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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Whisky. 미국과 아일랜드 영어로는 Whiskey. 어원은 '물'을 뜻하는 게일어<ref>[[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사용했고 지금도 일부 사용하는 언어. 위스키로 가장 유명한 곳이 [[스코틀랜드]]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이해가 간다.</ref> 'uisce'가 영어화된 것. | ||
[[브랜디]]의 | [[곡물]]을 주 원료로 술을 만들어 [[증류]]한 후 나무통에 보관 숙성하는 [[증류주]]. [[과일]]을 주 원료로 하는 [[증류주]]인 [[브랜디]]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나무통 숙성을 거친 것만이 위스키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보드카]]는 [[밀]], [[호밀]], [[수수]], [[옥수수]]와 같은 곡물을 원료로 하지만 나무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무색 투명한 [[술]]이라서 위스키로 분류되지 않는다. [[중국]]의 [[백주]]나 [[한국]], [[일본]]의 [[소주]]도 마찬가지. 다만 [[증류식 소주]] 가운데 일부는 나무통 숙성을 하는 것도 있으며, 이런 것들은 위스키로 분류해도 된다. | ||
많은 위스키들이 숙성 기간을 표시하고 있는데,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보통 10년, 12년, 17년, 18년, 21년, 25년, 30년 정도가 많이 볼 수 있는 숙성 기간이다. 그런데 이 숙성 기간은 '최소' 숙성 기간을 뜻한다. 즉, 12년 숙성 위스키라면 12년 숙성한 원액만 넣은 게 아니라, 최소 12년 숙성한 원액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보통은 최소 숙성 기간 원액을 많이 쓰고 여기에 더 오래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한다. 숙성 기간이 길수록 가격은 기하급수로 뛰는데, 기간이 길어지므로 관리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액이 줄어드는 [[엔젤스 쉐어]]가 더 큰 원인이다. 숙성 기간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숙성 기간이 짧아서 표시해봐야 별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숙성 년수 표시가 없는 것을 DR(Distiller's Reserve)라고 부른다. | |||
[[ | [[밀]], [[보리]], [[옥수수]], [[호밀]]을 비롯한 갖가지 곡물들이 원료가 된다. 특히 [[보리]], 정확히는 [[맥아]]를 사용해서 만든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스코틀랜드]]에 고급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아예 [[몰트 위스키]]가 아닌 것은 퉁쳐서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할 정도로 [[몰트 위스키]]의 중요도가 높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 랭킹을 뽑으면 꼭 들어가는 게 [[싱글 몰트 위스키]]. | ||
[[한국]]과 [[일본]]의 [[소주]], [[중국]]의 [[고량주]]도 곡물 기반의 [[증류주]]인 만큼 이쪽에 들어가지만 | {{#ev:youtube|ZNe4ZRFx9oY}} | ||
위스키계의 대표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스카치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를 [[스코틀랜드]]의 여러 증류소, 그리고 [[스카치 위스키]]들과 함께 보여주는 영상이다. [[스카치 위스키]]만이 아니라 위스키는 다 이런 식으로 만든다. | |||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증류를 위한 [[술]]을 만들어야 한다. 곡물은 당분이 녹말의 형태로 들어 있는데, [[녹말]]은 [[효모]]가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당화효소]]로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보리]]의 싹을 틔운 [[맥아]]. 그래서 대다수 위스키는 100%든 일부든 [[맥아]]를 사용한다. 단, 밀이나 [[호밀]]을 싹틔운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각각 [[밀맥아]]와 호밀맥아라고 부른다. 곡물과 [[맥아]]를 [[당화효소]]가 활성화되는 온도의 더운 물에 넣어서 [[녹말]]을 [[당분]]으로 바꾼 다음, [[효모]]를 투입해서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는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든 술은 [[알코올]] 함량이 대략 5~7% 정도인데,이를 증류하면 높은 도수의 [[증류주]]를 얻는다. 증류는 한번 또는 여러 번 할 수 있다. 증류를 막 거친 술은 재료가 무엇이든 무색 투명하며 이를 [[오드비]]라고 하는데, 이를 [[오크통]]에 넣어서 숙성하면 특유의 은은한 갈색 빛깔과 복잡한 향미가 만들어진다. 이후 블렌딩을 거쳐서 병입하면 위스키가 완성된다. 대체로 병입 후에도 일정 기간 더 숙성한 다음 시장에 내놓는다. | |||
[[브랜디]]의 경우에는 [[코냑]]이나 [[아르마냑]] 같은 [[포도]] [[브랜디]]가 압도적이지만 위스키 쪽은 나름대로 춘추전국시대다. 물론 위스키라고 하면 가장 먼저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나 그 중에서도 [[맥아]]로 만든 [[몰트 위스키]]가 생각나겠지만 [[미국]]의 [[버번]],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위스키]], [[캐나디안 위스키]]와 같은 무시무시한 놈들이 득실득실하니... 그밖에도 <del>[[스카치 위스키]]의 따라쟁이인</del> [[일본]] 위스키도 또 무시 못한다. 옛날에는 따라쟁이였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위스키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심지어 [[스카치 위스키]]보다 좋은 평판을 얻는 놈도 있다. 대표적인 게 [[산토리]]의 [[싱글 몰트 위스키]]인 [[야마자키 (위스키)|야마자키]]. 특히 위스키계의 거물인 짐 머리의 <위스키 바이블 2015>에서 수백 년 전통을 자랑하는 위스키 메이커들을 제치고 한정판인 야마자키 쉐리 캐스크 2013에게 100점 만점에 97.5점을 주고 그 해의 톱으로 뽑았다. 이 사건으로 세계가 발칵 뒤집혔고 [[일본]] 위스키 품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어서 산토리의 주력 상품들은 씨가 마를 정도가 되어 버렸다. | |||
[[곡물]]도 [[과일]]도 아닌 것을 재료로 쓰는 [[증류주]]인 [[럼]]([[사탕수수]])이나 [[테킬라]]([[용설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은 [[당분]]을 [[녹말]] 형태가 아닌 [[당분]] 그대로 저장하고 있으므로 [[당화효소]]가 따로 필요 없다.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 [[브랜디]]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브랜디]] 쪽에서는 안 끼워준다. 이들은 그냥 증류주의 일종이다. | |||
[[한국]]과 [[일본]]의 [[소주]], [[중국]]의 [[고량주]], [[러시아]]의 [[보드카]]도 곡물 기반의 [[증류주]]인 만큼 이쪽에 들어가지만 엄밀히 말하면 위스키는 나무통 숙성을 거친 것으로 한정한다. <del>그렇다면 [[일품진로]]는 위스키 입성?</del> 나무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것을 프랑스어에서 온 말인 [[오드비]](Eau-de-vie)라고 부른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오드비'를 나무통 숙성을 거친 것과 안 거친 것 모두에 쓸 수 있다. | |||
위스키의 최대 소비국은 의외로 [[인도]]다. <del>하긴 인구빨이 있으니.</del> [[인도]] 혼자서 전 세계 소비량의 절반을 먹고 있다. 소비량이 엄청난만큼 생산량도 많아서 2017년 기준으로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위스키도 인도의 오피서스초이스(Officer’s Choice)라는 제품이다.<ref>[https://www.theiwsr.com/wp-content/uploads/IWSR-Press-Release_Top-100-largest-spirits-brands-revealed-in-the-IWSR-Real-100_3Jul2018.pdf "Top 100 largest spirits brands revealed in the IWSR Real 100"], ''IWSR'', 3 July 2018. 참고로 증류주 전체 1위는 당당히 한국의 진로소주...</ref> 하지만 이 동네는 정말 질보다 양이라서 위스키에 대한 명확한 표준이나 기준이 없다. | |||
마실 때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시거나, 얼음을 넣은 온더락스로 마시는 게 보통이다. [[일본]]에서는 [[하이볼]]로도 많이 마신다. [[칵테일]] 재료로는 잘 쓰이지 않는데 위스키 자체가 특유의 향미를 복잡 미묘하게 가지고 있으므로 그대로 마시는 게 더 좋기도 하고, 위스키에 쓰이는 베이스 술은 보통 [[보드카]]나 화이트 [[럼]]처럼 자기 캐릭터가 강하지 않은 중립적인 술, 혹은 [[진]]처럼 아예 그 자체가 혼성주인 술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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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12일 (토) 21:03 기준 최신판
Whisky. 미국과 아일랜드 영어로는 Whiskey. 어원은 '물'을 뜻하는 게일어[1] 'uisce'가 영어화된 것.
곡물을 주 원료로 술을 만들어 증류한 후 나무통에 보관 숙성하는 증류주. 과일을 주 원료로 하는 증류주인 브랜디와 대비되는 개념이다. 나무통 숙성을 거친 것만이 위스키로 분류된다. 예를 들어 보드카는 밀, 호밀, 수수, 옥수수와 같은 곡물을 원료로 하지만 나무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무색 투명한 술이라서 위스키로 분류되지 않는다. 중국의 백주나 한국, 일본의 소주도 마찬가지. 다만 증류식 소주 가운데 일부는 나무통 숙성을 하는 것도 있으며, 이런 것들은 위스키로 분류해도 된다.
많은 위스키들이 숙성 기간을 표시하고 있는데, 브랜드마다 다르지만 보통 10년, 12년, 17년, 18년, 21년, 25년, 30년 정도가 많이 볼 수 있는 숙성 기간이다. 그런데 이 숙성 기간은 '최소' 숙성 기간을 뜻한다. 즉, 12년 숙성 위스키라면 12년 숙성한 원액만 넣은 게 아니라, 최소 12년 숙성한 원액이 들어간다는 뜻이다. 보통은 최소 숙성 기간 원액을 많이 쓰고 여기에 더 오래 숙성한 원액을 블렌딩한다. 숙성 기간이 길수록 가격은 기하급수로 뛰는데, 기간이 길어지므로 관리 비용이 들어가는 문제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액이 줄어드는 엔젤스 쉐어가 더 큰 원인이다. 숙성 기간이 표시되어 있지 않은 것은 숙성 기간이 짧아서 표시해봐야 별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숙성 년수 표시가 없는 것을 DR(Distiller's Reserve)라고 부른다.
밀, 보리, 옥수수, 호밀을 비롯한 갖가지 곡물들이 원료가 된다. 특히 보리, 정확히는 맥아를 사용해서 만든 위스키는 몰트 위스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스코틀랜드에 고급 브랜드들이 즐비하다. 아예 몰트 위스키가 아닌 것은 퉁쳐서 그레인 위스키로 분류할 정도로 몰트 위스키의 중요도가 높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 랭킹을 뽑으면 꼭 들어가는 게 싱글 몰트 위스키.
위스키계의 대표 선수라고 할 수 있는 스카치 위스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를 스코틀랜드의 여러 증류소, 그리고 스카치 위스키들과 함께 보여주는 영상이다. 스카치 위스키만이 아니라 위스키는 다 이런 식으로 만든다.
위스키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증류를 위한 술을 만들어야 한다. 곡물은 당분이 녹말의 형태로 들어 있는데, 녹말은 효모가 먹을 수 없기 때문에 당화효소로 녹말을 당분으로 바꾸어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가장 널리 쓰이는 것은 보리의 싹을 틔운 맥아. 그래서 대다수 위스키는 100%든 일부든 맥아를 사용한다. 단, 밀이나 호밀을 싹틔운 것도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으며 각각 밀맥아와 호밀맥아라고 부른다. 곡물과 맥아를 당화효소가 활성화되는 온도의 더운 물에 넣어서 녹말을 당분으로 바꾼 다음, 효모를 투입해서 당분을 알코올로 바꾸는 발효 과정을 거친다. 이렇게 만든 술은 알코올 함량이 대략 5~7% 정도인데,이를 증류하면 높은 도수의 증류주를 얻는다. 증류는 한번 또는 여러 번 할 수 있다. 증류를 막 거친 술은 재료가 무엇이든 무색 투명하며 이를 오드비라고 하는데, 이를 오크통에 넣어서 숙성하면 특유의 은은한 갈색 빛깔과 복잡한 향미가 만들어진다. 이후 블렌딩을 거쳐서 병입하면 위스키가 완성된다. 대체로 병입 후에도 일정 기간 더 숙성한 다음 시장에 내놓는다.
브랜디의 경우에는 코냑이나 아르마냑 같은 포도 브랜디가 압도적이지만 위스키 쪽은 나름대로 춘추전국시대다. 물론 위스키라고 하면 가장 먼저 스코틀랜드의 스카치 위스키나 그 중에서도 맥아로 만든 몰트 위스키가 생각나겠지만 미국의 버번, 아일랜드의 아이리시 위스키, 캐나디안 위스키와 같은 무시무시한 놈들이 득실득실하니... 그밖에도 스카치 위스키의 따라쟁이인 일본 위스키도 또 무시 못한다. 옛날에는 따라쟁이였을지 모르지만 이제는 위스키 전문가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으면서 심지어 스카치 위스키보다 좋은 평판을 얻는 놈도 있다. 대표적인 게 산토리의 싱글 몰트 위스키인 야마자키. 특히 위스키계의 거물인 짐 머리의 <위스키 바이블 2015>에서 수백 년 전통을 자랑하는 위스키 메이커들을 제치고 한정판인 야마자키 쉐리 캐스크 2013에게 100점 만점에 97.5점을 주고 그 해의 톱으로 뽑았다. 이 사건으로 세계가 발칵 뒤집혔고 일본 위스키 품귀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어서 산토리의 주력 상품들은 씨가 마를 정도가 되어 버렸다.
곡물도 과일도 아닌 것을 재료로 쓰는 증류주인 럼(사탕수수)이나 테킬라(용설란)는 어떻게 할 것인가? 이들은 당분을 녹말 형태가 아닌 당분 그대로 저장하고 있으므로 당화효소가 따로 필요 없다. 제조 과정을 살펴보면 브랜디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지만 브랜디 쪽에서는 안 끼워준다. 이들은 그냥 증류주의 일종이다.
한국과 일본의 소주, 중국의 고량주, 러시아의 보드카도 곡물 기반의 증류주인 만큼 이쪽에 들어가지만 엄밀히 말하면 위스키는 나무통 숙성을 거친 것으로 한정한다. 그렇다면 일품진로는 위스키 입성? 나무통 숙성을 거치지 않은 것을 프랑스어에서 온 말인 오드비(Eau-de-vie)라고 부른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오드비'를 나무통 숙성을 거친 것과 안 거친 것 모두에 쓸 수 있다.
위스키의 최대 소비국은 의외로 인도다. 하긴 인구빨이 있으니. 인도 혼자서 전 세계 소비량의 절반을 먹고 있다. 소비량이 엄청난만큼 생산량도 많아서 2017년 기준으로 세계 최대 생산량을 자랑하는 위스키도 인도의 오피서스초이스(Officer’s Choice)라는 제품이다.[2] 하지만 이 동네는 정말 질보다 양이라서 위스키에 대한 명확한 표준이나 기준이 없다.
마실 때는 그냥 스트레이트로 마시거나, 얼음을 넣은 온더락스로 마시는 게 보통이다. 일본에서는 하이볼로도 많이 마신다. 칵테일 재료로는 잘 쓰이지 않는데 위스키 자체가 특유의 향미를 복잡 미묘하게 가지고 있으므로 그대로 마시는 게 더 좋기도 하고, 위스키에 쓰이는 베이스 술은 보통 보드카나 화이트 럼처럼 자기 캐릭터가 강하지 않은 중립적인 술, 혹은 진처럼 아예 그 자체가 혼성주인 술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