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벡
Malbec.
적포도 품종의 하나. 또는 이 품종을 주종으로 해서 만드는 와인.
프랑스에서는 주로 보르도 와인의 보조 품종으로 쓰인다. 보통 보르도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을 주종으로 하고 조연급으로 메를로[1], 카베르네 프랑, 쁘띠 베르도 그리고 말벡이 들어가는 게 대세인데[2], 이 중 말벡은 와인의 짙은 색깔과 스모키한 향, 블랙커런트와 초콜릿 맛을 더해 주는 품종으로 애용되어 왔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메를로와 카베르네 프랑에 밀려서 점점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말벡은 낮 기온이 높고 건조한 기후에 잘 어울리는데 프랑스는 아주 딱 떨어지는 기후 조건은 아니어서 그보다는 프랑스 기후에 잘 맞는 품종에 밀리는 모습이다.[3] 조사 결과의 추세를 보면 프랑스 전역에서 점점 재배 면적이 줄어들고 있다. 프랑스 카오르 지역의 AOC는 말벡을 70% 이상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지역에서는 여전히 널리 재배하고 있지만 추세를 보면 앞으로는 규정이 말벡을 적게 쓰는 쪽으로 바뀔 수도 있다.
대신 아르헨티나에서는 대표선수급 품종이다. 아르헨티나 와인이라면 일단 말벡을 떠올릴 정도로 말벡 단일 품종만으로 만드는 와인도 수두룩하고 카베르네 소비뇽과 블렌딩한 와인 역시 인기가 많다. 19세기에 프랑스에서 건너와서 재배를 시작했는데, 20세기 들어서 경제위기를 겪을 때에는 싸구려 와인용 품종에 많이 밀렸던 시절도 있지만 다시 생산이 늘어나서 지금은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품종으로 입지를 단단히 굳히고 있다. 고도가 높고 건조한 아르헨티나의 기후가 껍질은 두툼하게, 탄닌은 과하지 않은 정도로만 함유하게 만들기 때문에 말벡의 장점을 키우는 쪽으로 딱 맞아 떨어지면서 프랑스보다 이쪽에서 더 흥하고 있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여서 프랑스에서는 계속 말벡의 입지가 줄어들고 반대로 아르헨티나 와인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쪽에서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 2000년 조사에서는 프랑스의 말벡 재배 면적이 6천 헥타르였던 데 반해 2003년 조사에서는 아르헨티나 말벡 재배 면적이 프랑스의 세 배가 넘는 2만 헥타르에 이를 정도다. 특히 아르헨티나 멘도자 지역의 고도가 높은 지대가 최적으로 손꼽히고 있다. 그밖에도 미국,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비롯해서 여러 곳에서 재배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르헨티나 말고는 대체로 카베르네 소비뇽이나 메를로 와인의 조연급에 머물러 있는 신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