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ue Girl Beer(藍妹啤酒).
홍콩 및 마카오 및 중국 일부 지역[1]에서 판매되는 자칭 필스너 맥주. 회사는 젭센이라는 곳으로 되어 있는데 사실은 한국의 OB맥주에서 만들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5%. 한국 OEM 생산 맥주라서 그런지 별의 별 맥주를 다 수입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한국에는 들어오지 않았다가, 2022년에는 한국의 편의점이나 마트에도 드디어 보이기 시작했다.
원래 19세기에 독일 브레멘에서 만들어진 브랜드였는데 홍콩의 젭센그룹[2]이 1906년에 인수했다. 1988년부터는 OB맥주가 새로운 제조 파트너로 들어왔다.[3] 브랜드 로고를 보면 'IMPORTED PREMIUM BEER', 즉 '수입 고급 맥주'라고 쓰여 있는데, 제조를 한국에서 하니 '수입'은 맞는 말 같으나 실제로는 독일 브랜드였기 때문에 이 말을 쓰기 시작했다. 명색이 필스너라고 라벨에 써 놓았으면서 옥수수가 들어가 있다. 종주국인 체코 그리고 독일은 맥아만 사용하지만 미국 쪽으로 넘어가면 밀러 라이트 같은 '아메리칸 필스너'에는 옥수수가 들어가긴 한다. 하여간 필스너란 말만 보고 맥아 100%라고 착각하진 말자.
맛은... 도대체 이게 왜 필스너인지 모를 정도의 맛이다. 그냥 국산 라거 맥주보다 약간 나은 수준인데 심하게 평가하자면 같은 오비맥주가 만드는 오비골든라거나 프리미어 오비보다도 못하다. 노블 홉이 주는 필스너 특유의 우아함도 부족하고, 필스너우르켈이 가진 야성미도 부족하다. 우리들이 알고 있는 필스너와 비교하면 한마디로 묽다. 필스너 특유의 황금빛 따위도 없다. 옥수수 넣은 맥주에 뭘 바라는 거냐. 마치 카스 맥주에서 탄산만 조금 빼면 이런 맛이 나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의 그저그런 페일 라거에 필스너를 조금 타서 만든 건 아닐까 하는 정도의 맥주다. 하긴 중국 맥주들이 한국 못지 않게 맹탕들이 많은데 블루걸도 비슷하다.
그래도 홍콩과 마카오에서는 잘 나가는 맥주라 특히 홍콩에서는 산미구엘, 칼스버그, 칭타오맥주를 비롯한 쟁쟁한 경쟁자들과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을 정도다. 게다가 가격도 비싸서 앞서 이야기한 수입맥주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비싸게 파는 상점들도 있다! 중국 본토에서도 조금씩 인지도를 높여 나가는 중이며, 2019년에는 글로벌 맥주 산업계의 거물인 AB 인베브와 젭센그룹이 블루걸의 중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한 합작법인까지 만들었다.[4] 이거 가지고 한 때 우리 언론에서 맥주 한류가 어쩌고 저쩌고 한참 드립을 쳤지만 현지 사람들도 이게 한국 맥주인 걸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현지 사람들한테 블루걸이 한국에서 만든 거라고 이야기 해 주면 '그래?' 하고 놀라는 사람들이 더 많다. 일단 우리가 개발한 것도 아니고 홍콩의 젭센그룹이 의뢰한 대로 만드는 일종의 OEM 생산품이다. South Korea란 말도 성분표시란에 작게 쓰여 있을 뿐이고 'A PRODUCT OF JEBSEN BEER'라는 말이 오히려 더 잘 들어온다. 이걸 가지고 "홍콩에 맥주 한류가 인기"라고 드립을 치면 우리나라에 한국 브랜드를 단 Made in China가 많이 깔려 있는 걸 가지고 중국 사람들이 "한국에서 중국 제품이 대인기"라고 떠드는 거나 마찬가지다.
2022년 들어 한국에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트나 편의점에 가면 볼 수 있는데, 스티커가 아니라 캔에 한국어 표시가 인쇄되어 있다. 제조원은 당연히 OB맥주고, 공장도 한국에 있지만 가격은 수입맥주와 비슷하고 수입맥주 묶음 할인행사도 하고 있다. OB맥주가 국내 생산을 대행하고 있는 호가든이나 스텔라 아르투아와 비슷한 셈.
참고로 OB맥주는 블루걸 말고도 젭센그룹 OEM으로 손더버그(Sonderberg)라는 맥주도 만들고 있다. 이것도 말로는 필스너 스타일이라고 하지만 역시 옥수수가 들어간다. 블루걸보다는 인지도가 많이 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