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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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2월 3일 (금) 21:26 판

しんせかい(新世界).

신세카이의 랜드마크라고 할 수 있는 츠텐카쿠. 2022년 8월부터 탑 전체를 LED와 네온으로 둘러치는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 오사카시 나니와구에 있는 번화가. 메이지 유신 이후로 전쟁 전에는 '신세계'라는 이름에 걸맞게 도심 시가지이자 유흥가로 굉장히 번성했지만 이제는 그런 화려함은 도톤보리우메다와 같은 곳에 내어 주고, 옛 정취와 쿠시카츠기름 냄새 위력으로 관광객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런데 왜 이름은 아직도 신세계인 거냐. 백화점과는 아무 상관 없다. 이마트와도. 전반적인 분위기는 젊은 층보다는 중년들에게 어울릴 모습이고, 밤에 가면 번화한 쿠시카츠 골목과는 달리[1] 에비스초역에서 츠텐카쿠로 가는 골목은 스산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아예 쭉 더 가서 신이마미야역 근처까지 가면 본격 슬럼가 등장.

이곳의 아이콘이라면 뭐니뭐니해도 우뚝 솟아 있는 츠텐카쿠(つうてんかく, 通天閣) 철탑이다. 전쟁 전에는 오사카를 상징하는 아이콘 가운데 하나였지만 전쟁 중에 무기 만든다고 쇳덩이를 몽땅 징발해가는 분위기에서 이 녀석도 무사하지는 못했다. 지금의 츠텐카쿠는 전쟁 후에 다시 세운 것. 시간이 흐르면서 오사카 다른 지역에 더 높은 빌딩과 전망대도 여럿 생기면서 빛은 바랬지만 그래도 특유의 고풍스러운 모습과 역사 때문에 여전히 오사카의 주요 관광지로 대접 받고 있고, 오사카를 표현하는 대표적인 이미지 중 하나이기도 하다. 히타치가 장기 계약을 맺고 크고 아름다운 HITACHI(日立) 광고판을 붙여 놓았다. 유료로 전망대 관람도 할 수 있다. 츠텐카쿠 아래에 지하로 내려가는 입구가 있는데 여기로 내려가서 표를 산 다음 엘리베이터로 전망대까지 갈 수 있다.

신세카이의 전쟁 전 옛 모습을 재현해 놓은 모델. 츠텐카쿠에 있다.
신세카이의 쿠시카츠 거리. 오른쪽에 있는 게 가장 규모가 큰 요코즈나다. 왼쪽에 커다란 복어 모형을 걸어놓은 곳은 복어요리 전문점인 즈보라야지만 2020년에 폐점했다.

옛날 분위기가 풀풀 풍기는 상점들이 곳곳에 박혀 있는 이곳에서 츠텐카쿠와 함께 가장 명물이라면 역시 쿠시카츠다. 가장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다루마(だるま)> 본점을 비롯하여 수많은 쿠시카츠 전문점들이 츠텐카쿠과 오사카 국기관 유적 사이에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큰 가게들은 호객 행위에도 열심이라서 분위기가 떠들썩하다. 위 사진은 다루마 본점을 등지고 찍은 것으로 규모로는 제일 큰 <요코즈나(横綱)> 본점이 오른쪽에 떡 하니 크고 아름다운 매장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요코즈나는 이것도 모자라서 신세카이 일대에 큼직한 분점도 여러 개 두고 있다. 다루마나 요코즈나 같은 대형 업소는 오사카 각지는 물론 다른 지역에도 분점을 두고 있다. 커다란 복어 모형을 간판으로 사용하는 복어 요리 전문점 즈보라야(づぼらや)의 신세카이 본점도 명물이었지만 코로나-19 감염증 대유행 사태의 여파로 2020년에 폐점했다.

쿠시카츠 가게가 몰려 있는 곳 뒤편으로는 쟌쟌요코쵸(ジャンジャン横丁)라는 상점가도 있는데, 정말 오래된 분위기의 수수한 음식점, 술집, 찻집들이 있고 기원도 있다. 이곳에도 쿠시카츠 가게들이 있으며, 심지어 아침부터 영업하는 선술집들도 있다. 신세카이에는 아침부터 영업하는 선술집이 여러 곳 있기 때문에 굳이 아침부터 달리고 싶다면 쟌쟌요코쵸 일대를 둘러보자. '쟌쟌'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2차대전 패전 후 이 동네에서는 호객행위를 요란하게 했는데 호객꾼들이 연주하던 샤미센이나 북소리를 '쟌쟌'이라는 의성어로 표현했기 때문이다.[2]

에비스초역에서 내려서 츠텐카쿠까지는 조용하고 어딘가 쇠락한 옛 시가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반면 쿠시카츠 거리 쪽으로 오면 분위기가 반전되어 갑자기 등장하는 현란한 모습과 자욱한 기름 냄새, 그리고 떠들썩한 호객 행위에 당혹스러울 수도 있다. 다루마 본점은 가게 문을 열기 전부터 이미 줄이 서 있고, 피크 타임 때에는 한 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3] 다루마가 단연 최고라는 사람들도 많지만 오사카 사람들 중에는 거기서 거기라면서 별 신경 안 쓰는 사람들도 많다. 오히려 큰 가게보다는 이곳저곳에 알알이 박힌 작은 가게들이 좀더 소박한 분위기도 많이 풍기고 맛 역시 뒤처지지 않는다.

그밖에도 곳곳에 예스러운 분위기를 풍기는 다양한 음식점과 술집이 있고, 몇 개의 호텔도 있다. 뭔가 아재 취향이다.

신세카이로 가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하철 사카이스지선을 타고 에비스초역에서 내리는 것. 3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신세카이 입구가 나온다. 반대쪽 끝에 있는 도부츠마에역이나 신이마미야역에서 내려서 가는 방법도 있다. 접근은 꽤 편리하다. 오사카 노면전차인 한카이선의 에비스초역도 있다. 텐노지에도 노면전차가 있긴 하지만 우에마치선으로 노선이 다르다. 두 노선 사이 직결이 있지만 에비스초 쪽으로는 직결이 없어서 스미요시역에서 갈아타야 하며, 배차 간격이 길기 때문에 지하철보다 환승 자체는 편하지만 환승 시간이 엄청 길어질 수 있는 게 문제다.

신세카이에서 텐노지 쪽으로는 걸어서 넘어갈 수 있다. 츠텐카쿠에서 국기관으로 오다가 국기관 앞에서 계단을 올라가지 않고 왼쪽으로 꺾어져 가면 고가도로 아래로 횡단보도를 타고 텐노지동물원으로 갈 수 있으며, 여기서 동물원으로 들어가서 구경을 하든가 위쪽의 보도로 올라가서 텐노지 쪽으로 건너가든가 하면 된다.

각주

  1. 그나마 여기도 대부분 가게는 오후 9시 이후에는 문을 닫는다. 심야까지 영업하는 가게는 있긴 하지만 정말 드물다.
  2. "쟌쟌 요코초", OSAKA-INFO, OSAKA CONVENTION & TOURISM BUREAU.
  3. 그런데 다루마도 신세카이 안에 분점을 여러 개 두고 있다. 굳이 '본점'이라는 이름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분점 중에 사람이 적은 쪽을 찾아가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