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래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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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연동에 있는 국수집. 올레가 아니라 올래다. 아마도 올 래(來)? 아니면 우리 집에 올래 안올래? 고기국수멸치국수, 비빔국수 세 가지가 있었지만 지금은 고기국수 딱 하나밖에 없다. 주문할 때 종업원이 '고기국수 하나만 있다'고 알려준다. 따라서 몇 개 시킬지만 얘기해 주면 된다. 역사가 짧지만 빠른 속도로 인기를 얻으면서 기존의 쟁쟁한 고기국수 강자들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인기가 올라가고 줄이 길어지면서 결국 길건너편으로 확장 이전은 했지만 여전히 인지도에 비해 가게는 크지 않은 편이고 주차장도 없다. 점심 시간에는 1시간 넘게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는 몇 시까지 오라고 알려주는데, 그 시간에 맞춰 가면 설령 자기 순서가 지났어도 체크해서 적절한 순서로 자리를 잡아 준다.

요 근래에는 서울을 비롯한 외지에 같은 '제주 올래국수' 이름을 내건 고기국수집들이 드문드문 보이는데.... 제주 올래국수의 체인점은 아니다. 그냥 비슷한 스타일로 만들 거냐 이름만 그렇게 붙였을 뿐이다. 그리고 기술을 배우겠다고 오는 사람들이 있으면 다 받아줄 정도로 인심이 좋기 때문에 여기서 배워가지고 나간 사람들이 올래국수 이름을 써서 가게를 차리는 경우도 있다. 진짜 올래국수는 원래는 본점 하나만 있었지만 서귀포에도 분점을 열었다. 나머지는 여기서 기술을 배워서 차렸거나 이름만 쓴 것.

대부분 고기국수소면을 쓰는데 이곳은 좀 더 굵은 중면을 쓰는 게 특징. 국수의 탄력이 별로 없어서 불은 듯하다는 게 아쉽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국물의 농도가 진하면서도 잡내가 별로 없이 깔끔한 데다가[1] 굵은 면발과 묘하게 잘 어울린다. 적응되면 통통하게 붇은 중면도 이 집만의 독특한 특징이려니 생각된다. 정말로 오히려 중면을 이 가게의 독특한 장점으로 꼽는 이들도 많다. 면은 제껴 놓고 진한 국물과 다른 가게 대비 월등히 푸짐한 고기 고명만으로도 모든 것이 용서되고도 남을 정도다. 그런데 요즘 들어서는 고기가 전보다 비계가 많아졌다는 혐의가...

원래는 고기국수 말고도 멸치국수비빔국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딱 고기국수 하나밖에 없다. 사실 멸치국수도 정말 맛있었다. 농도가 진하면서도 정말 깔끔한 국물을 뽑아냈기 때문에 고기국수가 아닌 멸치국수를 먹으러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요즘 체인점으로 여기저기 생겨난 국숫집에서 멸치국수를 먹어보면 쓴맛이 많이 나는데 내장[2]을 빼지 않고 오래 끓여서 그렇다. 여기는 내장을 일일이 손질한 티가 난다. 고기국수보다 멸치국수 때문에 온다는 사람도 심심치 않았다. 비빔국수 역시 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었다. 둘이 가면 고기국수멸치국수 혹은 비빔국수를 하나씩 시켜서 먹어 보면 딱 좋았는데 이제는 고기국수 하나밖에는 안 하기 때문에 아쉬운 대목이다. 방송에 몇 번 나가면서 사람들은 많아졌는데 고기국수만 많이 시키고 다른 국수는 잘 안 시켜서 결국 고기국수만 남겼다고 한다.[3] 오버투어리즘의 폐해. 전반적으로 진한 국물에도 불구하고 깔끔함을 잃지 않는 게 이 집의 미덕이다.

2020년 봄 기준으로 가격이 8,000원까지 올랐지만 양은 정말 넉넉하게 준다.[4] 먹는 양이 적은 여성들이라면 하나로 둘이 먹어도 될 정도로 넉넉한 양을 자랑한다. 하지만 1인당 하나씩 시키는 건 예의. 이제는 고기국수 하나밖에 없다 보니 그냥 자리 잡으면 사람 수대로 알아서 나온다.

주인인 김경돈 사장이 특이하게 경찰 출신이다. 제주 출신이지만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가 제주로 돌아와서 정보과 형사로 20년 넘게 근무했는데, 그만 두고 시작한 가게가 대박이 나 버렸다.[5]

각주

  1. 여기보다 더 깔끔한 데들도 있지만 대신 밍밍한 편이라 돼지뼈 육수 특유의 감칠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사실 제주 고기국수는 밍밍한 쪽이 주류이며 올래국수의 진한 육수가 오히려 독특한 편이다.
  2. 거무튀튀한 색갈 때문에 '똥'이라고도 종종 부른다.
  3. https://monddak.tistory.com/30
  4. 공짜로 기술 가르쳐 준다고 해서 배우러 왔다가 이 원가에 뭐가 남냐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5. "[만나고 싶었습니다]경찰 출신 국수집 사장 김경돈씨", 한라일보, 2012년 10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