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국수
양념장에 비벼서 먹는 국수. 이름 그대로 생각하면 된다.
단지 비벼 먹는다는 개념을 그대로 적용시킨다면 정말 많은 종류의 국수가 이 범주 안에 들어간다. 당장 한국식 중화요리의 대표, 짜장면도 비빔국수다. 대부분의 파스타도 소스에 버무리므로[1] 비빔국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말하는 비빔국수는 보통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베이스로 하고 간장, 설탕, 마늘을 넣은 빨갛고 매운 양념장, 여기에 참기름을 넣어서 비벼 먹는 국물이 없거나 자작하고 차갑거나 미지근한 국수요리를 뜻한다. 고명은 만드는 곳에 따라 다양하지만 채썬 오이, 양배추, 달걀지단, 잘게 찢은 상추, 콩나물, 김가루, 잘게 썬 김치나 저민 수육과 같은 것들이 널리 쓰이고 삶은 달걀 반쪽을 올려놓기도 한다. 국수는 보통 소면을 쓰며, 드물게 칼국수를 쓰는 곳도 있는데, 이런 국수를 칼비빔이라고도 한다. 쫄면도 당연히 비빔국수의 일종이다. 우동도 우리나라에는 매운 양념에 비벼 먹는 비빔우동이라는 것도 있다. 냉면 역시 한국에서는 크게 물냉면과 비빔냉면으로 나뉘어 있어서 물냉면파와 비빔냉면파가 서로의 우수성을 주장한다.
옛날에는 골동면(骨董麵)이라고 불렀다.[2][3] 골동(骨董)은 여러 가지 재료가 섞였다는 뜻인데, 즉 여러 가지 재료를 섞은, 곧 비빈 국수라는 뜻이 된다. 그런데 조선시대만 해도 골동면은 매운 양념이 아닌 간장 양념이었다. 떡볶이도 조선시대에는 간장 양념을 사용한 맵지 않은 요리였다는 점을 생각해 보자.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고춧가루가 쓰였고, 지금은 안 매운 비빔국수를 보기 힘들 정도가 되었다.
한국식 국수 전문점이라면 보통 국물 있는 국수와 비빔국수가 기본이다. 국물이 있는 것은 멸치국수, 잔치국수, 고기국수와 같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비빔국수는 다들 그냥 비빔국수로 퉁친다.
라면으로도 나와 있다. 대표 상품이 팔도 비빔면이고[4] 다른 라면 회사도 주로 여름에 비빔면 신상품을 여러 가지 내놓는다. 특히 여름에 인기가 많아서 여름만 되면 신제품이 여러 가지 나온다. 짜장라면도 비빔면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팔도 비빔면을 제외하고는 계절상품의 성격이 강하다. 그냥 국물라면도 물을 버린 다음 분말스프를 좀 넣고 비벼서 먹는 사람들도 있다.
인스턴트 라면 빼고 집에서 가장 쉽게 만들 수 있는 국수 요리이기도 하다. 기본적으로 고추장, 고춧가루, 설탕[5], 간장 다진 마늘, 그리고 다진 파나 양파를 넣어서 걸쭉하게 양념장을 개어 놓고, 오이나 당근, 양배추와 같이 채썰어 넣기 좋은 채소 몇 가지에 국수만 있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참기름 몇 방울을 넣으면 고소하고 맛있다. 더 맛있게 만들려면 고명이나 양념장에 이것저것 추가 재료가 들어가겠지만 가장 기본으로 만들려면 위의 재료 정도면 충분하다.
각주
- ↑ 우리나라에서는 면과 소스를 팬에 넣고 볶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이탈리아 정통은 '섞는' 것, 즉 비비는 것이다.
- ↑ "골동면(骨董麵)", 한국민속대백과사전.
- ↑ 국수가 아니라 밥을 넣어 비비는 골동반이라는 것도 있는데, 쉽게 말하면 비빔밥. 단 골동반은 섣달그믐에 주로 먹었던 음식인데 반해 골동면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 ↑ 팔도가 라면 시장에서 비빔면만큼은 확실한 1위 자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 ↑ 고추장으로만 만들면 맛이 텁텁해지므로 고추장을 쓰더라도 고춧가루와 설탕을 적당히 섞어 쓰는 게 좋다. 고추장을 아예 안 써도 무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