뇨키
gnocchi.
파스타의 일종. 국수 모양의 파스타에만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마치 조랭이떡 같은 뇨키의 모양이 그야말로 괴이해 보일지 모르지만 파스타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된 것 중에 하나다. 보통 분류할 때에는 아무래도 국수로 보기는 힘들기 때문에 라비올리와 같이 만두 (덤플링) 계열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라비올리와는 달리 속을 다른 재료로 채우지 않고 그냥 작은 떡처럼 만드는 게 보통. 이탈리아음식 중에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것으로 고대 로마 때부터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듀럼 세몰리나, 밀, 감자전분, 달걀, 옥수수가루와 같은 것들이 주 재료로 쓰인다. 치즈, 빵가루 같은 것들을 쓰는 곳도 있다. 어떤 재료를 써서 어떻게 혼합하느냐에 따라서 다양한 맛과 질감의 뇨키가 나온다. 가장 널리 애용되기도 하고 대량생산도 많이 되는 종류는 감자전분을 주 재료로 밀가루를 모양이 뭉쳐질 수 있을 정도로만 섞는다.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만들 수 있지만 보통 뇨키라고 하면 동글납작한 크기로 만들며 가운데가 홀쭉하지 않은 것을 빼고는 조랭이떡과 닮아 있다. 반죽한 다음 긴 원통모양으로 만들고 일정한 간격으로 썰어서 크기를 잡은 다음, 물에 삶아서 익힌다. 대다수 파스타와는 달리 알 덴테 그런 거 없고 속까지 잘 익힌다. 아예 냉장고에 하루 이틀 넣어 놓았다가 다시 익혀서 쓰기도 하고, 한 번 익힌 다음 프라이팬으로 노릇노릇하게 구워내기도 한다.
파스타 전문점 가운데는 소스만 메뉴에 죽 써놓고 파스타면은 마음대로 고를 수 있도록 된 곳도 있는데, 면 대신 뇨키를 선택할 수도 있다. 뇨키를 쓴 파스타 요리, 특히 토마토소스를 쓴 요리를 보면 빨간색 때문에 꼭 떡볶이처럼 생겼지만[1] 떡볶이 같은 찰진 감은 거의 없다. 떡보다는 수제비 쪽에 식감이 가까운데, 쫄깃함이 별로 없는 게 한국 사람에게는 좀 익숙치 않은 질감이다.[2]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에서는 뇨키를 파는 레스토랑을 찾기 어려운 편이지만 우리나라도 파스타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현지에서 제대로 공부하고 온 요리사들도 늘어나면서 뇨키를 파는 레스토랑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물론 외국에 나가도 뇨키는 파스타 중에서 마이너한 편이다. 토마토소스나 크림소스 양쪽 다 잘 어울리는 편이지만 처음 도전해 보는 분이라면 크림소스 쪽이 좀 더 부담이 없을 것이다.
전혀 연결될 것 같지 않지만 마카롱의 어원을 따라가다 보면 뇨키가 나온다. 마카롱(macaron)이라는 말이 원래 마카로니에서 나온 건데, 옛날에는 마카로니가 뇨키와 같은 만두나 떡 모양의 파스타를 뜻하는 말이었기 때문. 즉 두 개의 과자 사이에 크림을 발라 붙인 모습이 뇨키와 비슷헤 보이는 게 마카롱의 어원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