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라면
적어도 매출액 기준으로는 오징어짬뽕은 가뿐히 뛰어넘었고 심지어 대형마트에서는 신라면의 짬뽕을 베이스로 만든 라면.
중국집의 영원한 라이벌 짜장면도 짜장라면으로 나와 있으니 짬뽕도 라면화가 안 되면 이상하다. 하지만 둘 사이의 인기는 좀 차이가 있는데, 짜장라면은 보통의 국물 라면과는 확실한 차이가 있는 비빔면, 혹은 볶음면 방식이라 명확하게 구별이 되지만 짬뽕라면은 기본적으로 국물 라면이므로 다른 라면과 구별이 덜 된다. 또한 독보적인 1등으로 장기집권을 해 온 짜파게티와는 달리 짬뽕 쪽은 독재가 덜한 편이다. 짜장면 나라보다는 짬뽕 라면 쪽이 좀더 민주화 되어 있다. 물론 독보적인 에이스라면 농심의 오징어짬뽕이겠지만 아무래도 인지도나 인기 면에서는 짜파게티에 못 미치는 실정. 사실 계속해서 경쟁제품들이 들이대고 있는 짜파게티와는 달리 오징어짬뽕은 프리미엄 짬뽕라면 전쟁이 시작되기 전에는 경쟁제품이랄 것도 없었다.
기존에 '해물탕면'이라는 이름으로 나와 있던, 해물 베이스 국물의 라면들도 있다 보니까 짬뽕라면은 이따금씩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존재였다. 두 가지가 똑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해물탕면은 해물 육수, 특히 조개 계통의 시원한 맛을 강조하는 반면, 짬뽕라면은 베이스가 돼지뼈나 닭뻐 국물이고 조금 더 느끼하고 얼큰한 쪽을 강조한다. 국물도 짬뽕라면은 중국집 짬뽕 분위기를 내기 위해 빨갛게 만드는 편.
대체로 스타일이 거기서 거기인 짜장라면과 달리, 짬뽕라면은 여러 가지 변형된 것들이 나왔다. 한 때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를 주도했던 삼양식품의 나가사끼짬뽕도 있고, 역시 같은 삼양에서 나온 볶음짬뽕 스타일의 간짬뽕도 있다.
별 주목을 못 받고 오징어짬뽕 혼자서 고군분투해 온 이 시장이 갑자기 불이 확 붙은 것은 2015년에 불 붙은 프리미엄 짜장라면 전쟁이 짬뽕라면으로 넘어오면서부터. 좀 더 중국집 짬뽕에 가까운 스타일의 짬뽕라면이 쏟아졌다. 오뚜기라면의 진짬뽕, 농심의 맛짬뽕, 팔도 불짬뽕, 삼양식품의 갓짬뽕이 줄줄이 쏟아졌다. 승자는 대략 진짬뽕으로 가고 있는 분위기. 적어도 매출액 기준으로는 오징어짬뽕은 가뿐히 뛰어넘었고 심지어 대형마트에서는 월간 매출 기준으로 신라면까지 제칠 정도. 그동안 거의 모든 분야를 석권해 온 농심으로서는 한방 맞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