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카츠
ハムカツ。
두툼하게 썰은 햄에 밀가루와 달걀로 튀김옷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혀 튀겨내는 음식. 돈카츠에서 돼지고기만 햄으로 바꿨다고 생각하면 된다. 어차피 햄도 돼지고기로 만든 것이긴 하다. 햄은 그냥 시중에서 파는 프레스햄이다. 씹는 맛이 있는 게 좋기 때문에 스팸처럼 고기를 완전히 갈아서 만든 연한 것보다는 어느 정도 육질이 느껴지게 거칠게 갈아 만든 햄이 더 잘 맞는다. 일본 쪽에서 발달한 음식이고 인기도 있다 보니 일본에는 햄카츠에 맞는 햄 제품도 여럿 나와 있다. 우리나라에는 두툼하면서도 육질이 느껴지는 햄을 구하기가 어려운데, 슬라이스하지 않은 통베이컨(베이컨 스테이크)을 사용해서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지만 베이컨은 아무래도 질기기 때문에 나이프로 잘라먹든지 해야 하므로 잘 안 맞는다.
밀가루와 달걀으로 튀김옷을 입히고 빵가루를 묻히는 과정은 돈카츠와 같지만 생빵가루를 쓰지 않고 마른 빵가루를 쓰는 경우도 종종 있다. 햄은 이미 익힌 가공육이라서 오래 튀길 필요는 없다. 먹을 때는 간단하게 케첩 정도 뿌려서 먹기도 하고, 돈카츠 소스, 마요네즈, 머스타드를 쓰기도 한다. 물론 채썬 양배추도 곁들인다.
돈카츠의 열화판으로 볼 수 있지만 이것도 나름 팬이 많다. 우리나라에서도 햄이 싸구려 음식 취급 받는 지금도 여전히 스팸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과 비슷하다. 일본에서는 양식당에서는 잘 안 팔고 대중식당에서 주로 볼 수 있다. 일본의 저렴한 이자카야에서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안주다. 일본의 펍 푸드인 셈. 일본 편의점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돈카츠처럼 빵 사이에 끼워 샌드위치로 먹기도 한다. 재료 준비하기가 쉬운 편이기 때문에 집에서도 간단히 만들어 먹기 좋다. 일본은 가정에서도 튀김을 많이 해먹는지라 집에서도 많이 만든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돈카츠는 인기가 좋아도 햄카츠는 몇몇 이자카야 정도에서나 볼 수 있는 정도다.
'카츠'라는 말이 이기다(勝つ)와 발음이 같기 때문에 일본의 프로야구팀인 홋카이도 닛폰햄 파이터즈 팬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2016년 일본시리즈에서 닛폰햄 파이터즈와 히로시마 컵스가 맞붙었을 때, 히로시마 일대의 음식점에서는 메뉴에서 햄카츠라는 이름을 빼고 햄니카츠(ハム煮カツ)[1] 또는 햄 잡아먹기(ハム喰い)라는 이름으로 팔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