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주
Victoria State (VIC).
호주 남동부에 자리잡은 주(state). 본토에 있는 주 가운데 가장 작다. 다만 전체 주를 다 놓고 보면 한국의 제주도라 할 수 있는 타즈매니아 주가 더 작다. 그런데 호주의 제주도가 남한의 3분의 2만하다는 게 이 동네 스케일.
주도는 멜버른.
뉴사우스웨일스 주와 뭔가 앙숙 관계다. 아무래도 이 두 주가 역사도 오래 되었고[1] 가장 많은 사람들이 살기 때문이고, 특히 시드니와 멜버른이라는, 각각 호주 1, 2위 도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두 도시가 서로 자기가 호주의 수도가 되겠다고 으르렁대다가, 그럼 아예 중간에 수도를 하나 만들자고 해서 만들어진 게 캔버라.[2] 그렇다고 지역 감정이 극심한 사이는 아니다. 그냥 애증의 관계 쯤 된다.
기후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위도가 높으므로 온대성 기후에 가깝다. 여름에는 40도 가까이 올라갈 때도 가끔 있지만 대체로 우리나라와 비슷한 정도이며 건조하기 때문에 한국의 여름보다는 덜 불쾌하다. 겨울 날씨는 온화한 편이고, 멜버른과 같은 해안 지역은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별로 없다. 내륙으로 가지 않는 한은 눈 구경할 일은 없다. 하지만 습하기 때문에 은근히 춥다. 오래된 집들은 보통 난방 시설이 없기 때문에 밤에는 침대 안에 뜨거운 물주머니를 넣든가 해야 할 걸? 이런 날씨에도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다니는 용감한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은 추위도 안 타나 봐.', '백인들은 피하지방층이 두텁다지?' 같은 추측을 하지만 얘들도 춥기는 마찬가지다. 알고 보면 남성다움을 과시하기 위한 거라나...
멜버른을 비롯한 해안 도시들은 워낙에 구름이 흘러가는 속도가 빨라서 5분 10분 단위로 날씨가 확확 바뀐다. 거짓말 안하고 4계절을 하루 안에 경험할 수도 있다. 그런 날이 드물지도 않다는 것이 더욱 ㅎㄷㄷ. 이 동네에서 일기예보랑 버스 시간표는 믿을 게 못 된다. 빅토리아 주로 여행을 갈 거라면 어느 때 가든 무조건 겨울옷 하나는 챙겨가는 게 상식이다.
하지만 이건 해안 얘기고 내륙은 겨울이 되면 영하로 내려가 춥고 일교차가 크다. 어차피 땅덩이는 더럽게 크고 인구는 적은데 여건이 혹독한 내륙에 살 필요가 별로 없다. 호주의 다른 주처럼 빅토리아 주도 도시가 해안을 따라 형성되는 게 당연. 호주 전역이 대부분 도시는 해안에 형성되어 있다.
교통
대중교통에 관한 정보를 얻으려면 PTV(Public Transport Victoria)[3]로 가면 된다. 시작 지점과 목적 지점을 입력하면 대중교통으로 갈 수 있는 최적 경로를 찾아주므로 편리하다. 주소로 검색할 수도 있고, 역이나 주요한 거점을 기준으로 검색할 수도 있어서 꽤 편리하다. 하지만 모바일 앱은 좋은 소리를 못 듣는다. Öffi 같은 앱 쓰는 게 차라리 낫다는 게 중론.
빅토리아 주에서 통용되는 교통카드는 마이키(Myki). 만약 빅토리아 주에서 마이키가 안 되는 지역이 있다면 그냥 돈 내고 타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처럼 전국 호환되는 교통카드 같은 건 꿈도 꾸지 말자. 주 경계 넘어가면 맥주잔 단위도 바뀌는 나라가 호주다.
대도시 바깥으로 나가면 땅덩이는 넓고 사람은 띄엄띄엄 사니 대중교통으로 해결하기는 한계가 있다. 결국 자가용은 필수.
항공 교통은 멜버른의 멜버른공항에 집중되어 있다. 아발론공항은 저가항공사인 제트스타의 일부 항공편이 들어가는 정도고[4], 멜버른 주위에는 여기 말고도 에센돈공항이나 무라빈공항 같은 자잘한 공항 또는 비행장이 곳곳에 있긴 해도 대부분 개인이나 기업 소유 소형기 또는 지역 기반 소형 항공사들이 프로펠러기로 자잘한 지역 노선만을 굴리는 정도다. 빅토리아 주보다 더 작고 인구는 훨씬 적은 타즈매니아 주도 호바트와 론세스턴 두 곳에 콴타스 정기편이 들어가는데, 빅토리아 주는 멜버른 빼면 메이저급 항공사가 들어가는 곳은 밀듀라(Mildura)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