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국수
멸치를 주원료로[1] 우려낸 국물에 주로 소면을 말아서 내는 국수 요리. 우리나라에서 가장 보편화된 소면 종류의 국수라 어딜 가나 멸치국수 파는 데는 있게 마련이다. 하다 못해 분식집에 가서 잔치국수를 시키면 그게 멸치국수. 멸치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먹을 수도 있지만 그건 그냥 칼국수라고 부르는 게 보통이다. 집에서도 만들기 쉬운 편이라 만들어 먹는 집이 많다. 라면이 보편화된지라 지금은 멸치국수를 만들어 먹는 집이 드물어졌지만 라면의 기름기를 싫어하는 어르신들은 여전히 멸치국수나 칼국수를 즐긴다. 집에서 먹고는 싶은데 국물 내고 어쩌고 하기 귀찮으면 슈퍼마켓에서 포장된 멸치국수[2], 또는 멸치칼국수 라면[3]을 사다 먹을 수도 있다.
멸치국물을 기본으로 한다는 점에서 가락국수와 비슷한 점도 있지만 가락국수와는 면 말고도 국물도 차이가 있다. 가락국수는 우동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에 멸치국물을 사용하더라도 진간장으로 간을 해서 색깔이 짙고 설탕으로 단맛을 내기도 하지만 멸치국수는 소금을 쓰거나 소금에 국간장을 조금 넣는 식이라 국물 색깔이 연하게 노르스름하고 단맛이 별로 없다. 둘 다 감칠맛을 더하기 위해서 다시마를 쓰지만 멸치국수는 무와 파뿌리와 같은 재료로 좀 더 개운한 느낌을 살린다. 고명으로는 채썬 호박이나 달걀지단, 고추, 유부, 김치, 김 같은 것들이 종종 올라온다.
멸치국수 체인점도 많이 생겼는데, 이 중에는 국물에서 쓴맛이 나는 곳이 적지 않다. 원래 그러려니 하고 먹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은 멸치 내장[4]을 빼지 않아서 그렇다. 정말 제대로 멸치국물을 내는 집이라면 멸치를 하나 하나 까서 내장과 머리를 다 빼야 하는데, 일 자체는 간단하지만 1인분 멸치 국물을 내기 위해서 까야 하는 멸치의 양이 최소 열 마리 이상이다 보니 꽤나 손이 많이 가는 일이다. 수십 명 분의 국물을 한꺼번에, 그것도 하루에 여러 번씩 내야 하는 멸치국수집에서는 귀찮아서 그냥 통째로 멸치를 때려넣고 국물을 내는 집이 많다. 통째로 쓸 거면 오래 우려내지 말아야 하는데 본전을 뽑으려고 오래 우려내면 내장에서 쓴맛이 다 빠져나오는 것이다. 멸치국물에서 씁쓸한 맛이 난다면 성의 없이 국물을 낸 집이므로 피하자.
고깃집에서 후식으로 멸치국수를 파는 곳들도 있다. 서울의 장위동 유성집 같이 멸치국수가 유명한 고깃집들도 있다. 다만 체인점화 된 이후로는 예전만 못하다는 말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