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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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1일 (화) 00:33 기준 최신판

말 그대로 고속으로 운행하는 철도. 국제철도연맹 기준으로는 시속 200 km 이상이면 고속철도로 분류하지만 우리나라의 철도사업법에 따르면 200~300 km/h 사이는 준고속철도로 분류하고 300 km/h 이상이어야 고속철도로 분류한다. 이 기준으로는 일본 신칸센의 상징인 토카이도 신칸센도 최고시속 285 km/h이므로 준고속철도로 취급 받는다. 우리나라도 KTX 노선 중 경부고속선과 호남고속선만 고속철도에 해당하며, KTX-이음이 다니는 경강선이나 중앙선은 영업최고속도가 250km/h이므로[1] 법적으로는 준고속철도다.

도로교통과 항공교통 사이에 끼여서 말라 죽어가고 있던 여객철도를 되살린 정도를 넘어서, 역으로 고속버스와 단거리 항공에 커다란 타격을 주었다. 우리나라만 해도 KTX가 들어가면 그 지역의 고속버스와 국내선 항공노선은 쑥대밭이 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고속버스는 고속철도보다 확실히 느리고, 항공은 속도 그 자체는 고속철도보다도 월등하지만[2] 공항이 소음 문제로 외곽에 있다 보니 도심과 공항 사이의 거리 및 시간, 여기에 타고 내릴 때 거쳐야 하는 보안검색이나 수하물 처리와 같은 복잡한 절차 때문에 까먹는 시간을 감안하면 4시간 안에 고속철도로 갈 수 있는 구간, 즉 이른바 '4시간의 벽' 안에 들어오는 구간이라면 고속철도가 더 좋은 선택이다.

경부고속선이 개통되었을 때 서울-부산 간 고속버스와 항공은 이용객이 급감했다. 항공은 이후 에어부산을 필두로 한 저가항공사들이 KTX보다 저렴한 항공료를 내세웠고, 서부산이나 김해와 같은 경남 남동부 쪽은 접근성 면에서 KTX보다 낫기 때문에[3] 나름 선전하고 있다. 반면 고속버스는 부산종합터미널이 도심에서 접근성이 너무 안 좋은 북쪽 끄트머리는 노포동[4]에 있다 보니 고전하고 있다. 서울 강남에 내려준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이것도 수서평택고속선이 개통되면서 사라져 버렸다.

다만 고속철도는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지고 있다 보니 기존 도심 근처에 역을 만드는 게 쉽지 않아서 노선이나 역이 외곽으로 빠지는 경향이 나타나서 접근성이 썩 좋지 않은 역들도 적지 않으며,[5] 호남고속선의 공주역처럼 지역이기주의까지 얽혀서 잡근성이 처참한 수준인 것도 있다.[6]

기후변화 문제가 대두되면서 더욱 각광 받고 있다. 항공기와 비교하면 철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넘사벽으로 적다. 유럽에서는 국가간 고속철도망도 구축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항공을 이용하지 않고[7] 철도만 이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각주

  1. KTX-이음 열차 자체의 영업최고속도는 260km/h다.
  2. 이것도 이륙과 착륙 과정에 필요한 시간이 있기 때문에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아무리 가까워도 40분 이하로 줄일 수도 없다.
  3. 창원은 KTX가 정차하지만 동대구역부터는 기존 재래선인 경부선을 따라가다가 경전선으로 넘어오는 경로이므로 운행속도가 뚝 떨어진다. 진주는 사천공항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다. 여기에 사천에 항공우주산업단지가 있다 보니 연명할 정도의 수요가 나온다.
  4. 부산 지하철 1호선 북쪽 종착역이다.
  5. 대표적인 사례가 울산역으로, 기존 울산역이었던 태화강역이 시내에 있는 데 반해 울산역은 도심에서 20 km 이상 떨어진 울주군에 자리 잡고 있다. 다만 태화강역도 시내 치고는 위치가 애매한 것도 있고, 연계교통을 잘 이용하면 생각보다 시간도 많이 안 까먹기 때문에 초기의 우려를 비웃듯이 장사가 아주 잘 되고 있다.
  6. 다만 공주역은 공주 지역이 아닌 오송역을 호남고속선 분기점으로 만들려고 한 그 지역의 이기주의가 가장 크게 작용한 산물이다. 오성 분기로 하면 애초부터 공주 시내에 가깝게 노선을 만들 수가 없었기 때문.
  7. 이를 플라이트 쉐임(flight shame)이라고 한다. 비행기 타는 게 부끄럽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