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지
오이를 이용한 절임 음식. '지'라는 말은 묵은지, 짠지와 같이 '절임'을 뜻하는 말이다. 단무지와는 다른 특유의 아삭아삭하고[1] 새콤한 맛으로 밑반찬이나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가 좋다. 제품으로도 쉽게 살 수 있지만 방부제를 비롯한 첨가물이 든 게 많다. 집에서 담그기도 그리 어렵지 않으며 오히려 단무지보다 재료도 간단하고 만들기 쉬워서 가정에서 담가 먹는 사람들도 꽤 있다. 한국식 오이 피클인 셈. 아예 채소가게에 오이를 50개 정도 단위로 묶어놓고 '오이지용 오이'라고 파는 것을 볼 수 있다. 오이지용으로는 백오이를 사용한다.
재료는 오이와 소금, 물이면 된다. 오이는 씻어서 소금을 문질러[2] 물기를 빼고, 소금을 넣고 끓였다가 식힌 소금물에 오이를 담그고 물에 잠기게 돌 같은 무거운 물체로 눌러준 다음[3] 며칠 동안 서늘하게 두면 끝.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위의 사진처럼 오이에서 물이 빠져 쪼글쪼글해지고 겉껍질 색이 연한 갈색이 되면 꺼내서 먹는다. 설탕이나 물엿, 식초를 사용해서 절일 때 맛을 들이기도 하지만 정통파로 담그려면 오이, 소금, 물 딱 세 가지면 충분하다. 물 대신 식초만 넣어서 담는 방법도 있다. 이러면 새콤한 맛이 더욱 강해진다. 식초와 소주를 섞어서 담그는 방법도 있다. 오이지 먹고 취할라 소주를 넣으면 골마지가 생길 우려를 줄일 수 있다. 간장을 적당히 희석하고 설탕을 녹인 액에 담가서 색깔도 거무스름하고 단짠 맛을 내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오이지도 있다.
가장 널리 먹는 방법은 무침. 잘게 썬 파와 다진 마늘, 참깨, 고춧가루와 참기름을 넣고 취향에 따라 설탕을 살짝 넣어서 잘 버무려 먹는다. 식초를 안 넣어도 살짝 새콤한 느낌이 있는데 좀 더 새콤하게 만들고 싶다면 식초를 약간 넣어도 된다. 고춧가루나 참기름은 빼고 담백하게 무쳐먹는 사람들도 있고 간장과 설탕으로 만들었다면 그냥 썰어서 단짠 맛으로 먹는다. 한번 무쳐 놓으면 꽤 가기 때문에 밑반찬으로 많이 먹으며 국물이 별로 없기 때문에 흐를 염려가 적어 도시락 반찬으로도 자주 들어간다.
냉국 재료로도 좋다. 소금, 설탕, 식초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서 건더기로 오이지를 얇게 썰어서 넣는다. 미역 또는 오이냉국에 건더기로 오이지를 넣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오이지에 신맛이 조금 있으므로 생오이를 채썰어 넣는 오이냉국과는 또다른 느낌의 별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