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 오비
오비맥주에서 만들었던 필스너 맥주. 한때는 다양한 종류로 맥주 라인업으로 발을 넓히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신통치 않았는지 기간 한정 정도 수준으로 끝났다. 적어도 바이젠은 꽤 괜찮았기 때문에 다양성 측면에서 보면 아쉬운 대목. 한국의 대량생산 맥주로는 처음으로 필스너를 표방하고 나온, 나름대로 기념비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정통 프리미엄 독일 황실 맥주"라는 손발이 마른오징어처럼 오그라드는 모토를 밀고 있는데 독일에서 그냥 무시해 줬음 한다.
처음 나올 때는 라벨에 OB가 크게 박혀 있었는데 2015년 6월에 디자인을 바꾸면서 OB는 확 줄이고 Permier는 확 키웠다.처음에는 '더 프리미어 오비'였지만 나중에 '더'를 빼버렸다.
2019년 가을부터는 뉴트로 열풍을 타고 옛날의 OB베어 마크를 사용한 오비라거 뉴트로에게 자리를 내어 주고 있다. 오비라거 뉴트로는 원래 기간 한정으로 출시했지만 반응이 좋았는지 아예 프리미어 오비를 진열대에서 몰아내고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용량 PET 병과 생맥주로도 나오고 있는데, 오비라거 뉴트로도 올 몰트 비어이기 때문에 프리미어 오비는 단종 수순으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비맥주 웹사이트에는 아직 프리미어 오비가 있지만 브랜드 웹사이트는 없애버렸다.
제품
오비맥주 측은 독일 전통 스타일의 맥주로 라인업을 구성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2019년 초 기준으로 보면 필스너 빼고는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상태다.
프리미어 오비 필스너
필스너는 라거의 일종이긴 하지만 보통 미국이나 호주 쪽의 캐스케이드 홉을 위주로 사용한 기존의 한국 맥주와는 달리 체코나 독일 쪽의 노블 홉을 써서 자몽을 연상하게 하는 쌉싸름한 과일향과 몰트향이 잘 조화된 맥주다. 이 맥주는 괜찮게 필스너 분위기를 내고 있다. 전작이었던 오비골든라거가 처음에는 괜찮았다가 다운그레이드 만행을 저질러서 욕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기를 바랄 뿐. 그런데 노블 홉 안 쓰고 캐스케이드 홉을 쓰면 일단 필스너란 말을 쓰기가 남사스러워지니, 오비맥주도 그 생각은 안 할 것 같다. 오비맥주에서는 독일 황실양조장인 바이엔슈태판 효모와 100% 독일산 노블홉을 썼다고 자렁하고 있는데, 호가든을 가져다가 오가든을 만든 다운그레이드 솜씨를 본다면 뭐... '귤이 회수를 넘어가면 탱자가 된다더라'는 옛 성현의 말씀을 실천하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올 몰트 맥주에다가 필스너 맥주지만 가격은 기존의 맥주와 같은 가격대. 이보다 비싼 프리미엄급인 클라우드보다 낫다는 사람도 많다. 물론 그 반대인 사람도 있고... 원조 올 몰트 비어를 자처하는 하이트 맥스가 자극받았는지 2015년 상반기에 올 뉴(all new)를 표방하고 디자인도 맛도 바꾸었다.
한국의 대량생산 맥주로는 처음으로 필스너를 시도했고,, 그럭저럭 괜찮은 성과를 내긴 했지만 체코의 필스너나 일본의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 같은 필스너보다는 아무래도 못 미치긴 한다. 한국 맥주가 다 그렇다 싶지만 몰트의 농도가 모자라게 느껴진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 필스너가 가진 노블 홉의 쌉사름한 산뜻함과 몰트의 중량감 사이 밸런스가 좀 안 맞고 가볍게 들뜬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이게 어디야... 최소한 말오줌은 아니다. 다운그레이드만 하지 마라.
한국식품연구소가 2015년 기준으로 한국에서 대량생산되는 맥주 중 맥아, 홉, 물만 쓴 올 몰트 맥주 세 가지(클라우드, 프리미어 오비, 하이트 맥스)를 분석한 결과 프리미어 오비가 12.16%로 맥즙 함량이 제일 높은 것으로 나왔다. 발효한 맥주 원액에 물을 타지 않은 오리지널 그래비티 맥주라고 광고하는 클라우드(11.69%)보다도 맥즙 함량이 많은 것으로 나온 게 의외라는 분위기다. 하이트 맥스는 10.71%[1]
OB골든라거 때 버릇을 못 버리는 건지, 점점 맛이 옅어진다는 혐의가 있다. 그래도 싸구려 한국 맥주 중에는 여전히 그나마 가장 마실만한 맥주이긴 하다.
사실 진짜 문제는 잘 안 보인다는 것. 업소에서는 정말 보기 힘들다. 하이트 맥스는 파는 업소들이 꽤 있지만 프리미어 OB는 정말 보기 힘들다. 생맥주는 그나마 좀 파는 곳이 있지만 이 역시도 다른 맥주에 비해서는 크게 점유율이 낮다. 편의점에도 캔맥주 정도는 있지만 병맥주나 PET병 맥주 갖다 놓은 데는 정말 보기 힘들다. 일설에는 OB 측에서 마케팅에 크게 신경을 안 쓴다는 얘기가 있다. 실제로 카스에 비하면 광고도 별로 안 한다. 카스가 훠얼Dennis (토론)씬 매출이 많이 나오는데 프리미어 오비는 그냥 아는 사람들만 찾아 마시란 건지...
프리미어 오비 바이젠
2015년 6월에는 바이젠까지 내놓았다. Special Brew Master Selection이라는 말이 붙어 있다. 실제로 독일의 브루마스터인 스테판 뮐러를 모셔다가 개발했다고 한다. 대량생산 맥주 브랜드가 바이젠을 만든 것은 국내 최초다. 필스너로 재미 붙이더니 이제 밀맥주까지 나왔는데, 아주 독일 콘셉트로 밀어붙이려는 기세다. 회사 측에서는 앞으로도 독일의 전통 맥주 스타일을 라인업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 보자.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독일 흑맥주의 일종인 둔켈까지 만들어버렸다.
OB가 만든 바이젠의 맛은? 실제로 바이젠스럽게 잘 만들었다. 바이젠 특유의 시큼한 듯한 콕콕 찌르는 산미, 그 뒤로 스르륵 올라오는 단맛이 꽤 잘 살아 있다. 다만 독일의 바이젠비어와 비교하면 좋은 말로는 가볍고 나쁜 말로는 묽은 느낌이 있는데, 회사 측에서는 우리나라 입맛에 맞춰서 물탄 조정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긴 독일식 밀맥주에 익숙치 않은 우리나라 입맛에는 톡 쏘는 시큼한 맛이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우리나라의 밀맥주 취향이 호가든처럼 허브를 넣어 달달하고 향이 좋은 벨기에 스타일 쪽이라 독일 스타일인 바이젠이 얼마나 먹혀들지는 지켜볼 일이다.
프리미어 오비 둔켈
2015년 10월에는 흑맥주인 둔켈까지 나와 버렸다. 대량 생산 맥주로는 하이트 스타우트에 이어서 두 번째로 나온 국산 흑맥주다. 까놓고 하이트 스타우트는 이름만 그냥 스타우트지 진짜 스타우트의 농도와는 전혀 관계 없는 보리차인지 맥주인지 싶은 술이었다면, 프리미어 오비 둔켈은... 어째 거기서 거기 같은 느낌이다. 단, 둔켈은 가을과 겨울에만 나오는 한정판이다.
곡물은 맥아만을 사용했고 홉은 미국과 독일 것을 혼합했다.
각주
- ↑ "'더 프리미어OB', 올 몰트중 '원맥즙 농도' 1위", <뉴시스>, 2015년 04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