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I
일본 P&G에서 제조하고 판매하는 화장품 브랜드. 효모에서 추출한 피테라(Pitera)란 성분을 내세우고 있다. SK-II 화장품이라면 뭐든 이게 들어가 있다고 보면 된다. SK란 'Secret Key(비밀의 열쇠)'를 줄인 말.
원래는 1970년대에 맥스팩터라는 화장품 회사의 일본 법인 연구자가 개발한 제품이다. 일본 사케 양조장에서 실제로 술 만드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이[1] 이상하게 나이가 들어 얼굴은 주름 투성이지만 손만 매끄럽고 탱탱한 것을 발견하고 그 이유를 연구한 끝에 효모에서 유효 성분을 추출해 낸 게 바로 피테라라고 한다. 이후 1991년에 P&G가 맥스팩터를 인수하면서 SK-II도 같이 넘어왔고, 이후 P&G는 중국과 한국을 시작으로 해서 세계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간다. 그러나 제품의 개발 및 생산은 계속해서 P&G 일본법인이 주도하고 있다.
회사에서 설명하는 피테라의 효과는 피부 턴오버의 주기 회복. 피부는 일정한 주기, 평균 28일마다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고 이전 세포는 각질이 되어 떨어져 나가는데, 나이가 들수록 이 주기가 길어진다. 그만큼 세포의 활력이 떨어지는 건데 이 주기를 원상회복시켜서 피부의 활력을 되찾아준다... 는 게 설명이다. 그밖에도 각종 비타민과 아미노산, 유기산이 풍부해서 손상된 피부 세포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는 회사 쪽 설명.
그런데 화장품의 효능이나 효과들은 대부분이 그 회사에 주장한 것들이고, 연구 결과란 것도 회사에서 진행했거나 회사에서 돈을 댄 연구자들이 진행한 거라서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게 많다. 어쨌거나 회사 측 주장대로라면 계속해서 피테라 화장품을 처발처발하면 그들이 말하는 사케 양조장 사람들처럼 나이가 들어도 주름도 없고 팽팽해야 하는데 그렇지는 않으니까. 사실 피테라의 힌트가 된 사케 양조장 일꾼들은 살아 있는 효모가 풍부한 사케 원액에 거의 하루 종일 손을 푹 담그고 있다. 화장품을 발라서 똑같은 효과를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쨌거나, 효모에 여러 가지 좋은 유효성분이 있다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풍부하고 여러 가지 항산화 성분도 들어 있고 해서 건강 식품으로도 널리 애용된다. 양조를 마친 효모 찌꺼기가 품고 있는 각종 영양물질이 피부에 도움은 될 것이고 보습 효과도 있겠지만 노화방지와 같은 기능은 너무 기대 안 하는 게 좋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만 기적은 없다, 딱 이 정도가 맞을 듯. 이보다 훨씬 비싼 라 메르 같은 걸 바른다고 해서 50대 중년이 20대처럼 탱탱한 피부를 가질 수는 없는 법이다. 더 중요한 건 날마다 얼마나 꼼꼼하게 관리하냐의 문제. 비싼 화장품 사대는 것보다 날마다 자외선 차단제 꼼꼼하게 바르는 게 더 중요하다.[2]
일본에서는 나이든 아줌마들이 쓰는 화장품 정도로 여겨진다 한다. 일본에서 SK-II 쓴다 하면 '쯧쯧, 너도 이제 나이 드는구나.' 하는 반응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