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urbon.
위스키의 일종으로 미국, 특히 켄터키 주를 중심으로 발달했다. 주 원료는 옥수수로 옥수수 증류주 원액이 51% 이상 들어가야 버번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 그밖에는 호밀이나 밀을 비롯한 곡류가 원료다. 보통은 연속 증류한다. 저렴한 녀석들은 증류와 오크통 숙성을 거치고 나서도 왠지 모르게 구수한 옥수수향이 깃들어 있다. 열심히 고급화를 추구해 왔지만 스코틀랜드는 그냥 웃고 만다. 버번? 그거 뭐 미국 소주지. 스카치 위스키보다는 낮게 취급 받는 편이지만 버번 역시도 나름대로의 발전 과정을 거쳐서 세계 위스키계에서 확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고급스러운 버번들은 싸구려 옥수수향 따위는 저 멀리 사라지고 절대로 스코틀랜드가 웃고 넘어갈 수 없는 우아함이 느껴진다.
유래
어원을 따져보면 프랑스의 부르봉(Bourbon) 왕조와 같은 이름인데, 뉴올리언즈의 버번 스트리트에서 따온 것이라는 설과 켄터키의 버번 카운티에서 따온 거라는 설이 있다. 근데 얘들은 부르봉하고 무슨 관계냐고. 미국은 영국 식민지였는데. 뉴올리언즈 쪽은 원래 프랑스 쪽에서 개척한 곳이고 프랑스인들이 많이 건너왔다. 사실 뉴올리언즈(New Orleans)라는 말 자체가 프랑스의 오를레앙[1]에서 온 것이다. 이 지역에서 재즈가 태동하는 데에도 프랑스계 이민자들, 그리고 이들과 흑인의 혼혈인 크레올의 역할이 상당히 컸던 만큼, 부르봉이 버번의 어원인 게 알고 보면 그리 이상할 게 없다. 프랑스에서 옥수수 위스키가 인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거나 이쪽 동네에서 버번이 많이 생산되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버번을 숙성했던 오크통을 스코틀랜드에서 사가서 위스키를 담는 데 쓰기도 한다. 싱글 몰트 위스키인 글렌피딕을 비롯해서 싱글 몰트 위스키들 중 버번 오크통을 쓰는 것들이 있다. 버번은 새 오크통으로만 숙성시킬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반대로 스카치 위스키는 보통 중고 오크통을 사용하기 때문에 서로 윈-윈하는 셈.
규정
미국에서는 '버번'의 정의를 규정하고 있으며, 아래 조건을 지켜야만 '버번'이라는 이름을 쓸 수 있다.[2]
-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
- 곡물의 혼합물을 사용해서 만들어야 하며, 적어도 51%는 옥수수여야 한다. 옥수수는 달콤한 향미를 만들어낸다.
- 160 프루프(미국 기준, 알코올 도수로는 80%)를 넘지 않도록 증류해야 한다.
- 안쪽을 그을린 새 오크통에 숙성해야 한다.
- 인공색소나 인공향미료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 숙성을 위해 오크통에 넣을 때에는 125 프루프(알코올 도수로는 62.5%)를 넘어서는 안 된다.
최소 숙성 기간은 정해져 있지 않은데, 2년 이상 숙성했다면 스트레이트 버번(Straight Bourbon)이라는 말을 쓸 수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버번은 최소 4개월 정도 숙성하며, 숙성 기간이 4년 이하면 라벨에 숙성 기간을 표시해야 한다.
버번 가운데 테네시주에서 만드는 것으로 테네시주의 관련 법률을 준수하는 것을 테네시 위스키라고 한다. 버번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지만 얘들은 버번이라는 말을 절대로 안 쓴다. 테네시 위스키는 숙성을 위해서 나무통에 넣기 전에 반드시 원액을 숯으로 한번 걸러서 잡맛을 날려줘야 한다. 이를 링컨 카운티 프로세스(Lincoln County Process)라고 한다. 링컨 카운티란 이 방법을 개발한 잭 다니엘이 있는 곳에서 따온 이름이다. 그런데 숯으로 여과하는 방식은 알고 보면 보드카도 옛날부터 해왔던 거다. 보드카는 러시아 소주, 버번은 미국 소주.
마시는 방법
마시는 방법으로는 다른 ㅍ위스키처럼 스트레이트(니트), 온더록스, 또는 물을 약간 넣는 방법이 있다. 물을 몇 방울 넣어서 마시는 방법은 강한 알코올에 가려져 있는 미묘한 향미를 열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몇몇 버번 전문가도 권장하는 방법이다.
전 세계 소비자로부터 이런 질문을 수없이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물을 넣을지는 마시는 사람의 선택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들은 위스키를 항상 니트(스트레이트)로 마시고, 또 어떤 사람들은 물을 약간 넣어서 즐깁니다. 개인적으로는 도수가 강한 위스키에 물을 약간 넣으면 아로마를 열어주며 희석하지 않은 위스키를 더욱 맛있게 만들어 줍니다. 나는 언제나 사람들에게 버번을 "뭐든 좋아하는 방식으로 마시세요"라고 이야기해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버번을 마실 때 물을 한두 방울 넣습니다.
프레드 노(Fred Noe), 짐빔 책임 증류사[2]
럼과 더불어 콜라에 타먹는 칵테일로 인기가 좋다. 아예 콜라와 미리 섞어서 캔에 담아 팔기도 하는데 미국은 물론 호주에서도 정말 인기가 좋다. 우리나라는 주로 클럽 위주로 잭콕(잭다니엘+콜라), 짐콕(짐빔+콜라), 럼콕(럼+콜라) 같은 것들이 유행했다. 신나게 흔들고 나서 시원하게 한잔 쭉! 하면 달달한 콜라에 쌉싸름한 위스키가 곁들여져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고 값도 싸다.
각주
- ↑ 잔 다르크가 태어난 곳으로 유명하다.
- ↑ 2.0 2.1 "You’re Probably Wrong About Whiskey And Bourbon. Here’s The Truth", Forbes, 24 February, 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