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루메시
久留米市.
일본 후쿠오카현에 있는 도시. 이름으로 보면 미식을 뜻하는 구루메(グルメ)랑 무척 비슷하기 때문에[1] 뭔가 맛있는 게 많겠다 싶지만 별게 없다는 게 문제다. 쌀 미(米)자가 들어가니까 쌀이 맛있나? 하면 그런 것도 아니고... 이쪽은 오히려 공업이 발달해서 여기서 짜는 무명천은 구루메가스리(くるめがすり, 久留米絣)라고 해서 튼튼하기로 유명했다. 고무와 신발 산업도 일찍 발달했다. 세계 타이어 시장의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브리지스톤[2]이 바로 1931년 쿠루메시에 문을 열었다. JR 쿠루메역 앞에는 브리지스톤의 4 미터짜리 대형 중장비용 타이어가 전시되어 있다.
이렇다 할 관광지도 없고, 음식도 그저 그렇고 해서 여행으로 가기에는 별 매력이 없다. 후쿠오카시를 기점으로 관광을 할 요량이라면 나가사키나 하우스텐보스, 유후인, 쿠마모토 정도가 갈 만한 곳이고 쿠루메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곳 정도... 하카타역에서 JR 또는 니시테츠를 타고 한 시간도 안 걸리는데, JR 쿠루메역은 썰렁하다. 굳이 시간이 하도 남아돌아서 쿠루메를 방문하고 싶다면 니시테츠 타고 가자. 이쪽이 시내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다. 큐슈신칸센이 개통되고 나서는 쿠루메역도 신칸센 정차역이 되었기 때문에 먼 거리 교통이 대폭 편리해졌다. 그러나 여전히 JR 쿠루메역은 썰렁하다.
사람들에게 좀 알려져 있는 음식이라면 쿠루메라멘. 큐슈 쪽을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인 돈코츠라멘의 원조를 두고 후쿠오카시와 열심히 싸우고 있다. 쿠루메시 이곳저곳에 라멘 가게가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면 돼지 누린내에 상당히 거부감을 가질 수 있다. 하카타라멘보다 스프의 돼지 농도가 더 강한 게 특징. 하지만 일본인들의 관점으로 보면 그게 원래의 돈코츠라멘 맛이다. 후쿠오카시의 라멘들이 외지인을 의식해서 깔끔하게 국물을 뽑는 이른바 뉴웨이브 스타일이 많아졌다면 쿠루메 쪽은 뉴웨이브는 적은 편. 그만큼 외지인들에게 인기 없는 곳이란 뜻.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돈코츠라멘 항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