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스 와인
Vin d'Alsace.
프랑스 알자스-로렌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와인. 프랑스 와인이지만 다른 지역과는 정말 뚜렷이 구분할 수 있는 남다른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
이 지역은 지금은 프랑스에 속해 있지만 역사적으로 보면 독일 쪽에 있었던 적도 많으며[1] 문화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독일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 프랑스를 기준으로 보면 알자스는 참으로 외진 곳에 있으며 게다가 남북으로 이어진 산맥으로 격리되어 있기도 하다. 슈투트가르트와 같은 독일의 주요 도시와 오히려 가깝다. 이러한 지리와 문화 특성은 알자스 와인을 다른 프랑스 와인과는 뚜렷하게 구분하게 만드는 밑바탕이 되었다. 여러 면에서 볼 때 독일 와인의 특성을 상당 부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알자스 와인은 레드 와인 보다는 화이트 와인이 훠얼씬 더 유명하다. 알자스 화이트 와인을 대표하는 품종으로는 뭐니 뭐니 해도 리슬링과 게뷔르츠트라미너. 이 두 품종은 일반적인 화이트 와인의 통념을 뛰어넘는 독특한 스타일로 유명하다. 이 두 품종 사이도 극과 극인데, 리슬링은 휘발유를 연상시키는 향과 혀를 에이는 강한 미네랄이 특징이라면[2] 게뷔르츠트라미너는 단맛과 함께 '맵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또렷한 향신료의 향미를 특징으로 한다. 이 둘만큼 명성을 떨치지는 못하지만 알자스에서 많이 재배되는 화이트 와인 품종으로는 피노 그리와 피노 블랑, 그리고 뮈스카가 있다.
레드 와인은 피노 누아르를 주종으로 하고 있는데 부르고뉴 와인과 비교하면 하늘하늘한 느낌이다. 마치 레드와 로제 중간에서 좀 더 레드에 치우쳐 있는 듯한 느낌 정도다. 루아르 쪽의 하늘하늘한 피노 누아르와 닮아 있는데, 두 지역 다 화이트 와인의 존재감이 워낙 강해서[3] 레드 와인은 덜 알려져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4]
와인병도 독일 와인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길고 호리호리한 병을 주로 쓴다. 프랑스 다른 지역의 와인은 이런 병을 쓰는 일이 드물다.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스파클링 와인도 잘 만든다. 크레망 달자스는 아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가격 대비 좋은 프랑스 스파클링 와인으로 평가 받는다.
알자스에도 물론 AOC가 있다. 포도밭이 있는 지역, 품종, 품종 블렌딩 비율, 그리고 재배 및 양조에 관한 엄격한 규정이 있다. 등급은 일반 AOC와 그랑 크뤼 두 가지로 나뉜다.
각주
- ↑ 알자스-로렌 지역은 16세기 이전까지는 독일 영토였다. 이후에도 19세기 보불전쟁 패배로 알자스-로렌 지방이 프로이센에게 넘어간 적이 있는데, 그 때문에 더 이상 프랑스어 수업을 더 이상 할 수 없게 된 상황을 그린 소설이 바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 2차대전 때에도 나치에게 점령당했다.
- ↑ 독일에서는 리슬링으로 전혀 스타일이 다른, 달달한 아이스바인을 만든다.
- ↑ 루아르 지역은 소비뇽 블랑으로 만든 화이트 와인이 아주 유명하다. 상세르, 푸이 퓌메는 루아르를 대표하는 AOC다.
- ↑ 다만 루아르 화이트 와인의 주종은 소비뇽 블랑으로 만드는, 아로마가 우아한 화이트 와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