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킬라
Tequila.
맥시코를 중심으로 중부아메리카 지역에서 발달해 온 증류주. 선인장의 일종인 용설란의 시럽을 주원료로 한다. 요즈음 아가베 시럽이라고 팔리는 게 바로 용설란에서 뽑아낸 시럽이자 테킬라의 주원료. 위스키도 브랜디도 아닌 증류주인데, 이미 당분이 풍부한 시럽을 발효시키는 것이라 과정만 본다면 브랜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테킬라보다 질이 낮은 증류주로 메스칼(Mezcal)이라는 녀석이 있는데, 이게 환각물질인 메스칼린과 이름이 비슷해서 마치 비슷한 환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종종 사람들이 착각한다. 이 메스칼을 또 테킬라와 헷갈려서 테킬라에 환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그런데 술이니까 일단 마시면 뿅 간다. 굳이 따지자면 테킬라는 메스칼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메스칼은 여러 가지 용설란을 쓸 수 있지만 테킬라는 그 중에서도 블루 아가베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고급 메스칼이 테킬라이고 반대로 테킬라와 비슷하지만 질이 낮은 게 메스칼.
아가베 시럽에는 당분이 풍부하므로 효모만 투척해 주면 발효가 된다. 이것을 두 번 또는 세 번 증류하면 테칼리가 된다.
오크통 숙성을 하는 것도 있고, 오드비 상태에서 병입해서 파는 무색투명한 것도 있다. 쉽게 생각하면 오크통 숙성한 것이 비싸다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라서 고급품 중에서도 숙성 없이 무색투명한 제품이 많다.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에는 길고 좁은 잔에 토닉 워터와 함께 담아서 단번에 마셔버리는 게 꽤나 유행했다.
보통 테킬라에 딸려 나오는 게 소금과 레몬, 손등에 레몬즙을 바르고 소금을 묻힌 후, 테킬라를 한잔 마시고 소금과 레몬을 핥는 것. 그런데 정작 멕시코에서는 이런 거 없고 미국에서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는 테킬라인 몬테 알반은 병 안에 애벌레 한 마리를 넣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걸 또 제조사에서는 정력에 좋다고 광고를 때리고, 그래서 병째 시키면 서로 먹으려고 드는 남자들도 있다. 이 애벌레는 용설란 선인장에 사는 나방의 애벌레인데, 제조 과정에서 이게 나오면 질이 떨어지는 싸구려 메스칼 취급을 받았다. 그러니 뭔가 특이한 거 들어 있다고 열광하거나 고급품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저 마케팅 술수일 뿐이다. 하긴 뭐 굼벵이도 정력에 좋다면 초가집을 헤집고 다녀서 잡아먹는 사람들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