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quila.
멕시코를 중심으로 중부아메리카 지역에서 발달해 온 증류주. 선인장의 일종인 용설란(아가베) 중에서도 블루 아가베의 시럽을 주원료로 한다. 요즈음 아가베 시럽이라고 팔리는 게 바로 용설란에서 뽑아낸 시럽이자 테킬라의 주원료. 아가베 시럽에는 당분이 풍부하므로 시럽에다 효모만 투척해 주면 발효가 된다. 이것을 두 번 또는 세 번 증류하면 테칼리가 된다.위스키도 브랜디도 아닌 증류주인데, 이미 당분이 풍부한 시럽을 발효시키는 것이라 과정만 본다면 브랜디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테킬라는 용설란을 재료로 한 증류주를 뜻하는 메스칼(Mezcal)의 일종으로, 앞서 언급했듯이 블루 아가베를 사용한 것만 테킬라라고 부른다. 또한 멕시코에서는 할리스코(Jalisco) 주 전역, 그리고 과나후아토(Guanajuato), 미초아칸(Michoacán), 나야리트(Nayarit), 그리고 타마울리파스(Tamaulipas) 주의 일부 지역에서 만든 것에만 테킬라라는 이름을 쓸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메스칼 전체 생산량의 70%는 오악사카(Oaxaca)에서 나오지만 멕시코 바깥, 특히 미국처럼 가까운 데가 아닌 다른 대륙 사람들은 메스칼은 잘 모르고 테킬라만 아는 사람들이 많다.
메스칼은 환각물질인 메스칼린과 이름이 비슷해서 마치 비슷한 환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종종 사람들이 착각한다. 그러다 보니 테킬라에 환각 효과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하다. 그런데 술이니까 일단 마시면 뿅 간다.
오크통 숙성을 하는 것도 있고, 오드비 상태에서 병입해서 파는 무색투명한 것도 있다. 쉽게 생각하면 오크통 숙성한 것이 비싸다고 생각하겠지만 꼭 그런 건 아니라서 고급품 중에서도 숙성 없이 무색투명한 제품이 많다.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에는 길고 좁은 잔에 토닉 워터와 함께 담아서 단번에 마셔버리는 게 꽤나 유행했다.
보통 테킬라에 딸려 나오는 게 소금과 레몬, 손등에 레몬즙을 바르고 소금을 묻힌 후, 테킬라를 한잔 마시고 소금과 레몬을 핥는 것. 그런데 정작 멕시코에서는 이런 거 없고 미국에서 시작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오는 테킬라인 몬테 알반은 병 안에 애벌레 한 마리를 넣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걸 또 제조사에서는 정력에 좋다고 광고를 때리고, 그래서 병째 시키면 서로 먹으려고 드는 남자들도 있다. 이 애벌레는 용설란 선인장에 사는 나방의 애벌레인데, 제조 과정에서 이게 나오면 질이 떨어지는 싸구려 메스칼 취급을 받았다. 그러니 뭔가 특이한 거 들어 있다고 열광하거나 고급품이라고 생각하지 말자. 그저 마케팅 술수일 뿐이다. 하긴 뭐, 번데기도 먹고 굼벵이도 정력에 좋다면 초가집을 헤집고 다녀서 잡아먹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