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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조 후에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고 그냥 술집에 공급되는 [[에일]]. 캐스크란 양조 및 숙성에 쓰는 큰 술통을 뜻하는데, 곧 캐스크째 그대로 공급되는 [[에일]] [[맥주]]를 뜻한다. 옛날에야 맥주가 이런 식으로 유통되었지만 금속제 [[케그]] 방식이 일반화된 지금 캐스크 에일은 거의 [[영국]] 한정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들다. [[영국]]에서는 캐스크 에일이야말로 진짜 [[에일]]이라는 뜻으로 리얼 에일(real ale)이라고도 부른다. <del>부심 참...</del> | |||
20세기 초부터 | 살균은커녕 필터링도 하지 않고, 심지어 [[탄산가스]]도 안 넣는다. 탄산이야 술집에서 넣으면 되지 않냐고? 아니다. [[맥주]]에 [[탄산가스]]가 없다니! 경악할 일이지만 [[영국]]의 캐스크 에일이라면 이게 당연하다. [[술]]을 따를 때도 사람의 힘으로 펌프질을 해서 퍼올려야 한다. 거품도 별로 없고 온도도 차가움과는 거리가 멀고 그냥 서늘한 정도에서 제공된다. 우리가 아는 [[맥주]]의 상식을 정말 산산이 박살내는 [[맥주]]. 물론 [[영국]]이라면 전혀 이상할 것도 없고 오히려 상식이다. [[탄산가스]]가 없는 편이 속도 덜 더부룩하고 편안하다고 말하는 [[영국]]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탄산 들어간 [[영국]] [[에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영국]] [[펍]]에 가면 [[에일]]의 절대 다수가 캐스크 에일이다. [[영국]] [[펍]]에서는 탄산 없는 캐스크 에일 종류를 비터(bitter), 탄산이 들어가는 [[맥주]]를 퉁쳐서 [[라거]](lager)라고 구분하고 탭을 따로 모아 놓았다. 거의 모든 [[펍]]은 둘 다 갖추고 있으니 [[영국]]이라고 무조건 캐스크 에일만 마셔야 하는 건 아니고 취향껏 주문할 수 있다. | ||
20세기 초부터 냉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원하게 쭉쭉 마실 수 있는 [[라거]]가 급속도로 [[맥주]] 시장을 장악하다 보니 [[에일]]이 [[라거]]에 밀리고 대기업 중심으로 [[에일]]도 [[탄산가스]]를 넣고 차게 마시는 쪽으로 대세가 기우는 통에 캐스크 [[에일]]은 자취를 감추었다. 심지어 [[영국]]에서도 이 설 땅을 잃어갔는데, 시민운동으로 [[캠페인 포 리얼 에일]]이 조직화 되면서 캐스크 [[에일]]이 살아났다. 이제는 다시 [[영국]] [[펍]]의 주류 자리를 되찾은 상태. 그러나 이런 부활 스토리도 어디까지나 [[영국]]에 국한된 야기고 영연방 국가에서조차 캐스크 [[에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국 각지의 [[마이크로브루어리]]에서 만드는 [[에일]] [[맥주]]가 [[펍]]에 널려 있는 [[미국]],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도 캐스크 에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펍]]에서는 캐스크 [[에일]]로 팔리는 [[런던프라이드]] 같은 녀석들도 외국으로 나갈 때에는 [[탄산가스]]를 주입한 [[케그]]에 담기고 서브할 때에도 [[탄산가스]]를 주입한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니까 살균도 필터링도 없어서 오래 못 가는 캐스크 [[에일]] 상태로 수출하기는 힘들겠지만. 반대로 [[호주]] 같은 다른 영연방에서 만든 [[에일]]이 영국에서는 캐스크 에일로 팔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 |||
[[케그]]가 개발되기 전에는 수출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캐스크 [[에일]] 상태로 배에 실어야 했다. [[인도]] 식민지 같은 먼 곳까지 배로 몇 주씩 가려면, 게다가 더운 지역을 지나게 되면 캐스크 [[에일]]은 당연히 썩기 쉽다. 그래서 어떻게든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홉]]을 대량으로 때려넣었는데, 그 결과로 나온 것들이 [[인디아 페일 에일]]([[IPA]])과 같은 것들. [[에일]]에 익스포트(Export)나 포린(Foreign) 같은 이름이 붙어 있다면 원래 수출용으로 만들었던 스타일로, [[홉]]향이 굉장히 강하다. | |||
영국여행 관련 책을 보면 [[영국]] [[펍]]에서 파는 에일은 [[탄산가스]]가 없다고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체로 그렇지만 완전 정확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보딩턴]] 같은 [[영국]] [[에일]]은 [[영국]] [[펍]]에서 팔 때에도 [[탄산가스]]가 들어간다. 모든 [[에일]]이 아니라 캐스크 에일이 [[탄산가스]]가 안 들어가는 것이다. 따지고 들면 [[기네스]]도 [[에일]] 계열이지만 [[영국]]에서도 [[탄산가스]]가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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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5월 7일 (토) 11:39 기준 최신판
Cask ale.
양조 후에 아무런 조작도 하지 않고 그냥 술집에 공급되는 에일. 캐스크란 양조 및 숙성에 쓰는 큰 술통을 뜻하는데, 곧 캐스크째 그대로 공급되는 에일 맥주를 뜻한다. 옛날에야 맥주가 이런 식으로 유통되었지만 금속제 케그 방식이 일반화된 지금 캐스크 에일은 거의 영국 한정이고 다른 나라에서는 보기 힘들다. 영국에서는 캐스크 에일이야말로 진짜 에일이라는 뜻으로 리얼 에일(real ale)이라고도 부른다. 부심 참...
살균은커녕 필터링도 하지 않고, 심지어 탄산가스도 안 넣는다. 탄산이야 술집에서 넣으면 되지 않냐고? 아니다. 맥주에 탄산가스가 없다니! 경악할 일이지만 영국의 캐스크 에일이라면 이게 당연하다. 술을 따를 때도 사람의 힘으로 펌프질을 해서 퍼올려야 한다. 거품도 별로 없고 온도도 차가움과는 거리가 멀고 그냥 서늘한 정도에서 제공된다. 우리가 아는 맥주의 상식을 정말 산산이 박살내는 맥주. 물론 영국이라면 전혀 이상할 것도 없고 오히려 상식이다. 탄산가스가 없는 편이 속도 덜 더부룩하고 편안하다고 말하는 영국인들도 종종 볼 수 있다. 탄산 들어간 영국 에일이 없는 건 아니지만 영국 펍에 가면 에일의 절대 다수가 캐스크 에일이다. 영국 펍에서는 탄산 없는 캐스크 에일 종류를 비터(bitter), 탄산이 들어가는 맥주를 퉁쳐서 라거(lager)라고 구분하고 탭을 따로 모아 놓았다. 거의 모든 펍은 둘 다 갖추고 있으니 영국이라고 무조건 캐스크 에일만 마셔야 하는 건 아니고 취향껏 주문할 수 있다.
20세기 초부터 냉장 기술이 발달하면서 시원하게 쭉쭉 마실 수 있는 라거가 급속도로 맥주 시장을 장악하다 보니 에일이 라거에 밀리고 대기업 중심으로 에일도 탄산가스를 넣고 차게 마시는 쪽으로 대세가 기우는 통에 캐스크 에일은 자취를 감추었다. 심지어 영국에서도 이 설 땅을 잃어갔는데, 시민운동으로 캠페인 포 리얼 에일이 조직화 되면서 캐스크 에일이 살아났다. 이제는 다시 영국 펍의 주류 자리를 되찾은 상태. 그러나 이런 부활 스토리도 어디까지나 영국에 국한된 야기고 영연방 국가에서조차 캐스크 에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전국 각지의 마이크로브루어리에서 만드는 에일 맥주가 펍에 널려 있는 미국, 호주나 뉴질랜드에서도 캐스크 에일은 찾아보기 힘들다. 영국 펍에서는 캐스크 에일로 팔리는 런던프라이드 같은 녀석들도 외국으로 나갈 때에는 탄산가스를 주입한 케그에 담기고 서브할 때에도 탄산가스를 주입한다. 아무래도 시간이 걸리니까 살균도 필터링도 없어서 오래 못 가는 캐스크 에일 상태로 수출하기는 힘들겠지만. 반대로 호주 같은 다른 영연방에서 만든 에일이 영국에서는 캐스크 에일로 팔리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케그가 개발되기 전에는 수출하는 것도 어쩔 수 없이 캐스크 에일 상태로 배에 실어야 했다. 인도 식민지 같은 먼 곳까지 배로 몇 주씩 가려면, 게다가 더운 지역을 지나게 되면 캐스크 에일은 당연히 썩기 쉽다. 그래서 어떻게든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홉을 대량으로 때려넣었는데, 그 결과로 나온 것들이 인디아 페일 에일(IPA)과 같은 것들. 에일에 익스포트(Export)나 포린(Foreign) 같은 이름이 붙어 있다면 원래 수출용으로 만들었던 스타일로, 홉향이 굉장히 강하다.
영국여행 관련 책을 보면 영국 펍에서 파는 에일은 탄산가스가 없다고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대체로 그렇지만 완전 정확하지는 않다. 예를 들어 보딩턴 같은 영국 에일은 영국 펍에서 팔 때에도 탄산가스가 들어간다. 모든 에일이 아니라 캐스크 에일이 탄산가스가 안 들어가는 것이다. 따지고 들면 기네스도 에일 계열이지만 영국에서도 탄산가스가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