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턴트 커피
Instant coffee.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soluble coffee, 즉 '물에 녹이는 커피'라는 용어도 많이 쓴다.
말 그대로 즉석에서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커피. 커피를 만들려면 원두를 갈아서 여기에 물을 부어 원두 속 성분을 추출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인스턴트 커피는 커피 속 성분을 추출해서 가루 또는 결정 형태로 만든 것으로, 여기에 물을 부어서 녹이면 간단하게 커피를 만들 수 있다. 따라서 인스턴트 커피는 '추출'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최초로 인스턴트 커피는 일본인으로 미국으로 건너와서 시카고에서 활동하던 화학자인 카토 사토리가 1901년에 발명했고, 바로 뒤에 미국의 발명가인 조지 콘스턴트 루이스 워싱턴[1]이 독자적으로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해서 1910년에 처음으로 제품으로 판매했다는 게 오래 된 정설이었다. 그런데 뒤늦게 뉴질랜드의 데이빗 스트랭이라는 사람이 1890년에 인스턴트 커피를 개발해서 특허까지 냈고, 이를 스트랭스커피(Strang's Coffee)라는 이름으로 제품화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당시의 커피는 뜨거운 공기로 커피의 수분을 날리는 방식으로, 커피의 향미가 많이 날아가버리고 맛이 없었다. 마실만한 커피를 만든 것은 우리가 아주 잘 아는 스위스의 식품회사인 네슬레의 그 유명한 네스카페다. 네슬레가 네스카페를 개발하게 된 과정은 브라질과 관계가 있는데, 자세한 내용은 해당 항목 참조. 1963년에는 미국의 제너럴하우스에서 최초의 동결건조 커피인 맥스웰 커피를 출시하면서 향과 맛이 더욱 좋은 동결건조 커피의 막을 열었다. 네슬레도 1965년에 테이스터스 초이스의 전신인 네스카페 골드를 출시하면서 동결건조 인스턴트 커피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스턴트 커피는 추출을 마친 커피로부터 물기를 없애는 게 핵심이다. 그래야만 부피도 아주 많이 줄어들고 보존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현재 사용하는 방법으로는 크게 고온분사법과 동결건조법이 있다. 고온분사법은 커피 추출액을 미세한 스프레이 형태로 높은 온도의 챔버 안에 뿌려서 건조시키는 것으로,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열을 사용해서 건조하기 때문에 동결건조법에 비하면 향미를 많이 잃는 문제는 어쩔 수가 없다.[2] 동결건조법은 생산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열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커피의 향미를 보존하는 데에는 월등히 좋기 때문에 이쪽이 대세지만 저렴한 인스턴트 커피 중에는 지금도 고온분사법을 쓰는 것도 있다. 구별하는 방법은 쉬운데, 고온분사법으로 만든 커피는 고운 가루 형태지만 동결건조법으로 만든 것은 입자가 굵다. 이는 만드는 방법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으로, 고온분사법은 스프레이 형태로 뿌려서 건조시키므로 결과물도 당연히 가루가 되지만 동결건조법은 커피를 넓고 얇게 부어서 그 상태로 말린 다음, 판 모양으로 굳은 커피를 부숴서 만들기 때문에 입자가 굵다.
스타벅스가 VIA 인스턴트 커피를 내놓으면서 혁신적인 방법을 들고 나오는데, 바로 커피 원두를 아주 미세하게 갈아서 넣는 것이다.[3] 대략 인스턴트 커피 용량의 5% 정도를 넣는데, 이것만으로 인스턴트 커피의 향미가 크게 좋아진다. 스타벅스 VIA가 성공을 거두면서 다른 커피회사들도 이 방법을 줄줄이 따라하는데, 우리나라는 가장 대표격인 제품이 동서식품의 카누이고, 국내외의 여러 커피 체인이 내놓는 인스턴트 커피 역시 이 방법을 따라 하고 있다. 이런 커피는 마시고 난 다음 바닥에 가루가 얇게 깔려 있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인스턴트 커피의 편의성을 한 발 더 진전시킨 제품이 바로 커피믹스로, 인스턴트 커피에 크리머와 설탕을 적절한 비율로 함께 넣은 제품이다. 동서식품이 워낙 이 쪽으로 뛰어나기 때문에 심지어 외국에도 한국 커피믹스 마니아들이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