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개
여러 가지 재료를 국물에 넣고 끓여낸 음식. 집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중 하나. 고향 또는 어머니를 그리워할 때 많은 사람들이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찌개를 떠올리곤 한다. 보통은 여러 명 분을 뚝배기나 냄비에 끓인 다음 식탁에 놓고 함께 먹는다. 같이 숟가락을 넣어서 떠먹기도 하지만 국자로 떠서 따로 그릇에 담아 먹기도 하며, 부대찌개는 특히 각자 국자로 떠서 먹는 게 정석이다. 다만 부대찌개는 찌개와 전골 사이의 모호한 위치에 있긴 하다.
국이나 전골과는 어떻게 다른가?
국(탕), 찌개, 전골의 차이가 무엇인지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 하는데, 사실 헷갈리는 게 당연하다. 명확하게 딱 구분하는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국은 1인분씩 미리 따로 그릇에 담아 밥 옆에 놓는 반찬이라면, 찌개와 전골은 큰 그릇이나 냄비에 담겨 오며 여러 사람이 나눠 먹는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국은 국물을 떠먹는 게 주인 반면, 찌개와 전골은 건더기 쪽으로 중심이 가 있다. 그렇다면 찌개와 전골의 차이는? 이건 국과 찌개의 차이보다 더 모호한데, 굳이 갈라 보자면 찌개는 국 옆에 놓이지는 않지만 여전히 밥과 함께 먹는 반찬의 개념이 강한데 반해, 전골은 그 자체가 메인 요리가 된다. 즉, 밥과 같이 먹지 않아도 되며, 밥을 먹더라도 전골에 담긴 건더기를 웬만큼 떠먹고 나서 밥을 먹는다. 음식점에서 찌개를 시키면 밥이 기본으로 딸려오지만 전골을 시키면 밥이 딸려 오지 않는 게 보통이다. 찌개보다 전골 쪽이 건더기에 더 중점을 맞추고 있으며, 국물이 더 자작한 편이다.
하지만 이런 개념은 개개의 음식에서는 종종 혼동되어 쓰인다. 예를 들어 감자탕(감자국)은 개념으로 보면 전골에 가깝지만 탕(국)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부대찌개는 찌개와 전골 사이에서 모호한 위치에 있기도 하다.
종류
많은 종류의 찌개가 방방곡곡에 있지만 널리 먹는 것들을 꼽아보자.
찌개 문화와 건강 문제
한국의 찌개 문화는 종종 건강에 관련해서 논란이 되는데, 식탁 가운데에 찌개를 놓고 모두들 숟가락을 넣어서 떠먹기 때문이다. 요리를 여러 명 분을 해서 식탁에 놓고 나눠 먹는 문화는 외국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처럼 같은 그릇에 숟가락을 넣어서 떠먹는 문화는 무척 드물다.[1] 이러한 문화가 비위생적이며, 특히 이러한 과정에서 숟가락에 묻은 침을 타고 다른 사람들에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를 비롯한 세균을 전파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실제로 찌개 문화 때문에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헬리코박터균은 위산에 강하긴 하지만 결국은 열에는 약하다. 섭씨 95도에서 5분 정도 가열하면 사멸한다고 보고 있는데, 이렇게 보면 서로 숟가락을 넣어서 찌개를 떠먹다 보면 채 죽지 않은 균이 다른 사람에게 옮을 가능성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확률은 낮을 것으로 보고 있다.[2] 이런 찌개 문화를 싫어해서 국자로 따로 떠서 먹는 사람들도 있는데, 또 이런 사람들을 유난 떤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가끔 갈등이 일어나기도 한다. 외국은 이런 식의 문화가 없기 때문에 외국의 한국음식점은 보통은 각자 자기 그릇에 떠 먹는다.
이러한 찌개 문화가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식문화라고 여기기 쉬운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 이전까지는 각자 따로 그릇에 떠서 먹었으며, 더 나아가 각자 상을 따로 차려서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옛날에는 남녀유별이라든가, 장유유서 문화가 강했기 때문에 겸상도 잘 안 했다는 얘기다. 일제강점기에 들어서 수탈과 전쟁으로 물자가 부족해지면서 물자 절약 차원에서 같은 상에 둘러앉어서 먹자는 운동을 총독부 차원에서 전개했으며 언론들도 여기에 동조했다. 실제로 1936년 1월 1일자 <동아일보> 19~20면의 기사 "외상을 절대 페지 가족이 한식탁에"[3]를 보면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그리고 독상제도를버리고 전가족이 한밥상 머리에 모여앉어서화긔애애한중에 가치먹으면 식욕도 증진되고 반찬이 적어도 후정거리지안코 또 남는반찬이 별로없는만큼 그것의 처치에 곤난한점이없을것이다.
여기에 더해서 해방 후에도 가난하기는 마찬가지였고 한국전쟁까지 터지면서 더더욱 물자가 부족해졌기 때문에 지금처럼 한 그릇에 있는 찌개를 다들 숟가락을 담가서 떠먹는 찌개문화가 만들어졌다는 것이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의 견해다.[2]
그밖에
미국에는 찌개를 소재로 한 이런 유머가 있다.
One day Will Smith and his Korean friend went to a Korean restaurant.
어느날 윌 스미스와 그의 한국인 친구가 한국식당에 갔다.
The Korean guy ordered rice with kimchi chigae. Will Smith didn't know what to get, so he said to come back later. The Korean guy went to the bathroom after he ordered.
한국인 친구는 밥과 김치찌개를 시켰다. 윌 스미스는 뭘 시킬지 몰라서 좀 있다 주문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인 친구는 주문을 한 후 화장실에 갔다.
Then the waiter came to Will Smith and asked him what he would like to order. Will Smith said, "yea I want a bowl of rice."
웨이터가 윌 스미스에게 와서 뭘 주문할지 물었다. 윌 스미스는 말했다. "예, 밥 한 한 공기 주세요."
The waiter then asked, "what would you like with that?" and Will Smith said, "yea...I want chigae with it"
웨이터가 물었다. "뭐랑 같이 드실 건가요?" 윌 스미스가 말했다. "에... 찌개랑 같이 먹고 싶은데요."
so when the friend got back he asked what Will Smith got with his bowl of rice and Will Smith said " gettin chigae with it"
한국인 친구가 돌아와서 공깃밥과 같이 뭘 먹을 거냐고 묻자 윌 스미스가 대답했다. "gettin chigae with it"
"gettin chigae with it"은 윌 스미스의 히트곡인 "Getting Ziggy with It"의 말장난(pun)[4]. 이 개그의 맥락대로 저 말을 풀어보면 "찌개랑 같이 먹어"가 된다. 진짜로 미국에서 돌았던 유머다. 못 믿겠으면 여길 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