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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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nis (토론 | 기여)님의 2023년 8월 30일 (수) 20:00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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いざかや(居酒屋).

일본식 술집. 과 함께 간단한 종류의 요리를 파는 가게다. 술(酒)이 있는(居) 집(屋)이라는 뜻. 居에 '앉다'라는 뜻도 있기 때문에 '앉아서 술마시는 집'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선술집타치노미(立ち飲み)와 구분하는 의미라는 주장이다. 일본에서는 술집이라는 뜻으로 사카바(酒場), 또는 사케도코로(酒処), 노미도코로(飲み処, 呑み処)라는 말도 많이 쓰인다. 특정한 종류의 안주를 주력으로 하는 곳은 그 안주의 이름에 '집'을 뜻하는 屋(や, 야)를 붙여서 쓰기도 한다. 오뎅을 주력으로 한다면 오뎅야(おでん屋), 야키토리가 주력이라면 야키토리야(焼き鳥屋), 같은 식이다. 오히려 이자카야라는 말은 생각보다 덜 쓰는 편. 반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외국에서도 이자카야(izakaya)는 일본식 술집을 뜻하는 말로 널리 쓰인다. 영어 위키피디아에도 Izakaya 항목이 등록되어 있을 정도. 중국에서도 일본식 술집을 居酒屋이라고 쓴다.

일본에서 술집이면 다 이자카야라고 할 수 있으니 스타일은 천차만별이다. 그야말로 장르 구분 없이 오만 게 다 있는 백화점식 이자카야에서부터 해산물이나 야키토리, 고기 전문 이자카야, 지역 재료나 요리를 중심으로 한 이자카야도 있고 심지어는 서양식(洋風, 요후) 이자카야, 이탈리아식, 프랑스식 이자카야를 내걸기도 한다. 다만 서양식이어도 대체로는 일본풍에 서양요리를 퓨전하는 식이다. 일본 바깥의 다른 나라에서는 이자카야를 일본식 술집으로 보고 있지만 일본인들에게는 서양 사람들이 생각하는 혹은 와 비슷한 개념으로, 일본식에만 국한하지 않는 '술집'의 개념으로도 쓰인다.

스타일은 정말로 다양하지만 일본의 흔한 대중 이자카야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특징은 이렇다.

  • 메뉴에 있는 음식의 종류가 정말로 많다. 2, 30 가지는 적은 편이고 프랜차이즈식 이자카야에 가 보면 음식 수가 50가지 이상, 심지어는 100가지가 넘는 곳도 많다. 이런 곳의 메뉴를 보면 10~20 페이지는 기본이다.
  • 가짓수가 많다고는 하지만 대부분의 음식은 간단하게 조리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조리가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요리는 많지 않다. , 구이[1], 튀김, 조림을 비롯해서 수수한 요리들이 많다. 전골 요리 같은 좀더 복잡한 요리도 몇 가지 갖춰 놓은 곳도 꽤 많지만. 비슷비슷한 요리를 조금씩 다르게 해서 메뉴를 부풀리는 곳들도 많다.[2]
  • 하나 하나의 가격이 싸다. 하지만 양도 적다. 우리나라의 술집은 대체로 안주 하나의 가격이 만 단위이고 두세 명은 먹을 양을 주지만 예를 들어 사시미가 700엔이네? 하고 시켜 보면 달랑 세 점... 혼자 먹기에도 애매하게 적은 양이다. 안주를 함께 즐기는 스타일이라면 여러 개를 주문하게 되고 그래서 돈을 꽤 쓰게 된다.

사람 수 대로 테이블 차지를 받는 이자카야가 많으니 미리 확인해 두자. 일행이 여러 명이면 테이블 차지만 몇 만원 나갈 수도 있다. 1인당 500엔이라면 4명이면 2천 엔이다. 특히 신주쿠와 같은 도쿄 쪽 번화가를 비롯해서 대도시 이자카야들은 테이블 차지를 받는 게 기본이라고 보면 된다. 나중에 계산서 보고 바가지 썼다고 점원이랑 싸우지 말자. 테이블 차지를 받는 곳이든 아니든 보통은 한두 가지 기본 안주, 즉 오토시가 제공된다.[3] 오토시 항목에 더 자세히 나와 있지만 이런 문화가 없는 외국인들은 왜 주문하지도 않은 음식을 내 오면서 돈을 받는지 도무지 이해를 못 하다 보니 바가지 씌웠다고 말다툼이 벌어지기도 한다. 도쿄에 외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곳의 이자카야에는 아예 영어나 한국어, 중국어로 테이블 차지에 관한 안내를 써붙여 놓기도 한다.

와타미 같은 전국구급 체인점 이자카야는 메뉴를 보면 일본, 아시아, 서양을 망라하고 이리저리 퓨전까지 하면서 100가지가 넘는 별의별 음식이 다 들어 있어서 '아니 도대체 정체성이 뭐야' 싶을 정도다. 정체성은 그냥 푸드코트라고 보면 된다. 술도 맥주, 니혼슈, 하이볼, 일본 소주는 물론 위스키, 와인, 칵테일, 심지어 한국 소주막걸리까지 갗춰놓은 곳도 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이자카야가 영업을 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알린 것은 90년대인데, 압구정동을 중심으로 로바다야끼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는 고급 술집 취급을 받아서 압구정동 오렌지족의 문화를 상징하는 아이콘 중 하나였다. 지금은 많이 대중화 되었고 일본 스타일로 술과 안주를 주력으로 하는 곳이라면 이자카야라고 자처한다. 아예 일본의 이자카야 체인이 진출하기도 했는데, 일본의 대형 이자카야 체인 와타미는 BBQ와 손잡고 한국에서 합작 법인 형태로 강남역 주변에 매장을 열었다. 하지만 강남역 매장은 접었고, 2020년 가을 기준으로는 서울 송파구의 방이직영점과 인천구월점 둘 뿐이었다.[4] 그나마도 2020년부터 코로나-19 사태로 큰 타격을 입고 결국 모두 접었는데, 2023년에 들어서 서울시 송파구 문정동에 '1호점'을 재개장했다.[5] 이번에는 '小요리 하이볼 선술집'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혼술족에 좀 더 친화적인 곳을 지향하고 있다.

각주

  1. 다만 야키토리를 비롯한 구이는 의외로 시간이 걸린다.
  2. 와타미 같은 체인점 이자카야라면 본사 재료를 미리 손질하거나 반조리 상태로 공급하면 각 업장에서 더욱 빨리 조리할 수 있다.
  3. 기본 안주라고 해서 우리나라처럼 먹고 더 달라는 건 일본에서는 어림도 없다. 그러니까 테이블 차지는 오토시 값이라고 보면 된다.
  4. 우리나라에서 일식의 인기는 무척 좋지만 막상 일본 체인점이 들어와서는 잘 된 케이스가 별로 없고 대부분 사업 확장에 실패하고 철수한다.
  5. "BBQ, 일본식 주점 '와타미' 1호점 재개점", 머니투데이, 2023년 5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