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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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ngo.

에스프레소로 만드는 커피 음료. 이탈리아어로 lungo는 영어의 long에 해당된다. 프랑스어로는 café allongé라고 하는데 여기서 allongé 역시 '길쭉한'이라는 뜻이다.

종종 카페 아메리카노 또는 호주뉴질랜드롱블랙과 혼동하는데, 예를 들어 아메리카노보다 물을 좀 덜 넣으면 룽고가 된다고 알고 있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원래는 물을 따로 타는 게 아니라 커피의 추출 시간을 길게 하는 것이다. 기계나 브랜드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에스프레소를 뽑을 때에는 보통 20~30초 정도 추출해서 30 ml 이하를 추출하는 반해[1] 룽고로 추출할 때에는 40초~1분 안팎으로 길게 추출을 해서 음료의 양을 에스프레소의 두 배 이상으로 뽑으므로 양 차이가 크다. 롱블랙카페 아메리카노보다는 물을 적게 타는 편이지만 룽고보다는 많이 들어가며 롱블랙 역시 에스프레소를 뽑아서 물과 섞는 점에서는 룽고와 확실히 다르다. 룽고와는 반대로 리스트레토는 추출 시간을 보통의 에스프레소보다 짧게 해서 추출량을 반 정도로 한다. 즉 음료의 양은 룽고 > 에스프레소 > 리스트레토가 되고 추출된 액의 진한 정도는 그 반대 순서가 된다. 에스프레소보다는 추출량도 훨씬 많고 농도가 연하므로 보통은 다른 걸 타지 않고 그냥 마시거나 우유를 조금 타는 정도로 마신다.

커피를 추출할 때에는 산미가 먼저 추출되고 단맛과 쓴맛은 조금 지연되어 나오므로 같은 원두를 사용했다면 리스트레토에 비해 룽고는 단맛과 쓴맛이 좀더 강하게 나온다. 원두의 산미가 강하다면 룽고가 좀 더 밸런스가 맞을 수 있겠지만 잡맛이 딸려나올 위험도 커진다. 다만 요즈음 스페셜티 커피를 주력으로 하는 카페들 위주로 에스프레소 치고는 커피를 약하게 볶는 곳이 늘어나는 추세인데, 이런 곳이라면 룽고로 추출해도 쓴맛이 과하게 딸려나올 위험은 줄어든다. 또한 추출 시간이 긴 만큼 크레마에스프레소에 비해 약하며 크레마의 입자도 굵은 편이다.

우리나라에서 룽고를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이탈리아 계열 카페 체인인 파스쿠치나 세가프레도조차도 메뉴에 걸어놓고 있지 않다. 폴 바셋이 처음에는 아메리카노 대신 카페 룽고를 메뉴에 걸어놓았다.[2] 여기 가서 아메리카노를 찾으면 룽고를 드시라고 안내했다. 폴 바셋호주 출신이긴 한데 카페 아메리카노롱블랙은 없고 룽고만 판매하고 있다가, 나중에 아메리카노를 추가했다. 롱블랙은 그보다 한참 뒤에 메뉴에 넣었다.[3]

각주

  1. 이건 어디까지나 이탈리아의 7g → 30 ml 공식에 따른 것으로 요즈음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이탈리아 바깥에서는 20g 이상도 사용하며 그에 따라 에스프레소의 추출량도 30 ml 정도는 훌쩍 넘어간다.
  2. 그런데 이탈리아에서는 그냥 룽고라고 하지 카페 룽고라고 하지는 않는다.
  3. 오히려 투썸플레이스 같은 다른 카페 체인들이 먼저 롱블랙을 판매했는데, 정작 호주 출신 바리스타 챔피언이라고 자랑하는 폴 바셋에는 롱블랙이 없으니 의아해 하는 손님들이 꽤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