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항기
국내선 항공편이지만 국제선을 이용하는 환승 승객 전용으로 운항되어 국제선처럼 운영되는 항공편.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미주, 유럽, 대양주 노선을 타려면 인천국제공항으로 가야 한다. 부산에서 이렇게 가려면 KTX-공항철도나[1] 장거리 공항버스를 타고 인천공항까지 가야 하는데, 만약 김해공항에서 인천공항까지 가는 항공편이 있다면 훨씬 편리할 것이다. 그런데 김해-인천은 국내선이기 때문에[2] 일단 인천에서 짐을 찾고 도착장으로 나온 다음 다시 국제선 체크인을 하고 짐을 부치고 출국수속을 해야 한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 내항기다. 내항기는 국내선 구간을 운항하지만 국제선으로 간주된다. 따라서,
- 입출국수속은 첫 출발지 또는 최종 도착지에서 한다. 예를 들어 김해-인천-로스엔젤레스라면 입출국수속을 인천공항이 아닌 김해공항에서 한다.
- 따라서 내항기 구간만 이용하려는 승객은 탈 수 없다. 즉 국제선 환승 승객만 이용할 수 있다.
- 물론 출도착도 국제선 터미널에서 하며 보안검색도 국제선과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
- 내항기와 국제선 사이 환승은 국제선 사이 환승과 같은 방식이다. 즉, 위의 예에서 인천공항에 내렸다면 환승 통로를 해서 보안검색만 다시 받고 보세구역으로 나가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아예 탑승 측 통로 쪽으로 나가게 해서 보안검색을 다시 안 받고 바로 보세구역으로 나가게 해 주기도 한다.
- 외국에서 들어와서 인천공항에서 내항기로 갈아탈 경우, 보세구역에 있다고 해도 면세점에서 물건을 살 수 없다. 면세점에서는 계산을 할 때 항공권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내항기 환승 예정인 것이 확인되면 계산 불가. 반대로 내항기로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환승편으로 출국할 때에는 내항기가 출발하는 공항에서나 인천공항에서나 면세점 쇼핑에 문제가 없다.
- 취소 및 환불 규정도 국내선이 아니라 국제선 규정을 따른다.
발권은 국제선과 함께 연결편으로 함께 발권을 하든가, 이미 발권한 국제선 항공권에 추가로 내항기를 연결시켜서 발권하든가, 그래야 한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2019년 9월부터 아예 추가로 단독 발권하는 것도 막아버렸다.[3] 대한항공 측은 사용자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고 변명하지만 자사 이익을 위한 꼼수라고 비난을 받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예약센터에 전화하면 이미 발권한 국제선에 내항기를 추가로 연결해서 발권할 수 있다.
내항기를 뜻하는 딱히 적절한 영어 단어는 없고 대한항공은 transit exclusive domestic flight(환승전용 국내선, TEDF)라고 쓰고 있다.[4]
2018년 여름 기준으로 인천-부산에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인천-대구 구간에는 대한항공이 내항기를 운항하고 있다. 그밖에 인천-제주 구간도 있긴 하지만 이건 내항기가 아니라 그냥 국내선으로 운영하고 있다. 대체로 자기네 항공사 혹은 자기네 항공동맹체 승객을 위주로 운항하는 거라 그렇지 않은 환승객은 예약이 안 되거나 예약이 되어도 운임이 비싸다든가[5], 수하물 이전이 안 되거나 하는 문제가 있다.
기내 서비스는 국내선과 같다. 비즈니스 클래스 그런 거 물론 없고 기내식? 그런 거 없다! 국내선처럼 음료 제공만 한다.[6]
내항기에 익숙하지 않은 승객, 특히 외국인 승객들은 정확한 이용법을 설명 받지 못하면 낭패를 볼 수 있다. 가장 저지르기 쉬운 실수가 내항기를 타기 전에 입국심사를 해 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어 런던-인천-부산을 이용하는 승객이 인천공항에서 입국심사를 해 버리면 예정했던 인천-부산 내항기 환승편을 절대 탈 수 없다. 입국심사장에서는 승객이 내항기를 이용하는지 여부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여권을 내면 그냥 입국심사를 진행한다. 만약 짐까지 있다면 일이 더 꼬인다. 물론 출국할 때에도 인천공항에서는 국제선 환승을 이용해야 하지만 이 경우는 이미 내항기를 타기 전에 출국심사를 하고 출발하기 때문에 혼란이 적은 편이다.
내항기와는 다르지만 비슷한 면이 있는 항공편도 있는데, 국제선이지만 한 국가 안에서 두 곳 이상 들르는 항공편이 있다. 루프트한자는 예전에 김해-인천-부산-뮌헨 항공편을 굴린 적이 있다. 김해공항에 있던 유일한 장거리 노선이었는데, 다만 김해-인천 구간만 이용할 수는 없었다. 지금은 인천-부산-뮌헨으로 단축된 상태. 지못미 김해.
지방공항, 특히 내항기가 다니고 있는 김해공항으로서는 편리하긴 하지만 한편으로는 영 좋지 않은 노선인데, 내항기를 통해 지역의 국제항공 수요가 인천으로 빨려 나가기 때문에 지방공항발 외국 중장거리 직항 노선 개척에는 장애물이 되기 때문이다. 내항기가 다니고 나서 루프트한자가 김해-인천-뮌헨 노선을 인천발로 단축시킨 게 대표 사례다. 다른 항공사들도 김해발 장거리 노선을 뚫는 걸 주저하는 원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내항기는 외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항공편이다. 외국의 경우, 앞서 언급한 루프트한자의 김해-인천-뮌헨 노선처럼 국제선과 국내선을 결합해서 운항하는 경우는 있다. 예를 들어 콴타스의 멜버른-퍼스-런던 노선이 그런 예인데, 루프트한자는 자사의 관점에서 보기에 김해-인천 구간은 외국이므로 한국에서 허가를 받지 못해서 이 구간을 국내선으로 운항할 수 없었지만 콴타스는 멜버른-퍼스 구간이 자기네 나라이므로 이 구간을 국내선으로 굴린다. 즉 우리나라의 내항기와는 달리 멜버른-퍼스만 탈 수도 있다. 그러나 출도착은 국제선 터미널에서 이루어지며 체크인 마감 및 보안 검색도 국제선 기준으로 한다. 또한 호주의 국내선은 신분증 검사를 철저하게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 노선만큼은 여권은 아니더라도 운전면허증과 같은 신분증이 반드시 필요하다. 물론 이러한 사례는 같은 비행기로 국제선과 국내선을 연결해서 운항하는 것이고 내항기는 오로지 국제선 환승용으로 국내 구간만 운항하는 항공편이다.
각주
- ↑ 한때는 인천공항역 착발 KTX도 있었지만 2018년 평창올림픽 이후로 인천공항 직통 KTX가 운행이 중지되었으며 코레일은 수요 부족을 이유로 아예 운행을 중단할 계획을 내비쳤다. 결국 2018년 9월 1일부터 완전 중단 확정. 서울역에서 공항철도로 환승해야 한다.
- ↑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데, 인천공항에도 국내선 게이트가 있다 제1터미널 가장 오른편에 체크인 카운터와 보안검색대가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 "KE 내항기 단독발권 완전 금지", <여행신문>,2019년 9월 10일.
- ↑ "Transit Exclusive Domestic Flights", Korean Air.
- ↑ 예를 들어 자기네 환승객에게는 국내선 운임을 받지만 그밖에는 국제선 기준으로 운임을 받는다든가 하는 식이다. 같은 거리라도 국제선은 운임이 비싼 편이고 편도 운임이 왕복 운임의 절반보다 훨씬 비싸다.
- ↑ 어차피 비행시간이 한 시간도 안 되니 기내식이 필요하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