 나가 죽어라.
굳이 나는 아침에는 꼭 밥을 먹어야겠어! 라고 생각하지 않는 한은, 혹은 호텔을 조식 포함으로 예약해서 돈이 아까운 경우가 아니라면, 나고야에 갔을 때는 저렴한 호텔의 아침식사는 미련 두지 말고 나가서 킷사텐을 찾자. 문제는 귀차니즘.
두툼한 토스트 위에 단팥을 얹어서 먹는 오구라 토스트(小倉トースト)가 이 일대에서 유명하다. 모든 카페에서 다 제공하지는 않지만 코메다커피나 콘파루 같은 유명 체인점에도 들어 있고 그밖의 카페에서도 흔히 볼 수 있다. 단팥이라니까 왠지 간식 느낌이지만 현지에서는 아침식사로 먹는 사람들도 꽤 있다. 자세한 것은 해당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