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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줄여서 숙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녹두]]에 물을 주고 싹을 틔워서 만드는 나물로, [[콩나물]]처럼 빛을 가리고 뿌리가 길게 자라도록 키운다. [[녹두]]가 콩보다 작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콩나물]]보다는 뿌리가 짧고 얇으며, 머리도 뿌리 위에 노란 붓질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아주 작다. 뿌리는 [[콩나물]]보다는 짧으며, 아삭한 맛을 내지만 [[콩나물]]보다는 덜 질긴 편. 조리 시간도 숙주나물이 짧은 편으로, [[콩나물]]은 질긴 데다가 비린내까지 있어서 날것으로 먹기는 힘들고 한번 삶아야 하지만 숙주나물은 그냥 뜨거운 물에 잠시 넣어두는 정도만으로도 먹을 만하게 된다. | |||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일대에서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는 [[콩나물]]이 음식에 훨씬 널리 쓰이고 숙주나물과는 넘사벽으로 친숙하지만 다른 나라는 정반대로 [[콩나물]]은 잘 안 먹고 숙주나물을 많이 먹는다. [[일본]]의 [[라멘]], [[동남아시아]] 일대의 각종 [[국수]]나 [[볶음]] 요리에도 [[콩나물]]이 아니라 숙주나물이 들어간다. 오히려 [[콩나물]]을 우리만큼 먹는 곳이 드물다.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보통 '모야시(もやし)'라고 하면 숙주나물을 뜻하는 것이고, [[라멘]]과 여러 일본식 [[전골]] 요리에 단골로 들어간다. [[콩나물]]은 콩을 뜻하는 '마메'를 붙여서 마메모야시(豆もやし)라고 부른다. | |||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배경은 조선시대의 세도가 [[신숙주]]와 관련이 있다. 일부 어린이책이나 어린이신문에서는 그가 숙주나물을 워낙에 좋아해서 붙었다고 쓰기도 했지만,<ref>이런 글은 신숙주를 미화하다 보니 숙주나물의 유래도 그런 식으로 각색한 것이다.</ref> [[단종]]을 배신하고 [[세조]]의 편에 붙은 배신의 아이콘 신숙주를 쉬이 상하는 숙주나물에 빗대서 비웃은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만두]]에 숙주나물을 짓이겨 넣으면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도 있다. 이에 관한 기록이 있는 문헌은 [[세조]] 때로부터 한참 후라서 정말 [[세조]] 때부터 그리 부른 건지 나중에 누가 갖다 붙인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여간 [[신숙주]]의 후예인 고령 신씨 집안은 숙주나물을 제삿상에 올리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다고도 한다. 다만 모든 고령 신씨가 그런 건 아닌 듯.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는데, [[세조]]가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서 녹두 수입을 적극 추진했고 [[좌의정]]이었던 신숙주가 여기에 앞장선 공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del>그럼 나물이 아니라 그냥 [[녹두]]에 숙주라고 붙여야 하는 것 아닌가.</del> 다만 이건 고령 신씨 쪽에서 많이 밀고 있는 설이라 좀... 여러 가지 시대상이나 자료를 보면 신숙주가 국민 비호감이었던 건 분명해 보인다. | |||
[[한방]]에서는 해독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그래서 [[한약]] 먹는 동안에는 [[녹두]]나 숙주나물은 금기시한다. 약도 일종의 독이란 얘기. < | [[파일:20201014 130037 HDR.jpg|upright 1.5|섬네일|없음]] | ||
우리나라에서도 숙주나물은 다양하게 쓰인다. [[나물]]로 먹을 때는 [[콩나물]]처럼 삶은 다음 [[참기름]], [[소금]], 다진 [[마늘]], [[파]], [[참깨]]와 버무린다. 제삿상에는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이 올라는 것이 보통이다. [[콩나물]]과는 달리 국물내기 재료로는 잘 안 쓰이는 편으로 [[육개장]] 정도에 숙주나물이 들어간다. 반면 [[베트남]]식 [[쌀국수]]인 [[포]]나 [[일본]] [[라멘]]과 같이 국물 있는 [[국수]] 요리에 숙주나물이 들어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지만 국물내기 재료가 아닌 뜨거운 국물에 데치는 정도로 고명 구실을 한다. 촘촘하게 썰어서 [[빈대떡]]이나 [[만두]]속, [[동그랑땡]]에도 넣어 아삭하게 씹히는 맛을 낸다. | |||
[[한방]]에서는 간 기능을 증진시킴으로써 [[녹두]]가 해독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그래서 [[한약]] 먹는 동안에는 [[녹두]]나 숙주나물은 금기시한다. 약도 일종의 독이란 얘기. <del>숙주나물 듬뿍 먹고 [[사약]] 원샷 때리면 어떻게 되나 몰라.</del> 반대로 과음을 했다든가, 간이 약해졌을 때는 좋은 음식인 셈이다. |
2023년 2월 25일 (토) 01:26 기준 최신판
그냥 줄여서 숙주라고 부르기도 한다. 녹두에 물을 주고 싹을 틔워서 만드는 나물로, 콩나물처럼 빛을 가리고 뿌리가 길게 자라도록 키운다. 녹두가 콩보다 작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콩나물보다는 뿌리가 짧고 얇으며, 머리도 뿌리 위에 노란 붓질한 것처럼 보일 정도로 아주 작다. 뿌리는 콩나물보다는 짧으며, 아삭한 맛을 내지만 콩나물보다는 덜 질긴 편. 조리 시간도 숙주나물이 짧은 편으로, 콩나물은 질긴 데다가 비린내까지 있어서 날것으로 먹기는 힘들고 한번 삶아야 하지만 숙주나물은 그냥 뜨거운 물에 잠시 넣어두는 정도만으로도 먹을 만하게 된다.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일대에서 많이 먹는다. 우리나라는 콩나물이 음식에 훨씬 널리 쓰이고 숙주나물과는 넘사벽으로 친숙하지만 다른 나라는 정반대로 콩나물은 잘 안 먹고 숙주나물을 많이 먹는다. 일본의 라멘, 동남아시아 일대의 각종 국수나 볶음 요리에도 콩나물이 아니라 숙주나물이 들어간다. 오히려 콩나물을 우리만큼 먹는 곳이 드물다. 일본도 마찬가지여서 보통 '모야시(もやし)'라고 하면 숙주나물을 뜻하는 것이고, 라멘과 여러 일본식 전골 요리에 단골로 들어간다. 콩나물은 콩을 뜻하는 '마메'를 붙여서 마메모야시(豆もやし)라고 부른다.
숙주나물이라는 이름이 붙게 된 배경은 조선시대의 세도가 신숙주와 관련이 있다. 일부 어린이책이나 어린이신문에서는 그가 숙주나물을 워낙에 좋아해서 붙었다고 쓰기도 했지만,[1] 단종을 배신하고 세조의 편에 붙은 배신의 아이콘 신숙주를 쉬이 상하는 숙주나물에 빗대서 비웃은 데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고 만두에 숙주나물을 짓이겨 넣으면서 그렇게 불렀다는 설도 있다. 이에 관한 기록이 있는 문헌은 세조 때로부터 한참 후라서 정말 세조 때부터 그리 부른 건지 나중에 누가 갖다 붙인 건지는 알 수 없다. 하여간 신숙주의 후예인 고령 신씨 집안은 숙주나물을 제삿상에 올리는 것을 금기시하고 있다고도 한다. 다만 모든 고령 신씨가 그런 건 아닌 듯. 여기에 대한 반론도 있는데, 세조가 기근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위해서 녹두 수입을 적극 추진했고 좌의정이었던 신숙주가 여기에 앞장선 공 때문에 붙은 이름이라고도 한다. 그럼 나물이 아니라 그냥 녹두에 숙주라고 붙여야 하는 것 아닌가. 다만 이건 고령 신씨 쪽에서 많이 밀고 있는 설이라 좀... 여러 가지 시대상이나 자료를 보면 신숙주가 국민 비호감이었던 건 분명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도 숙주나물은 다양하게 쓰인다. 나물로 먹을 때는 콩나물처럼 삶은 다음 참기름, 소금, 다진 마늘, 파, 참깨와 버무린다. 제삿상에는 콩나물 대신 숙주나물이 올라는 것이 보통이다. 콩나물과는 달리 국물내기 재료로는 잘 안 쓰이는 편으로 육개장 정도에 숙주나물이 들어간다. 반면 베트남식 쌀국수인 포나 일본 라멘과 같이 국물 있는 국수 요리에 숙주나물이 들어가는 것을 종종 볼 수 있지만 국물내기 재료가 아닌 뜨거운 국물에 데치는 정도로 고명 구실을 한다. 촘촘하게 썰어서 빈대떡이나 만두속, 동그랑땡에도 넣어 아삭하게 씹히는 맛을 낸다.
한방에서는 간 기능을 증진시킴으로써 녹두가 해독효과가 있다고 보는데, 그래서 한약 먹는 동안에는 녹두나 숙주나물은 금기시한다. 약도 일종의 독이란 얘기. 숙주나물 듬뿍 먹고 사약 원샷 때리면 어떻게 되나 몰라. 반대로 과음을 했다든가, 간이 약해졌을 때는 좋은 음식인 셈이다.
- ↑ 이런 글은 신숙주를 미화하다 보니 숙주나물의 유래도 그런 식으로 각색한 것이다.