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시라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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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하야시라이스.

ハヤシライス。

서양식 일본요리. 킨키 지방에서는 하이시라이스(ハイシライス)라고도 부른다. 소고기채소데미글라스 소스와 토마토 소스를 베이스로 한 걸쭉한 소스에 조린 후 밥에 부어 같이 먹는 음식. 소스 자체는 서양 것이지만 일본식으로 개량된 요리다. 소고기 대신 돼지고기닭고기, 양고기를 사용할 수도 있고, 채소감자, 양파, 버섯, 가지와 같은 것들을 다양하게 조합할 수 있다. 카레라이스와 조리법이나 먹는 방법이 아주 비슷한 요리로, 일본식 카레 전문점 중에는 두 가지를 같이 파는 곳도 있다. 일본식 경양식집에 가도 볼 수 있는데, 데미글라스 소스돈카츠, 스테이크, 햄버그 스테이크를 비롯해서 경양식에 두루두루 쓰이기 때문에 이런 음식점에서 만들기가 쉽기도 하다.

이름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것은 hashed beef and rice, 또는 hashed and rice에서 온 것이라는 설이다. 여기서 'hashed'란 고기감자, 채소를 잘게 잘라서 섞어 요리한 것을 것을 뜻하는데 영어권에서는 beef hash라는 표기를 많이 쓰지만 1800년대의 미국 요리책에는 hashed beef라고 표기한 경우도 있다. 비프 해시를 일본에서 핫시라이스(ハッシ・ライス) 또는 하이시라이스(ハイシ・ライス)라고 부르다가 변해서 하야시라이스가 되었다는 설이다. ハヤシ가 일본에서 많이 쓰이는 성(林) 가운데 하나여서 친숙한 말이기 때문에 그렇게 변하지 않았을까 싶은데, 그밖에도 하야시라는 사람이 만들어서 붙은 이름이라는 설, 예전에는 육식을 안하다가 메이지 유신과 함께 육식이 장려되었는데 여전히 육식에 부정적인 기류가 많아서 고기를 많이 먹으면 일찍 죽는다는 속설이 나돌았는데, 일찍 죽는다는 뜻의 '早死'의 발음이 '하야시(はやし)'인 데서 왔다는 좀 황당해 보이는 설도 있다.

하야시라이스의 원조라고 주장하는 음식점은 여러 곳이 있지만 유력한 곳으로 주로 꼽히는 곳은 도쿄 니혼바시에 있는 마루젠(丸善)과 우에노에 있는 세이요켄(精養軒)이 있다.[1]

카레라이스와 조리법도 먹는 방법도 거의 같지만 맛은 완전히 다르다. 자극적인 스파이스를 여러 가지로 섞어서 만드는 카레와는 다르게 하야시라이스는 자극적인 향신료 없이 서양에서 스테이크스튜에 사용하는 데미글라스 소스, 여기에 토마토를 넣어서 만들기 때문에 매운맛이 없다. 매운맛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정말 인기가 없지만 일본에서도 카레에 비해 찾아보기가 훨씬 힘들다. 일본에서 가서 먹어보고 싶다면 일본식 경양식 파는 곳을 찾아보면 된다. 자극적인 맛이 없이 토마토 맛만 확 나서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매운 거 싫어 하는 사람들은 이쪽을 더 좋아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일본에서도 카레라이스의 인기가 압도적이고 하야시라이스는 보기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뚜기가 소스는 '하이스', 밥에 얹어서 먹는 요리는 '하이라이스'높은 밥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었는데, 어느샌가 '하이스'는 더 이상 쓰지 않고 '하이라이스 소스'라는 이름만 쓰고 있다. 아무래도 일본 냄새가 확 풍기는 '하야시'라는 말을 쓰기는 부담스러웠던 듯. 일본에서는 소스만 따로 부르는 말은 딱히 없는데 한국에서는 오뚜기가 소스의 이름과 소스를 밥에 얹어서 먹는 요리의 이름을 분리했다. 3분카레처럼 레토르트 방식의 3분하이라이스소스도 있긴 하지만 잘 보기 힘들고, 사는 사람들도 카레만 먹기 질리니까 곁다리로 3분짜장이나 3분하이라이스소스를 사는 정도다. 하이스처럼 비슷하게 색깔이 거무스름한 놈으로는 짜장이라는 대안도 있어서 하이라이스의 입지가 더욱 좁다. 아비꼬와 같은 몇몇 일본식 카레 체인점에서도 하야시라이스를 팔고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