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맥주
オリオンビール(Orion Beer)。
일본 오키나와현에서 생산되는 맥주. 1957년에 오키나와맥주주식회사라는 이름으로 설립했고, 이듬해에 공모를 거쳐서 맥주 브랜드 이름을 오리온맥주로 정했다. 1959년에 첫 맥주 제품을 출시했고 같은 해 아예 회사 이름을 '오리온맥주주식회사'로 바꾸었다. 오키나와에서 물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나고시(名護市)에 공장을 설립했으며 지금도 이곳에서 맥주를 만들고 있다. 처음에는 기린맥주하고 합작하려고 했지만 기린 측에서 오키나와의 물이 맥주 만들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합작이 깨져버렸는데, 결국 나고시에서 맥주 만들기에 적당한 좋은 물을 찾아서 여기에 공장을 만든 것.
오키나와라는 지역성이 강한 맥주답게 오키나와에서는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키나와현 만이 아니라 일본 전국에 유통되고 있으며 한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 수출도 하고 있다. 다만 일본 시장 내 점유율은 1%가 안 되는 수준이며 수출 시장에서는 더더욱 약할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에서도 한때는 80%가 넘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50%가 좀 안 되는 수준으로,[1] 아사히 슈퍼 드라이의 판매량이 더 많다는 분석도 있을 정도로 점유율이 밀리는 실정이다.[2] 그래도 여전히 오키나와 사람들은 오리온맥주를 자기네 지역을 상징하는 제품 중 하나로 생각하고 애정도 많은 편. 오키나와현 및 아마미군도를 제외한 다른 지역 유통과 해외 수출은 아사히맥주가 맡고 있으며 대신 오리온맥주의 공장에서 오키나와현에 유통되는 아사히 슈퍼드라이의 라이선스를 받아 생산 및 유통하고 있다.
제품
오리온맥주를 대표하는 상품은 오리온 드래프트. 병맥주, 캔맥주, 생맥주로 나와 있다. 맥주의 맛은 일본 맥주의 주류를 이루는 아메리칸 라거 스타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사실 미국식 라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아사히나 기린 같은 회사들보다 오히려 오리온이 먼저였다. 오키나와는 일본 패전 후 1972년까지 미국 군정의 지배를 받고 있었고 지금도 주일미군의 대부분이 오키나와에 있기 때문에 정치는 물론 사회, 문화에서도 미국의 영향을 본토보다 훨씬 강하게 받았다.[3] 그 때문에 본토에 있는 맥주 회사들이 아직 독일 스타일의 맥주를 만들던 시대에 일찌감치 아메리칸 맥주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밖에 발포주나 츄하이 제품도 나와 있지만 이들 제품은 오키나와 바깥에서는 맥주에비해 존재감이 미미하다. 무알코올 맥주와 일반 음료도 몇 가지 내놓고 있다.
오키나와라는 지역 자체가 이 맥주의 정체성을 상징하는만큼 일본 전역에 방송하는 광고에서도 오키나와를 적극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예를 들어 오키나와 지역에서 건배를 뜻하는 '카리(かりー)'라는 말을 밀거나, 오키나와 출신 연예인들을 광고 모델로 열심히 기용 한다든가. 위 광고에서 노래를 부르는 Sky's the Limit도 오키나와 출신의 4인조 보컬 그룹이고, 아래 광고에 나오는 모델이자 배경음악의 주인공 역시 오키나와 남부의 미야코섬 출신 싱어송라이터인 시모지 이사무로, 특히 오키나와 방언의 일종인 미야코어로 가사를 쓰는 것으로 일본 안에서는 유명하다.
오키나와의 여러 특산물을 소개하는 시리즈 광고도 약 30편 정도 만들었다. 위 동영상의 광고는 오키나와의 특산물 중 하나인 바다포도. 해초의 일종으로 서양에서는 시 캐비어(sea caviar)라고 부를 정도로 캐비어와 비슷한 느낌이 여러 모로 있다. 그밖에도 오키나와 전통 문화를 소개하는 광고들도 많이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에도 캔맥주는 물론 생맥주도 수입 유통되고 있으며 일본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서도 아사히맥주를 수입하고 있는 롯데아사히주류에서 수입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오리온맥주가 아닌 '오키나와맥주'라는 이름으로 팔리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2014년에 오리온제과에서 이메일 오리온맥주 상표권을 등록했기 때문으로, 오리온 측에서는 브랜드 가치 보호를 위한 것일뿐 실제 맥주 생산계획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알박기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오리온맥주라는 이름으로 팔지 못하고 오키나와맥주라는 이름을 쓰게 된 것.[4] 이 당시 롯데아사히주류에서는 아사히 슈퍼드라이와는 달리 오리온맥주는 광고나 마케팅은 적극 하지 않았다. 편의점에서는 보기 힘들고 대형마트를 가야 어쩌다 볼 수 있는 정도였다. 주로 이자카야나 일본음식점을 중심으로 생맥주 시장 쪽을 주로 공략하고 있지만 이 역시 아사히 슈퍼드라이에 비하면 많이 밀리는 형편이었다.
그런데 2024년부터는 다시 '오리온맥주'라는 이름을 되찾았다. 아마도 오리온과 협상이 잘 된 듯. 롯데아사히주류도 적극 판촉활동을 하면서 편의점에서 오리온 더 드래프트 캔맥주를 보기가 쉬워졌다. 다만 가격은 행사 세일가격으로도 3캔에 12,000원, 즉 프리미엄급인 에비스맥주와 같다. 오리온맥주는 잡곡이 들어가며, 일본에서는 프리미엄 맥주 취급을 젼혀 못 받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이런 만행을 저지르고 있는 것. 특히 올 몰트 비어이고 일본에서는 오리온보다 가격대가 높은 산토리 더 프리미엄 몰츠나 기린 이치방시보리도 4캔 12,000원에 파는지라 오리온맥주의 가격 정책에 좋은 소리가 나올 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