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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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그대로 고기.

소고기, 돼지고기와 함께[1]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고기이고 날개 달린 짐승의 고기로는 가장 많이 먹는다. 마리수로 따지면 가장 많이 도축된다. 영문 위키피디아의 통계자료를 보면 2016년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581억 마리 이상의 이 도축된 것으로 나타난다. 2등 오리가 약 28억 마리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격차이고 13억 8천만 마리인 돼지, 2억 9천만 마리인 는 게임도 안 된다. 단, 돼지는 한 마리에서 나오는 고기의 양이 이나 오리보다 훨씬 많은 점은 감안해야 한다.

사료 대비 고기 양의 효율이 돼지보다 좋은 게 큰 강점이다.

종교를 가리지 않고 사랑 받는 고기이기도 하다. 힌두교소고기가 금기고 이슬람교유대교돼지고기를 멀리하지만 어디나 닭고기는 금지하지 않는다. 사실 는 옛날에는 농촌의 중요한 일꾼이었고, 돼지이슬람교유대교의 고향인 중동의 더운 기후에는 맞지 않는, 시원한 기후와 물이 많은 곳에서 동물이었다.

도축

정확히는 닭을 잡는 건 도계(屠鷄)라고 부른다. 닭을 잡는 곳은 도축장이라고 하지 않고 도계장이라고 한다. 대부분 다른 동물을 도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닭도 목을 칼로 찌르거나 잘라서 경동맥을 끊어 피를 뽑는다. 많이 쓰이는 방법 중에 하나는 킬링 콘(killing cone)이다. 금속제 도구로 깔때기 위쪽이 잘린 모양이다. 여기다가 닭을 머리를 아래로 꽂으면 머리만 빠져 나오는데, 이렇게 을 못 움직이게 해 놓고 칼로 목을 딴다. 대량생산 방식으로 운영되는 도계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닭을 거꾸로 매달아 놓은 다음 단번에 목을 잘라버린다. 여기에는 문화권에 따라 좀 차이가 있는데, 우리나라는 닭머리를 완전히 제거하기 때문에 닭을 잡을 때 머리를 완전히 날려버리지만 유럽 쪽은 머리가 붙은 상태로 파는 나라가 많아서 목을 완전히 자르지 않고 동맥을 잘라서 피를 빼낸다.

그런데 닭은 머리가 없어도 어느 정도 살 수 있다. 실제로 1년 반 동안 산 사례도 있다고... 다만 이 경우는 잘린 부분 아래로 뇌간이 남아 있었고 혈전이 혈관을 막아서 출혈을 막았던 아주 드문 케이스다. 보통은 머리를 자르면 기력이 남아 있을 때까지 몸부림치다가 죽고, 도계장에서는 거꾸로 매달아서 최대한 빠르게 피를 빼내기 때문에 이런 정도까지는 아니다. 최근에는 아예 전기충격으로 기절시킨 다음 피를 뺀다. 특히 동물 복지가 점점 강화되면서 고통을 최소화하면서 잡는 방법이 권장 또는 의무화되는 추세라 도계업계도 닭을 잡기 전에 먼저 기절시키는 쪽으로 가고 있다.

무거운 방망이(heavy stick)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한 사람이 닭의 다리를 잡고 거꾸로 세운 자세로 목을 땅에 닿게 한 다음 다른 한 사람이 방망이로 목 뒤를 누르고 방망이 양쪽을 붙잡는다. 그리고 닭을 든 사람이 힘을 줘서 을 위로 끌어올리면 목이 부러진다. 이 방식은 피가 별로 안 나오는데 고기의 맛이라는 측면에서는 죽기 전에 피를 완전히 뺄수록 좋으므로 별로 좋은 방법은 아니다.

별다른 도구 없이 그냥 닭을 붙잡고 목을 따서 죽이는 단순한 방법도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도 그랬고...

부위

다리살

적절한 쫄깃함과 기름기가 있고 살도 많기 때문에 가장 인기가 많은 부위다.

가슴살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나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지겹도록 먹게 되는 게 닭가슴살. 지방이 거의 없는 단백질 덩어리라 몸 만들 때에도 좋다. 문제는 기름이 없다 보니 고소한 맛도 없고 퍽퍽한 질감. 하지만 담백한 거 좋아하는 사람들은 또 이것만 찾는다. 사실 프라이드 치킨처럼 기름에 튀기는 건 일단 기름 범벅인 데다가 양념을 치고 튀김옷을 입혀서 맛을 내므로 기름기 없는 닭가슴살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도 많다. 서양 쪽은 워낙 가슴살 수요가 많다 보니 아예 품종개량을 통해 비정상적으로 가슴만 어마어마하게 큰 H컵 닭 품종을 만들어 키운다. 닭고기 타타키를 만들 때 즐겨 쓰이는 부위.[2]

안심

일본의 닭고기 안심살 타타키.

가슴살 안쪽에 있는 부위로 도톰하게 좌우 한 쌍이 나온다. 가슴살과 마찬가지로 기름기가 없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좋다. 이쪽도 타타키로 먹는다.

날개

살아 있을 때 보면 날개가 꽤 커 보이지만 막상 죽여서 털을 뽑아보면 생각보다 크기가 작다. 즉 날개의 대부분은 털이란 얘기. 날갯짓을 위해서는 근육이 발달해야 하므로 이쪽도 기름이 적고 근육이 많은 편이다.

음식재료로 많이 애용된다. 날개로 만드는 대표적인 요리가 양념을 바른 구이 요리인 버팔로윙. 일본에서는 위팔과 아래팔로 나눠서 각각 테바모토와 테바사키로 부른다. 나고야테바사키 카라아게는 이 지역의 명물.

껍질

말 그대로 닭의 피부. 털을 뽑아내면 오돌도돌한 돌기가 많이 있는데 '닭살 돋는다'고 하는 표현도 여기서 나온 것. 기름기가 많기 때문에 가슴살이나 안심과는 반대로 다이어트의 적이다. 닭 요리를 할 때 껍질을 벗기고 요리하면 칼로리가 상당히 줄어든다. 반면 껍질을 재료로 여러 가지 요리를 만드는데 닭껍질을 꿰어서 만드는 야키토리는 기름기가 지글지글하고 쫄깃해서 맛이 좋다. 후쿠오카 쪽에는 아예 이게 주력인 야키토리 가게도 있을 정도. 더 자세한 내용은 닭껍질 항목 참조.

각주

  1. 중국이나 중동, 서양권이라면 양고기도 추가.
  2. 우리나라에서는 전라남도 일부 지역에서만 닭고기를 회로 먹지만 일본에서는 닭이 유명한 지역을 중심으로 닭고기 도 종종 볼 수 있다. 나고야 코친으로 유명한 나고야시 일대라든지, 미야자키지톳코로 유명한 미야자키현 쪽이라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