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묵
생선의 살을 갈은 다음, 녹말이나 밀가루를 섞어서 반죽을 만들고 기름에 튀기거나 쪄서 모양을 굳힌 것. 시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것은 튀긴 어묵이다. 겉은 황토색 색깔에 기름기가 좔좔 흐르는, 흔히 볼 수 있는 어묵이 바로 튀긴 것. 대량생산 하기도 좋고 맛도 고소하니 주류를 이루고 있다. 옛날에는 튀긴다는 점 때문에 덴뿌라라고 부르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다. 찐어묵도 드물지는 않다.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찐어묵은 게맛살. 우동 같은 것에서 가끔 볼 수 있는 하얗고 빨간 무늬가 들은 것도 찐어묵이고 농심 육개장 사발면을 비롯한 컵라면에도 건더기로 말린 찐어묵이 들어가는 것들이 있다.
흔히 오뎅이라고 많이 부르는데, 오뎅은 어묵이라기보다는 어묵을 넣고 끓여낸 국물요리에 가깝다.오뎅탕은 더더욱 잘못된 말이다. 좀더 이해하기 쉽게 말하면 갈비를 갈비탕이라고 부르고, 갈비를 넣고 끓인 탕은 갈비탕탕으로 부르는 격이다. 유상무상무도 아니고.
우리나라에서는 역시 일본과 가까운 부산 일대에서 어묵 산업이 발전했다. 부산어묵은 한국에서 어묵을 대표하는 지역 브랜드로 이미 자리를 확실히 잡고 있다. 원조가 누구인지는 관련된 글마다 다른 대목들이 있는데, 일단 동광식품, 삼진어묵, 환공어묵 중에 하나가 지목된다. 일단 최초로 알려져 있는 건 동광식품인데 한번 명맥이 끊겼다가 다시 사업을 재개했고, 창업 후 지금까지 안 끊기고 계속 어묵을 만들어 온 업체로는 요즘은 어묵베이커리와 어묵고로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삼진어묵이 가장 역사가 길다. 그 뒤가 환공어묵. 부산일보에서 이에 관련한 역사를 정리한 글이 있다.[1]
그런데 부산어묵이라고 타이틀만 달고 실제로는 다른 지역의 공장에서 생산되는 어묵도 꽤나 있어서, 부산 지역 어묵생산자들이 때로 인증 마크를 만들었다.
재료나 제조 공정이 종종 의심 받는 대표적인 식품이다. 일단 어떤 생선을 넣었는지 알 길이 없다. 그냥은 맛없어서 먹기 힘든 고기들, 특히 먼바다에서 잡아오거나 수입한 냉동생선살이 주로 쓰인다고 한다. 맛이 없어도 조미료 좀 넣고 기름에 튀기면 고소해지는 법이다. 좀 고급화 전략으로 가는 것들은 조기살을 넣었네 도미살을 넣었네 하고 자랑스럽게 써놓는다. 제조공정 역시도 부패하기 쉬운 생선살을 갈고 다른 재료와 섞는 과정에서 대량생산을 하게 되면 반죽이 여기저기 끼고 들러붙기도 쉬우니 위생 관리 하기가 장난이 아니다. 튀기는 기름도 잘 관리하고 있는 건지 어쩐 건지 궁금한 대목.
우리나라에서 어묵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리해서 먹는다.
- 채썰거나 해서 간장이나 고춧가루 양념을 넣고 볶아서 밥반찬으로 먹는다.
- 무와 간장을 비롯한 양념을 해서 탕을 끓여 먹는다. 일본은 가쓰오부시 장국을 베이스로 하지만 우리나라는 일본식으로 하는 게 아니라면 무와 간장이 주종이고 멸치나 북어대가리를 쓰기도 한다.
분식집, 특히 떡볶이집이라면 없어서는 안 되는 친구. 떡볶이의 매운맛을 달래주는 의미도 있고, 어묵을 떡볶이 건더기로 쓰기도 하며, 오뎅국물을 떡볶이의 육수로 쓰기도 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필수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