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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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안주 음식. 말 그대로 두부김치를 주 재료로 한 안주다. 이른바 민속주점 종류의 술집에는 거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메뉴다.

두부에 볶은 돼지고기김치를 올려서 먹는다. 두부나 김치볶음이나 따끈따끈할 때 먹는 게 맛있지만 식어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보면 김장철에 김치속에다가 삶은 두부를 얹어서 막걸리 한 사발 걸치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도 있고, 두부 두루치기에서 두부돼지고기 김치볶음을 따로 떼어놓은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두부는 삶은 다음 한입 크기로 먹기 좋게 잘라내고, 김치돼지고기, 양파와 함께 기름에 볶아서 곁들여 낸다. 김치는 수분이 많이 빠지지 않고 아삭아삭한 맛이 나게 살짝 볶는 게 좋은데, 돼지고기는 좀더 잘 익혀야 하므로 먼저 돼지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서 볶다가[1] 김치를 넣어서 빠르게 볶아낸다. 이렇게 하면 돼지기름도 좀 녹아나오니까 기름을 적게 쓸 수 있다. 대파는 마지막 단계에 넣어 볶는다. 설탕을 조금 넣어서 살짝 단맛을 내주면 더 좋고 참기름을 살짝 넣으면 고소한 향이 잘 어울린다. 접시에 담고 참깨를 뿌려서 마무리. 김치찌개고기 대신 참치를 넣어서 끓이는 것처럼 참치를 넣을 수도 있다. 이 때는 이미 참치 통조림은 다 익힌 상태이므로 김치와 참치를 같이 넣어서 볶으면 되고, 참치 통조림에 기름이 들어 있기 때문에 식용유를 따로 안 넣어도 된다. 고기가 없거나 넣기 싫다면 식용유를 써서 김치를 볶아내는데, 고기가 들어가나 안 들어가나 김치가 아삭한 맛이 약간 남아 있는 정도로 볶는 게 중요하다. 고기가 없어도 김치만 맛나게 볶았다면 그럭저럭 맛있다.

아주 간단하게 하려면 편의점에서 두부 한 모와 볶음김치 두 개를 산 다음에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데우면 끝. 돼지고기가 안 들어가는 게 약점이지만 꽤 먹을만 하다. 두부 써는 것도 귀찮으면 그냥 젓가락으로 잘라 먹자. 아예 두부볶음김치를 패키지로 만든 두부김치 안주도 세븐일레븐을 비롯한 편의점에서 볼 수 있다.

김치의 매운맛과 두부의 담백한 맛이 적당히 균형을 이루기 때문에 매운 안주를 자주 곁들이는 소주 또는 막걸리 안주로 사랑 받는다. 맥주 안주로는 잘 생각나지 않는 안주지만 먹어보면 잘 어울린다. 장사한 지 오래 된 한국식 호프집 메뉴에는 두부김치가 있는 곳이 많다. 와인은 생각도 하지 말자. 어거지로 마리아쥬를 만들기도 하지만 레드든 화이트든 와인은 김치랑은 상성이 잘 안 맞는다.

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고 만들기도 간단한 편이므로 집이든 캠핑이든 간단하게 만들 수 있다. 물론 김치가 잘 익고 맛있다는 것이 전제조건이긴 하지만. 돼지고기김치를 적당한 정도로 잘 볶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마냥 만들기 쉬운 음식만은 아니다. 술집에 가서 주문해 봐도 맛나게 하는 데를 보기가 은근 쉽지 않다.

김장이 동네 잔치일 때에는 으레 김장을 하는 집에서 동네 술판도 벌어지는데, 이 때 김치속에다가 두부를 삶아서 곁들여 안주로 먹는다. 특히 김치속에다 마침 막 제철을 맞이하는 을 투입해서 버무리면 그야말로 환상의 궁합.

각주

  1. 아예 정육점에서 고기를 살 때 제육볶음 정도 할 수 있는 크기로 잘라달라고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