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식

夜食.

밤 야 + 먹을 식 = 밤에 먹는 음식을 뜻한다. 저녁식사도 저녁 또는 밤에 하지만, 저녁식사와 아침식사 사이, 특히 심야나 새벽에 세 끼 끼니와는 별도로 먹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무척 보편화된 식문화다. 밤늦게 야근하는 사람들도 많고 늦게까지 잠 안 자는 사람들도 많으니 늦은 밤이면 저녁 먹은 것도 다 소화됐고, 피곤하면 포도당 같은 에너지원을 몸이 요구하니 뭔가 먹고 싶어지는 유혹이 강해진다. 게다가 24시간 편의점이 즐비하고 심야 배달도 얼마든지 되는지라, 휴대폰만 들면 전화든 배달앱이든 손쉽게 야식 주문을 할 수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건강에는 아주 좋지 않다. 보통 야식을 먹고 나면 얼마 안 있어서 자는 사람들이 많은데, 역류성 식도염 걸리기에도 딱 좋고 위에 소화 안 된 음식이 차 있는 상태로 자면 숙면에도 영 좋지 않다. 될 수 있으면 먹고 나서 2시간 지나서 눕는 게 좋다. 비만에 관련해서는 논란이 있는데, 먹고 바로 자면 열량이 축적되는 비율이 높다는 주장도 있고, 먹는 시간에 관계 없이 섭취한 칼로리와 소비한 칼로리의 차이가 문제라는 주장이나 연구 결과도 있다. 아무튼 여기에 술까지 걸치면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술은 식도 괄약근을 느슨하게 만들어서 역류성 식도염을 더 악화시키기 때문에 야식에 술까지 곁들이면 더더욱 위험하다.

출출하면 잠이 안 와서 야식을 먹어야겠다면 칼로리도 칼로리지만 위에 부담 안 되고 소화가 빨리 되는 걸 먹는 편이 낫다. 살찔까봐 걱정된다고 소화가 잘 안 되는 걸 먹으면 숙면에도 방해되고 역류성 식도염 위험도 높아진다. 가장 좋은 거야 우유나 요구르트 같은 거지만 이런 건 야식 취급을 못 받으니... 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야식은 치킨, 족발, 분식 같은 것들도 칼로리가 높고 소화도 잘 안 되는 것들이다.

사실 야식이 몸에 안 좋다는 건 대부분 다 안다. 그럼에도 야식을 찾고 더 나아가 과식을 하는 것은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세계적인 현상이다. 영어로 야식을 뜻하는 'late night snack'으로 검색해 보면 야식에 관한 갖가지 글들이 우루루 나온다. 야식이 당기는 이유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꼽힌다.

1. 진짜로 배고파서 : 설령 저녁을 먹었더라도 일찍 먹었거나, 충분히 먹지 않았거나, 그 전에 점심이나 아침을 건너뛰었거나 부실하게 때웠다면 밤에 정말로 허기질 수 있다. 다이어트 한답시고 필요한 영양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다가 밤에 배고파서 야식을 먹으면 다이어트는커녕 살만 더 찐다.
2. 힘들어서 : 우리 몸은 피로를 느끼면 배고픔을 느끼는 호르몬을 더 많이 내는 경향이 있다. 스트레스를 먹으면서 푼다는 말도 있지만, 피곤하거나 짜증나는 일로 하루를 보내고 그것도 모자라서 야근까지 하면 밤에 우리 몸은 그 보상으로 먹을 것을 요구한다.
3. 수면부족 : 잠이 부족하면 그걸로도 피곤하고 짜증나므로 음식을 찾고, 잠을 적게 자면 그만큼 깨어있는 시간이 늘어나므로 밤늦게까지도 깨어 있을 확률이 높아진다.

배달을 많이 시켜먹는 편이고, 야식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들도 꽤 많은 편인데 종종 위생 문제가 도마에 오른다. 이미 방송 언론에서는 여러 번 때린 바 있지만 여전히 얼마나 위생을 잘 관리하고 있는지는 의문. 배달 전문점이다 보니 주방이 보일 일이 없어서 더더욱 신경 안 쓰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한집에서 전화번호만 여러 개 만들어서 다른 집인 것처럼 장사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한집에서 치킨과 족발을 같이 하면서 치킨 전화번호 따로, 족발 전화번호 따로 두면서 마치 각각 전문점인 것처럼 행세하는 식이다. 야식 배달 전문점 치고 맛으로 승부하는 데는 별로 없는 게 사실이다.

시켜먹지 않고 집에서 해결하는 야식으로는 단연 라면이 1위. 정크 푸드에 염분 듬뿍이라 당연히 건강에 좋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